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이 엎은 잔칫상, 빛바랜 투혼’ 프로를 망각한 도로공사, 씁쓸한 ‘봄 배구’ 퇴장


GS칼텍스 권민지의 공격이 한국도로공사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의 손에 맞고 높이 떠올랐다. 도로공사 선수들이 공을 살려보려 뛰어가 몸을 날렸지만 공은 관중석에 떨어졌다. 장충체육관에 GS칼텍스의 우승 축포가 터졌고, 도로공사 선수들은 담담하게 패배를 받아들였다. 가장 빛나는 무대에서 주인공으로 설 수 있는 기회를 잡고도 허무하게 돌아선 도로공사 선수들은 고개를 숙인채 서로를 다독이며 ‘봄 배구’ 코트를 떠났다.
도로공사는 정규리그를 1위로 통과하는 성과를 내고도 초라한 엔딩의 주인공이 됐다. ‘졌지만 잘 싸웠다’는 표현도 애매하다. 도로공사는 준플레이오프부터 올라온 GS칼텍스에 3전 전패로 무릎을 꿇었다.
구단 스스로가 잔칫상을 엎었다. 도로공사는 챔프전 직전 정규리그 1위를 이끈 사령탑 김종민(52) 감독과 결별하는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을 내렸다. 3월말로 계약이 끝나는 김 감독에게 계약 연장이 어렵다고 통보했다. 감독대행 체제로 챔프전을 치르겠다는 구상도 이미 세운 상태였다. 김 감독은 앞서 지난 20일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출사표를 던졌지만, 정작 챔프전은 지휘하지 못했다.
시즌 전 불거진 김 전 감독이 A코치 폭행 혐의가 문제가 됐다. 김 전 감독은 A코치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스포츠윤리센터는 “폭행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김 전 감독은 이와 관련해 약식 기소된 상태다. 법원의 최종 판결과 한국배구연맹(KOVO)의 징계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런 논란에도 한 시즌 팀을 이끌도록 하며 관망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던 도로공사가 급작스럽게 김 전 감독과 결별을 택했다. 명색이 프로스포츠인데, 한 해 가장 중요한 결실을 앞두고 농사를 포기한 셈이다.
우려대로 ‘리더를 잃은’ 도로공사는 그대로 무너졌다. 정규리그 막판 10연승을 달린 기세는 찾아볼 수 없었다. 도로공사가 새로운 사장을 맞이하기 앞서 문제가 될 수 있는 요소를 안은 스포츠단에 ‘리셋’ 버튼을 누른 것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결국 ‘꼬리 자르기’식의 행정으로 언제 다시 잡을 지 알 수 없는 우승 기회를 놓친 셈이다.
프로스포츠로 여자 배구가 갈 길이 멀다지만, 이번 결정은 과연 ‘이게 프로팀인가’하는 의문을 남긴다. 팀의 가치를 올릴 수 있는 챔프전 우승 기회를 스스로 버렸다. 여기에서 프로스포츠의 근간이 되는 팬들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흥행 무드 속에서도 안팎으로 위기론이 대두되는 V리그 가치와 발전에도 악영향을 주는 결정이다.
김영래 감독대행은 우승에 실패한 뒤 “제가 부족했다. 선수들은 정말 열심히 했다. 상대가 너무 잘했고, 기세가 좋았다”고 말했다. 팬들은 분노할 수밖에 없다. 도로공사는 또 다음 시즌도 김영래 감독대행에게 ‘대행’ 신분으로 지휘봉을 맡긴다. 팬들로서는 어떤 미래와 구상이 담긴 결정인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이미 배구계에서는 특정 인물이 차기 사령탑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슈퍼주니어 콘서트서 3명 추락 사고…“깊은 사과, 치료 지원”
- ‘하트시그널’ 김지영♥남편 “같이 샤워한다”…방송서 물소리까지 ‘당혹’
- ‘6월 출산’ 남보라, 얼굴만 보면 학생인데…터질 듯한 D라인
- ‘이찬혁과 열애설’ 하지수, 악뮤 MV 등장→이수현 “제일 사랑스러워” 눈길
- 마른 몸매 넘어선 건강미 담론…제니가 바꾼 ‘워너비’ 기준
- 이휘재 안고 자폭한 KBS ‘불후’ 0.1% 시청률만 얻었다
- 탑, 빅뱅 완전 ‘손절 ’선언→태양은 여전히 ‘응원’
- [단독] “나는 무관”하다던 임형주, 알고보니 팝페라하우스 대표였다
- 김동현, ‘놀토’서 넷째 임신 최초 공개…누리꾼 “출산율에 도움 많이 된다” 축하
- “촛불집회 나가셨죠?” 조인성, 댓글 표적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