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원유 운반선 '홍해 우회로' 허용... 이 대통령 "조금씩 위험 감수할 수밖에"

조영빈 2026. 4. 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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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6일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따른 원유 운송 경색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홍해 우회로'를 통한 운항을 추진키로 했다.

홍해는 친(親)이란 세력인 후티 반군의 봉쇄 가능성이 제기되는 지역이지만, 이재명 대통령은 "조금씩은 위험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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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회의 겸 비상점검회의 중동사태 논의]
李 "위험하다고 봉쇄하면 원유 공급 심각"
"조금씩 위험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
안규백 국방장관 "청해부대 작전, 제한적"
홍해 입구에 있는 바브엘만데브해협(빨간 동그라미)과 페르시아만 입구에 있는 호르무즈해협(보라색 동그라미). 구글지도 캡처

정부가 6일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따른 원유 운송 경색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홍해 우회로'를 통한 운항을 추진키로 했다. 홍해는 친(親)이란 세력인 후티 반군의 봉쇄 가능성이 제기되는 지역이지만, 이재명 대통령은 "조금씩은 위험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이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일정 요건을 갖춘 원유 운반선의 홍해 통항을 허용하는 등 민간의 추가 물량 확보 노력을 뒷받침하겠다"고 보고했다.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도 "운송 계약이 확정된 선사에 '홍해 운항 가능'을 통보했으며 앞으로도 산업부가 추가 정보를 공유하는 즉시 통보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다만 이 루트를 통한 원유 처리량은 500만 배럴 정도로 공급 물량은 제한적이라고 황 장관은 덧붙였다.

홍해 루트는 사우디아라비아 동부 유전에서 서부 얀부항까지 송유관으로 원유를 이동시킨 뒤 사우디 서안의 얀부항을 통해 선적하는 운송로를 이른다. 미국·이란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달 1일 정부는 '운항 자제' 권고를 내렸지만, 호르무즈해협 봉쇄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홍해 통항을 다시 허용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4회 국무회의 겸 제4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토론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얀부항에 입항하려면 후티 반군 세력권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해야만 한다. 하지만 후티 반군이 홍해에 대한 완전한 봉쇄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정부 판단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후티 반군의 홍해 통항 선박 위협 가능성에 대해 "후티의 전력이 호르무즈처럼 완벽하게 (홍해를) 봉쇄할 수 있느냐, 그 가능성은 조금 떨어진다"며 "랜덤(무작위)으로 하나둘씩 공격함으로써 협박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했다.

황 장관도 "(아덴만에서 활동 중인) 청해부대(대조영함)가 (한국 선박에 대한) 실시간 위치 확인을 하는 등 모니터링을 통해 선박 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청해부대가 해적 퇴치 목적으로 활동 중이란 점을 언급하며 "이지스 체계를 갖추고 보강 조치를 많이 해야 한다. 대조영함으로는 (운송로 확보 작전에) 상당히 제한적인 요소가 많다"고 난색을 표했다.

이 대통령은 관계 부처의 보고를 청취한 뒤 "(원유를) 우회 수입할 수 있는 루트가 많지 않고 위험성이 조금 있다고 원천 봉쇄하면 대한민국 전체 원유 공급 문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며 "국가나 국민들에게 너무 위협이 크니까 균형을 잘 맞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무조건 100% 안전을 위해서, 조금의 위험이 있다고 다 금지시키면 원유 공급 문제를 어떻게 하겠나"라며 "위험을 조금씩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최근 하루 평균 39척의 파나마, 홍콩, 중국, 싱가포르 국적의 원유 운반선·화물선이 홍해 루트를 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도 홍해 대체 경로를 통해 원유 확보 물량을 늘릴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홍해를 우회 수입 항로로 검토하는 문제와 관련해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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