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국정원장 “檢, 국정원 문건 유리하게 선별 압수수색”...박상용 직무정지·종합특검 수사

김현지 기자 2026. 4. 6.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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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이 주범” 2023년 5~6월 서민석-박상용 일부 녹취 파장
‘수사권 논란’ 종합특검 “尹 대통령실 개입 시도 정황”

(시사저널=김현지 기자)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이 3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조작기소 의혹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와 집권 여당이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사건의 핵심 물증인 국가정보원 문건을 비롯해 진술 회유 의혹 등 검찰의 수사 문제를 제기했다.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은 검찰이 국가정보원 문건을 유리하게 선별 압수했다고 주장하며 여기에 힘을 실었다. 반면 박상용 검사(인천지검 부부장검사)는 "이화영에게 유리한 문건도 법원에 제출했지만 결국 유죄가 확정됐다"고 반박했다. 검찰의 조작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정치권 및 정부 그리고 수사 검사의 입장이 팽팽하지만, 2차 종합특검(특별검사 권창영)은 검찰에서 이미 수사 중인 사건을 이첩받았고 법무부는 박 검사의 직무집행을 정지시켰다.

국정원 문건 선별 확보·대통령실 개입 의혹

윤석열 정부 국정원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지난 3일 제기됐다. 이날 이종석 국정원장은 국정원 감찰부서장으로 파견된 유도윤 부장검사가 국정원에서 수원지검에 제출된 보고서 66건 중 13건을 특정한 후 압수수색 대비 지시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북한 관련 정보 수집 부서가 검찰에 목록만 제출했던 대북송금 관련 66건의 원문을 직접 확인한 뒤 13건만 찍어서 압수수색에 대비했다는 것이다. 당시 수원지검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해 제출받은 문건도 이 13건뿐이라고 한다. 쌍방울과 경기도와의 연관성을 확인하지 못한 감찰 결과 보고서는 공식 제출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종석 원장은 또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이 대북 사업을 빌미로 주가조작을 시도했다는 첩보 등은 재판에 제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 전 회장은 2023년 1월 국내 송환된 후 대북송금 사건을 검찰에 진술한 핵심 인물이다. 윤 정부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이 대북송금 사건에 관여를 시도한 정황 등도 확인됐다는 게 이 원장의 설명이다. 일부 검찰 공소사실도 직접 반박했다. 북한 공작원 리호남의 2019년 7월 필리핀 입국설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리호남은 2019년 7월 필리핀에서 열린 제2차 아태평화국제대회에서 경기도지사 방북비 300만 달러 중 70만 달러를 받았다고 지목된 인물이다.

국내 정보기관 수장의 발언은 서민석 변호사(민주당 청주시장 예비후보)의 녹취록 공개와 맞물리며 정치권에 파장이 일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대리했던 서 변호사는 지난달 29일부터 박 검사와의 2023년 5~6월 통화 녹취 일부를 선별적으로 공개해 왔다. 여기에는 박 검사가 서 변호사에게 이재명 대통령을 주범으로 하는 취지의 진술이 필요하다거나, 이 전 부지사를 이 대통령과 공범으로 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민주당은 이를 토대로 검찰의 조작 수사·기소를 주장한 가운데 국정원장의 증언까지 나오며 화력이 더해진 셈이다.

"관련성 따라 선별해야...이화영 유리한 문건도 있어"

그러나 박상용 검사는 의혹을 연일 부인했다. 박 검사는 지난 3일 이 원장의 발언 관련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국가보안기관인 국정원에 대해서는 소속 기관장의 허가에 따라 압수수색을 해야 하고, 제출한 영장에 제시된 사항의 관련성에 따라 문건을 선별하도록 돼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국가기밀이 압수수색을 한다는 명목으로 모두 유출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합법적이고 통상적 절차를 마치 잘못된 것처럼 호도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했던 박상용 인천지방검찰청 부부장검사가 3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정권 정치검찰조작기소 의혹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서영교 위원장에게 증인선서 거부 소명서를 제출한 뒤 언쟁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검찰은 당시 압수수색에서 쌍방울 주가조작 관련 문건, 즉 이화영에게 유리한 문건도 압수했고 법원에도 제출했다"며 "그 결과 '800만불은 이재명 지사 방북 등을 위해 북한에 대납됐다'는 대법원 판결이 확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실에 왜 유불리가 있는지 모르겠으나 이화영(에) 유리한 문건도 압수해 제출했지만 모두 증명력이 배척됐다"고도 했다.

리호남과 관련해서는 "법원은 검찰이 제시한 증거를 토대로 리호남이 2019년 7월 필리핀에서 열린 제2차 아태평화국제대회에 왔고 70만 달러 수령 사실을 인정하면서 이 전 부지사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원장의 주장은 이 전 부지사의 재판 과정에서 사법부가 배척한 것"이라며 "이 원장은 앞서 이 전 부지사 측 증인으로 출석해 쌍방울 대북사업 관련 경기도와의 연관성을 부인한 바 있다"고 했다. 

박 검사는 지난 3일 특위에서 "공소취소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선서를 하겠다"며 선서를 거부했고, 민주당 소속 서영교 국정조사특위 위원장은 박 검사를 퇴장시켰다. 

검찰 수사 진행 중 수사 나선 종합특검  

논란이 커지자 2차 종합특검은 대북송금 조작 기소 의혹 관련 박 검사를 둘러싼 진술 회유 의혹 사건을 서울고검 인권침해점검 태스크포스(TF)에서 넘겨받았다. 근거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본인 혹은 타인의 사건 관련 수사상황을 보고받고, 수사와 기소 과정에서 사건의 은폐·무마·회유·증거조작·증거은닉 등 적법절차의 위반 및 기타 수사기관의 권한을 오남용했다는 범죄 혐의 사건의 경우 수사 대상이라는 규정(특검법 제2조 제1항 제13조)이다.

이와 관련해 권영빈 특검보는 6일 오후 경기 과천시 특검 사무실에서 진행된 정례브리핑에서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이 개입시도를 확인하고 이에 따라 지난 3월 하순 TF에 사건 이첩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은 지난 3일 국정조사 특위 전체회의에서 "종합특검에서 사건 이첩을 요청해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법무부는 같은 날 오후 박 검사의 직무집행을 정지했다. 법무부는 검사징계법 제8조에 따라 구자현 직무대행이 이날 박 검사에 대한 직무집행 정지를 요청해 이처럼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해 9월 대북송금 관련 '연어 술자리 의혹'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고검 TF는 수원지검에서 2023년 5월17일 연어 술자리와 진술 회유가 있었는지 수사 중이다. 법무부가 박 검사의 직무집행을 정지한 이날 오전 서민석 변호사는 당시 박 검사와의 통화 녹취 원본을 TF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TF는 특검 수사와는 별개로 의혹에 대한 수사·감찰을 진행해 다음달 17일 징계 시효 전까지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대북송금 사건 수사는 2022년 2월 문재인 정부 시기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쌍방울 관련 수상한 자금 흐름을 발견해 이를 검찰에 넘기면서 시작됐다. 이후 이 전 부지사는 2018~22년 쌍방울 측에서 뇌물 등을 받은 혐의로 2022년 10월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2023년 1월 국내 송환된 김 전 회장을 상대로 뇌물의 대가성 등을 추궁했고, 이 과정에서 대북송금 관련 진술을 확보했다. 이 전 부지사는 뇌물과 대북송금 관련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으로 지난해 6월 대법원에서 징역 7년8개월을 확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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