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위협에 중동 美 대학들 ‘적신호’…캠퍼스 폐쇄하고 수업은 비대면으로

현정민 기자 2026. 4. 6.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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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중동 내 미국 대학들이 잇따라 캠퍼스를 폐쇄하거나 출입을 제한하는 등 비상 대응에 나섰다.

이 대학들은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이미 수업을 원격 또는 하이브리드(원격 수업과 교실 수업을 합친 수업) 방식으로 전환했으나, 최근 공습의 강도가 높아지면서 한층 강화된 대응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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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혁명수비대 “공격 목표로 간주”
대학 건물, 피란민 수용소 변모하기도
미 정부는 즉각적인 출국 권고
중동 대규모 교육 네트워크 ‘종말’ 우려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중동 내 미국 대학들이 잇따라 캠퍼스를 폐쇄하거나 출입을 제한하는 등 비상 대응에 나섰다. 특히 이란이 이 대학들을 ‘합법적 공격 대상’으로 지목하면서 교육기관까지 직접적인 위험에 노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레바논 베이루트아메리칸대. /로이터

5일(현지 시각)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중동에 소재한 미 대학들은 이란 측 공습을 대비해 일제히 빗장을 걸어잠그고 있다. 레바논 베이루트아메리칸대(AUB)는 필수 인력을 제외한 모든 이의 출입을 제한했으며, 카타르 도하 에듀케이션 시티 내 조지타운대, 코넬대, 노스웨스턴대 등 주요 대학 캠퍼스도 무기한 폐쇄됐다.

이 대학들은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이미 수업을 원격 또는 하이브리드(원격 수업과 교실 수업을 합친 수업) 방식으로 전환했으나, 최근 공습의 강도가 높아지면서 한층 강화된 대응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란은 전쟁 초기 미군 기지와 공항·석유 시설을 중심으로 공습을 이어 갔으나, 최근 들어 공격 범위 확대에 나섰다. 지난달 29일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앞으로 점령국(이스라엘)의 모든 대학과 서아시아에 있는 미국의 대학들을 합법적인 공격 목표로 간주할 것”이라며 “이 지역 미국 관련 대학교의 직원과 학생, 인근주민들 모두 시설에서부터 최소 1㎞ 이상 떨어져 있길 권고한다”고 공표했다.

앞서 이란 과학부는 이스파한 공과대와 테헤란 이란과기대를 비롯해 전국 30개 이상 대학이 공격을 받았다고 발표했는데, IRGC는 이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미국 대학들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현지 대학 구성원들의 불안은 점차 커지고 있다. 헤즈볼라의 참전으로 이스라엘 측 군사작전이 이뤄지고 있는 레바논의 경우, 100만명 이상이 피란길에 올랐으며 이 중 상당수는 AUB 캠퍼스 인근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캠퍼스 출입구에서는 가방 검사를 실시해 보안을 강화하고, 내부에선 무료 진료를 제공하는 등 지원 활동이 벌어지고 있으나 안전 우려는 좀처럼 불식되지 않는 양상이다.

파들로 쿠리 AUB 총장은 “갈 곳이 없는 수백 명을 조용히 수용하고 있다”며 “지역 주민들에게 식사를 제공 중”이라며 상황을 전한 바 있다.

미 정부도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다. 주레바논 미국 대사관은 자국민에게 즉각적인 출국을 권고하면서 “이란과 연계된 테러 조직이 레바논 내 대학을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헤즈볼라 인사들 또한 “미국과 이스라엘이 아이들을 죽이고 있는 만큼, 미국 기관에 있는 아이들도 표적이 될 수 있다”며 긴장을 고조시키는 상황이다.

이번 전쟁을 계기로 중동 내 구축된 교육 네트워크의 지속 가능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19세기 뉴잉글랜드 선교사들이 레바논 베이루트와 튀르키예 이스탄불에 교육기관을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미국 대학들은 걸프 지역에 위성 캠퍼스를 설립, 글로벌 네트워크를 한층 확장한 바 있다.

특히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버지니아 커먼웰스대, 카네기 멜런대, 텍사스 A&M대 등이 아랍에미리트(UAE) 및 카타르에 대거 진출했으며, 현재 10개 이상의 캠퍼스가 중동 전역에 설립된 것으로 집계된다.

필리포 디오니지 브리스톨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미 연계 대학들이 군사 기지와 유사한 수준의 안보 리스크로 인식될 수 있다”며 “외국인 교수와 유학생 유치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텍사스 A&M대의 경우 ‘지역 불안정성 고조’를 이유로 카타르 캠퍼스를 2028년까지 폐쇄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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