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요양·다문화센터 종사자도 나섰다… 노봉법 이후 부산시 교섭 요구 잇따라

박수빈 2026. 4. 6. 17:04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노봉법’ 이후 원청 교섭 요구 확대
직접 고용 아닌 노조도 시에 교섭 요청
사용자성 판단 두고 노조·부산시 입장차
민주일반연맹 전국민주일반노조 부산본부는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라 6일 부산시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시에 교섭을 촉구했다. 박수빈 기자 bysue@

지난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원청 사용자에 대한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가 가능해지면서 부산시에도 교섭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부산시와 직·간접적인 고용 관계가 없는 노조까지 교섭을 요구하고 있어, 사용자성 인정 여부를 둘러싼 법 해석과 적용 기준에 관심이 쏠린다.

민주일반연맹 전국민주일반노조 부산본부는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라 6일 부산시에 교섭을 요구했다. 해당 노조는 장기요양기관 종사자와 다문화센터 방문교육지도사로 구성됐다. 이들은 이날 오전 부산시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시는 장기요양기관과 다문화센터 노동자의 근로 조건을 결정하는 지위에 있어 원청 교섭을 요구한다”며 “시가 앞장서서 노동자 처우를 개선하고 서비스 질을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기요양기관 노조 측 요구 사항은 종사자 복지수당을 기존 6만 원에서 18만 원으로 인상하는 것이다. 아울러 종사자 복지수당 지급 대상 연령을 기존 60세 미만에서 60세 이상까지 확대하는 것도 요구했다. 다문화센터 노조 측은 전반적인 처우 개선을 촉구했다. 이들은 교통비·시급 인상과 타 사회복지시설과의 동일한 수당 지급을 요구했다.

이들 종사자들은 각 장기요양시설과 다문화센터에 직접 고용됐다. 현재 요양시설은 대부분 민간 재단에서, 다문화센터는 각 구·군에서 위탁 운영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장기요양기관·다문화센터 노조는 수당 인상이 교섭 핵심 내용인만큼, 수당 지급 권한을 지닌 부산시가 실질적인 원청이라고 주장한다.

노조 관계자는 “장기요양시설과 다문화센터, 각 구·군에 수당 인상을 수차례 요청했으나 항상 ‘부산시에 문의해야 한다’는 답변만 돌아왔다”며 “수당 지급에 있어 사용자성이 인정되는 기관은 부산시라고 노조는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부산시 각 부서는 이들과 입장차를 보였다. 시가 원청 사용자가 아니라거나, 원청 사용자에 해당하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시 다문화지원정책팀 관계자는 “부산시는 다문화센터에 예산만 주는 입장일 뿐 센터와 노동자 간 계약 관계를 시가 확인하지는 않는다”며 “부산시의 사용자성 인정 여부를 따져보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 노인복지과 관계자는 “장기요양시설 종사자는 부산시와 직·간접적 고용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시를 원청 사용자로 보기 어렵다”며 “시가 처우 개선 건의서는 접수할 수 있지만 원청으로서 교섭 대상자는 아니다”고 밝혔다.

반면 부산고용노동청은 사용자성 판단 기준이 명확히 정립돼 있지 않은 탓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설명한다. 실질적 지배력, 즉 사용자성 인정 여부는 사안별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부산시와 고용 관계에 있는 노조가 아니더라도, 수당에 한정해서는 부산시의 사용자성이 인정될 수 있다고 본다.

부산고용노동청 관계자는 “부산시가 담당하는 수당은 각 시설 사업주가 그 금액을 결정하기 어려워 부산시를 사용자로 볼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다만 조례나 법률에 따라 수당이 지급된다면 사용자는 부산시의회를 비롯한 다른 기관이 될 수도 있어 사안별로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일 부산 공공기관 8곳 노조(총조합원 7485명)는 부산시에 노정 교섭을 요구했다. 지방 공공기관 노조가 지자체를 상대로 교섭을 요구한 전국 첫 사례다. 당시 부산시는 시가 이들 노조의 원청 사용자로 인정된다는 노동부 ‘단체교섭판단지원위원회’의 판단이 나오면 교섭에 성실히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