대구시장 후보 선거사무소, 어디에 둥지 틀었나…입지로 읽는 전략

이혜림 기자 2026. 4. 6. 17:2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구시장 선거판이 '입지 정치'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선거사무소 주소 한 줄에 후보들의 메시지가 압축돼 담기는 모양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주요 후보들이 잇따라 선거사무소를 열며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한 가운데, 어디에 둥지를 틀었는지가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과거처럼 당사에서 출정식을 열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던 풍경은 옅어졌다. 대신 후보들은 각자의 '정치적 좌표'를 찍듯 상징성 짙은 공간을 택해 출마를 선언하고, 그 연장선에서 선거사무소까지 전략적으로 배치하는 흐름이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달서구 두류네거리 인근에 선거사무소를 마련했다. 건물 1~3층을 사용하는 이 선거사무소는 1층을 시민개방형 공간으로 꾸며 유권자 접근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김 전 총리가 두류네거리를 택한 배경에는 달서구를 중심으로 서구와 북구 등 서부권에 대구 인구의 절반 이상이 밀집해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상대적으로 약한 서부권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서진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수성구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만큼 동부권 인지도가 높은 김 전 총리는 서부권 공략에 선거 동선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선거사무소는 이달 중·후반 개소식을 가질 예정이며, 현수막은 예비후보 등록시점인 8일쯤 설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대구시장 예비후보인 윤재옥 의원(대구 달서을)은 중구 반월당네거리에 선거사무소를 차렸다. 윤재옥 의원 제공.
국민의힘 대구시장 예비후보인 윤재옥 의원(대구 달서을)은 중구 반월당네거리에 선거사무소를 차렸다. 윤 의원 측은 "반월당은 유동인구가 많은 요충지일 뿐 아니라, 민주화 정신과 경제적 자부심이 응축된 상징적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이곳은 2·28 민주운동 당시 학생들이 집결했던 장소로, 현장에는 관련 표지석도 설치돼 있다. 일제강점기 민족자본으로 세워진 백화점 '반월당' 터라는 역사성까지 더해, 원도심 경제 회복 의지를 담은 선택이라는 평가다. 윤 의원은 반월당을 '소통의 발원지'로 삼아 대구 전역의 민심을 모으겠다는 구상이다.
추경호 의원(대구 달성군)은 '대구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수성구 범어네거리에 선거사무소를 열었다. 추경호 의원 제공.
또 다른 국민의힘 대구시장 예비후보 추경호 의원(대구 달성군)은 '대구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수성구 범어네거리에 선거사무소를 열었다. 이곳은 과거 권영진 전 대구시장이 재선 도전 당시 사용했던 장소다. 범어네거리는 대구 정치의 중심지이자 유동인구가 많은 교통 요충지로, 선거 때마다 주요 후보들이 전략적으로 선택해온 곳이다. 추 의원 측은 "범어네거리는 차량과 보행 유동이 집중되는 지역으로, 후보 이미지와 메시지를 담은 현수막 노출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부총리 출신 이력을 앞세운 추 의원은 범어네거리라는 상징적 공간을 통해 '경제시장' 이미지를 부각하고, 경제 회복 메시지를 각인시키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대구 달서구 두류네거리에 있는 홍석준 대구시장 예비후보 선거사무실. 홍석준 전 의원 제공

홍석준 전 의원은 김 전 총리보다 앞서 선거사무실을 두류네거리에 개소했다.

그 이유에 대해 김 전 총리의 출마설이 나돌 당시 그에 맞서고자 마련했다면서 공교롭게 김 전 총리의 선거사무소 대각선 맞은편이 됐다고 설명했다.

홍 전 의원은 아울러 대구의 경제산업과 국가산업단지가 서쪽에 있다면서 자신이 경제국장을 역임하는 등 오랜 기간 대구의 경제에 대해 노력했던 만큼 이런 의미를 더했다. 덧붙여 고등학교도 이 근처에서 졸업했다고 전했다.
이재만 전 동구청장은 달서구 죽전네거리 인근에 선거사무소를 마련했다. 이재만 전 동구청장 제공.

국민의힘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재만 전 동구청장은 달서구 죽전네거리 인근에 선거사무소를 마련했다. 죽전네거리는 유동인구가 많은 생활권 중심지로, 서대구공단과 성서산단 등 산업벨트와 가까운 입지다. 산업 재생과 지역경제 회복 메시지를 부각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전 구청장은 대구 경제의 중심축이 서구·달서구·달성군 일대에 형성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산업구조 전환 필요성을 앞세우고 있다.

한편 유영하(대구 달서갑)의원, 최은석(대구 동구군위갑) 의원 등 국민의힘 소속 일부 출마자들은 아직 별도의 선거사무소를 마련하지 않은 상태다. 이들은 국민의힘 본경선 진출자 2인으로 선정되면 선거사무소를 꾸릴 계획으로 전해졌다.

한 대구시장 출마자 관계자는 "가성비를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최종 2인에 오르지 못할 경우 선거사무소만 먼저 마련하는 것은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본선 진출이 확정된 이후 집중적으로 조직과 공간을 갖추는 전략도 현실적인 선택지"라고 덧붙였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Copyright © 대구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