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건축을 통해 본 시대의 욕망…도서 『500가지 건축으로 읽는 세계사』 外

2026. 4. 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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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500가지 건축으로 읽는 세계사』는 세계의 다양한 건축물을 통해 ‘역사’를 다시 읽는다. 사건이나 인물이 아니라 건축이라는 결과물로 그 시대의 권력, 신념, 기술을 추적한다.
건축을 통해 본 시대의 욕망
『500가지 건축으로 읽는 세계사』
소피 콜린스 지음 / 현대지성 펴냄
고대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단순한 무덤이 아니다. 압도적인 규모와 정교한 구조는 ‘죽은 왕조차 절대적 권력을 유지한다’는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각인시키는 장치였다. 그런가 하면 중세 유럽의 고딕 성당의 경우 하늘을 찌를 듯한 첨탑과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인간을 압도하고, 신의 존재를 체험하게 만드는 공간으로 설계됐다. 같은 건축이지만, 담고 있는 세계관은 완전히 다르다.

인류 문명을 대표하는 건축물 500가지를 소개하는 건축 세계사 백과사전이 나왔다. 이 책의 핵심은 건축을 ‘기술’이 아닌 ‘언어’로 본다는 점이다. 건물을 단순히 기능을 수행하는 구조물이 아닌 시대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겼는지를 드러내는 텍스트로 봤다.

산업혁명 이후 등장한 대량 생산형 건물들은 효율과 자본의 논리를, 현대의 유리 마천루는 투명성과 개방이라는 이미지를 통해 기업의 권력을 표현한다. 책을 읽다 보면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도시 풍경이 사실은 거대한 역사서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건물 하나하나가 특정 시대의 선택과 가치의 결과로, 독자는 그 배경에 있는 인간의 욕망과 시대의 구조까지 읽게 된다.

우리는 왜 결혼을 선택하지 않는가
『결혼 옵션 세대』
민세진&신자은 지음 / 생각의 힘 펴냄
우리는 결혼이 더 이상 ‘당연한 선택’이 아닌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누군가에겐 굳이 필요 없어 반드시 선택할 필요 없는 ‘옵션’이 되었다. 예전에는 결혼을 언제 할 것인지가 고민이었다면, 지금은 결혼을 할 것인지 자체가 질문이 된다. 도서 『결혼 옵션 세대』에선 이 변화된 감각을 정면으로 다룬다. 결혼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선택하지 않는’ 세대의 사고방식을 분석한다.

책은 결혼을 찬성하거나 반대하지 않는다. 대신 결혼이 왜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되었는지를 구조적으로 짚는다. 저자에 따르면 경제적 부담, 커리어 우선 가치, 개인의 삶을 중시하는 태도 등 이 모든 요소가 얽히며 결혼은 점점 후순위로 밀리게 됐다. 선택지가 많아질수록 자유로워질 것 같지만, 동시에 결정은 더 어려워졌다. 결혼을 선택하는 과정이 훨씬 더 복잡해진 셈이다.

책을 읽고 나면 몇 가지 질문이 남을 것이다. 나는 왜 결혼을 생각하는가. 혹은 왜 생각하지 않는가. 결혼에 대한 책이지만 선택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삶을 바라보는 태도에 대해 고찰해 보게 된다.

[ 송경은(매일경제) 기자] [사진 각 출판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024호(26.04.07)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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