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6G, 속도 아닌 서비스·산업생태계가 핵심

2026. 4. 6.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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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차세대네트워크(6G) 사업단장


‘6G 사업단장’을 맡은 뒤 가장 자주 듣는 질문은 ‘6G가 무엇이며, 5G와 어떻게 다른가’다. 나는 6G는 이전보다 더 빠른 통신이 아니라, 인공지능(AI)이 네트워크에 깊숙이 들어오고, 기지국이 엣지컴퓨팅 거점으로 바뀌며, 네트워크 품질 자체가 서비스가 되는 통신이라고 생각한다.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렸던 ‘월드 모바일 콩그레스(MWC) 2026’에서도 이를 분명히 보여줬다. AI 내재형 네트워크, AI 기반 무선접속망(AI RAN), 5G SA 기반 네트워크 슬라이싱, 주문형 품질 보장(QoD)이 개별 기술이 아닌 하나로 결합되며 6G의 모습을 구체화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6G는 어떻게 성공할 수 있을까. 핵심은 국민이 쓰고 싶어하는 서비스다. 이동통신의 세대교체는 언제나 사용자가 ‘이제는 확실히 다르다’고 체감하는 순간 시작됐다. 3G에서 모바일 인터넷을 열고, 유튜브·소셜미디어(SNS)가 활성화되며 LTE가 성공한 것처럼, 6G 역시 지금 5G와 5G 고도화에서 싹트는 서비스를 정교하고 안정화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특히 피지컬 AI를 기지국 가까운 곳에서 구동하게 하는 엣지컴퓨팅 서비스와, 필요한 순간 필요한 품질을 보장하는 주문형 품질보장 서비스는 6G 시대를 여는 핵심 축이 될 것이다.

이미 실례도 나왔다. MWC26에서 유럽 모빌리티 기업 엘모(Elmo)는 상용 이동통신망과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활용해 바르셀로나 F1 서킷의 차량을 에스토니아에서 원격 조종하는 시연을 선보였다. 이 사례의 본질은 단순한 기술 과시가 아니다. 끊기지 않고, 늦지 않으며, 예측 가능한 연결성이 실제 서비스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이다.

중국에서 이뤄진 5G 기반 티베트고원 원격수술 시험 역시 마찬가지다. 주문형 품질 보장과 초신뢰 연결은 단순한 편의 기능이 아니라 생명과 안전, 이동 서비스를 떠받치는 핵심 인프라가 되고 있다.이처럼 6G의 핵심 서비스는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지금 5G 고도화 단계에서 시작되고, 5G SA 기반 네트워크 슬라이싱 서비스와 API, AI RAN, 엣지컴퓨팅 위에서 다듬어지며, 더 안정적인 서비스기반구조(SBA)를 갖춘 6G에서 비로소 꽃을 피운다. 따라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6G를 기다리는 일이 아니라 5G에서 먼저 적용하고, 실패하고, 보완하며 경험을 축적하는 일이다.

또 하나 놓쳐서는 안 될 사실은 네트워크가 국가 전략 자산이 됐다는 점이다. 미국은 중국 기업 장비를 배제하는 동시에 미국 국가통신정보청(NTIA)의 공공 무선 공급망 혁신 기금을 통해 무선장비와 공급망 복원력을 키우고 있다. 중국 역시 5G 고도화와 6G 연구개발을 가속화하며 자국 장비업체에 실증 수요와 테스트베드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모두 통신을 더 이상 단순한 시장재가 아닌 국가 경쟁력과 안보를 떠받치는 전략 자산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이제 우리도 더 늦어서는 안 된다. 한때 두터웠던 장비·부품 생태계를 다시 세우기 위해서도 6G는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연구개발만으로는 부족하다. 통신사의 선제적 망 투자와 장비 기업의 실증 기회 확대, AI·콘텐츠 기업의 참여, 대·중소기업 간 협력 생태계 복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정부가 6G 상용화·표준화 연구개발을 서둘러 추진하고, ‘6G Vision Fest 2026’과 2028년 통합 시연을 준비하는 것은 의미 있는 출발이다. 지난달 27일 정보통신전략위원회에서 6G 상용화와 5G 고도화를 통해 ‘AI 3대 강국’ 도약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방향도 제시했다.

중요한 것은 계획의 나열이 아닌 실행의 속도다. ‘6G·AI 네트워크 산업전략위원회’를 중심으로 투자와 실증, 생태계 복원이 뒤따를 때 6G는 대한민국 통신산업의 도약 발판이 될 것이다. AI를 잘 만드는 나라를 넘어 AI를 잘 쓰는 나라가 되기 위해 통신을 국가의 미래 기반 시설로 다시 세워야 한다. 6G의 승부는 결국 서비스와 산업 생태계다. 지금 바로 실행하고, 현장에서 성공 경험을 축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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