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클럽 재등극' 롯데리아, '버거 주도권' 되찾았다
롯데리아 앞세워 8년만의 1조 클럽
독특한 제품들로 정체성 확립 성공

롯데GRS가 지난해 매출 1조원 클럽에 복귀했다. 2017년 이후 8년 만의 1조원대 매출이다. 최악의 실적을 냈던 2020년과 비교하면 5년 만에 4500억원 이상을 늘렸다. 맥도날드와 버거킹 등 외국계 브랜드, 다운타우너와 셰이크쉑 등 프리미엄 브랜드에 내줬던 버거 시장의 주도권을 다시 되찾아왔다는 평가다.
오랜만이야
지난해 롯데GRS는 매출 1조1189억원, 영업이익 51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4%, 영업이익은 30.7% 늘었다. 매출 1조원을 넘어선 건 2017년 이후 8년 만이다. 내실도 챙겼다. 지난해 롯데GRS의 영업이익 511억원은 창립 이후 최대 규모다. 이전까지 영업이익 400억원을 기록한 적도 없었다. 2% 남짓하던 영업이익률도 4.6%까지 끌어올렸다. 최근 10년 간 적자만 세 차례 냈던 부진을 깨끗이 씻어냈다.

롯데GRS의 성공에 눈길이 가는 건 지난해 성적이 히트 제품 한두 개에 의존한 '반짝 성공'이 아니라서다. 정체와 몰락을 모두 겪으며 브랜드 이미지가 하락한 상황에서의 반등이다. 한 번 꺾이면 좀처럼 부활하기 어렵다고 여겨지는 외식업계에서 보기 드문 사례다.
반등의 중심엔 롯데리아가 있다. 롯데리아는 롯데GRS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브랜드다. 2, 3위 브랜드인 엔제리너스와 크리스피크림은 여전히 부진하다. 한 때 1000여 개 가까운 매장을 운영했던 엔제리너스는 이제 200개 조금 넘는 매장만 남았고 크리스피크림 역시 130개 안팎에서 정체 중이다. 사실상 롯데GRS의 성장은 롯데리아의 성장이었다는 이야기다.
씨앗을 심다
몇 년 전만 해도 롯데리아를 보는 시장의 시선은 냉정했다. 기존에 경쟁하던 맥도날드와 버거킹 등 외국계 버거 프랜차이즈들은 물론 프리미엄 버거 열풍까지 불면서 롯데리아를 찾는 발걸음은 줄어만 갔다. 맘스터치, 노브랜드버거 등 '가성비'를 내세운 신규 브랜드들도 롯데리아 공략에 나섰다. 버거 시장의 주 고객인 10대들에게 롯데리아는 '맛없는 버거'의 대명사였다.
실제로 2023년 9월 한국소비자원이 실시한 버거 프랜차이즈 소비자만족도 조사에서 롯데리아는 서비스 품질과 상품, 체험 등 3개 부문에서 모두 6개 브랜드 중 최하위를 받았다. 한국을 대표하는 토종 버거 프랜차이즈이자 1300개 매장을 거느린 업계 1위 브랜드의 굴욕이었다.

이런 이미지는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2010년대 들어 꾸준히 1조원을 웃돌던 롯데GRS의 매출은 2018년 8000억원대로 급락했다. 여기에 외식업계의 숨통을 막은 코로나19가 덮치자 매출은 6000억원대까지 줄었다. 최전성기의 절반 수준이다.
하지만 롯데GRS는 이 때 반등의 씨앗을 심고 있었다. 뻔하디뻔한 버거의 카테고리에 얽매이지 않은, 참신한 시도들이 시작된 게 이 때다. 다른 곳에서 만나기 어려운 특이한 음식에 관심을 보이는 1020을 타깃으로 한 메뉴들을 잇따라 내놨다.
감다살
첫 시도는 지역 명물을 롯데리아에서 구현한 '롯리단길' 프로젝트다. 1탄 '청주 매운맛 만두', 2탄 '부산 깡돼후', 3탄 '우이락 고추튀김'이 연이어 성공을 거뒀다. 연말엔 버거 번보다 큰 패티가 들어간 '왕돈까스 버거'를 내놨다. 손바닥보다 큰 돈까스가 들어간 이 버거같지 않은 버거는 '대박'이 났다.
이듬해엔 '흑백요리사' 우승자 나폴리맛피아와 손잡고 내놓은 나폴리맛피아버거, 오징어 한 마리를 통째로 넣은 '오징어 얼라이브 버거'가 또 한 번 대성공을 거뒀다. 최근엔 매운 돈까스로 유명한 온정돈까스와 손잡고 '디지게 매운 돈까스'를 출시해 또 한 번 이슈몰이에 성공했다.

'한 물 갔다'는 이야기를 듣던 롯데리아는 버거 프랜차이즈의 통념을 벗어난 제품들을 통해 버거 시장의 중심인 1020을 되찾는 데 성공했다. 1020이 돌아오자 실적도 돌아왔다. 롯데GRS는 2023년 매출 9000억원대를 회복했고 지난해 1조원 고지를 다시 밟았다. 잘 나간다는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들이 몰락하는 상황에서 이뤄낸 성과다.
롯데리아가 화려하게 부활하자 그룹에서도 무게를 실어주기 시작했다. 지난해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미국에 차례로 진출했다. 특히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진출 계약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이 직접 참석했다. 그룹의 미래 성장을 책임질 사업으로 롯데리아를 낙점했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지가 낙후됐다는 평가를 받던 브랜드가 시장의 중심으로 돌아온 드문 케이스"라며 "버거 프랜차이즈의 틀을 깬 시도들이 1020 젊은 층에게 호평받은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김아름 (armijja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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