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상현장] ‘마늘’에서 배운 부직포 방한법으로 창녕 남지 유채 꽃피웠다
2001년 6000평에서 지금은 33만 평 전국 최대
창녕군 관리인력 40여 명 연중 9개월 혼신의 힘

4월 창녕군에서 가장 각광받는 곳이 낙동강변 남지유채단지다. 지난해 이곳 방문객이 130만 명이었다.
2001년 2㏊(6000평)로 시작된 유채단지는 현재 110㏊(33만 평)에 이른다. 전국 최대 면적 유채단지다. 유채꽃은 87㏊에 심어져 있다.
창녕군 산림녹지과 녹지조경팀은 남지유채단지 조성과 확장, 정점에 이른 지금까지 이곳 관리를 맡아왔다. 특히, 박남규 산림녹지과장은 조성부터 지금까지 역사를 함께 한 산증인이다.
자연을 극복한 사람의 힘
박 과장은 "제주도나 전남 여수 같은 따뜻한 바닷가 지역 외에 날씨가 추운 내륙에서 20년 넘게 유채단지를 성공적으로 조성해온 곳은 전국 어디에도 없습니다"라는 소개부터 했다.
2001년 당시 왜 이곳에 유채꽃을 심었을까.
박 과장은 "그때 낙동강 제방을 정비하면서 상습 수해지 내 마을도 옮기고 비닐하우스도 옮기면서 여유 터에 체육공원을 조성했습니다"라면서 "그리고 남은 터에 유채를 심어 꽃단지로 조성해 주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로 했어요"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꽃단지 조성은 쉽지 않았다. 이어진 조성 과정의 고충.
"해마다 변하는 기후가 가장 큰 문제였어요. 유채가 생육단계에서 특히 저녁부터 밤사이 낮아지는 기온을 못 견디는데, 그걸 관리하는 게 가장 어려워요. 더구나 여기는 낙동강 상수원보호구역으로 강변에 농약은 물론 비료나 거름도 함부로 쓰지 못해요. 풀을 뽑고 물을 대고, 순전히 사람 노력으로만 유채를 관리해야 합니다."
박 과장은 "파종부터 제거작업까지 1년 중 9개월 가까이 혼신의 힘으로 유채를 관리하는 관리팀이 있어서 오늘날 전국 최대 유채단지를 조성할 수 있었습니다"라며 담당팀인 녹지조경팀에 공을 돌렸다.
유채밭 성공시킨 비결
지난 20여 년간 30만 평에 이르는 유채단지를 조성하고 유지한 비결이 궁금했다. 현장에서 김창환 녹지조경팀장이 비결을 소개했다.
"겨울철 냉해에 대비하는 게 관건입니다. 창녕군은 다른 지역보다 10일 이상 빨리 파종하고, 유채를 조금이라도 더 성숙시켜 겨울 추위를 미리 대비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유채는 10월 초중순 파종한다. 하지만 남지 유채 파종 시기는 9월로 당겨졌다. 그때부터 김창환 녹지조경팀장과 2명의 팀원, 40여 명의 관리인력이 다음해 5월 제거 시기까지 유채에 매달린다.
"겨울철에 부직포를 덮어 유채를 추위에서 보호하는 방법도 도입했어요. 마늘을 보호하는 부직포에서 응용한 거죠."
마늘 주산지인 창녕이니까 가능했던 일이다. 창녕 농민들은 마늘이 추운 겨울을 버티게 하기 위해 흔히 부직포 방한을 한다.
이들의 노력이 빛을 발하며 전국적인 관심을 끈 것은 2023년이었다. 당시 초봄 서리 피해로 부산시 강서구 대저생태공원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유채축제가 취소됐다. 개화 시기 극심한 일교차로 서리 피해를 입은 유채꽃이 제대로 개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과 수십 ㎞ 떨어진 창녕에서는 축제를 정상적으로 열 만큼 꽃이 폈다. 유채꽃밭 전체에 겨울 내내 밤마다 보온 부직포로 덮었고, 3∼4월 들어서도 극심한 일교차 피해를 막기 위해 부분부분 지속적으로 덮는 등 노력한 덕분이었다. 이후 타 지자체에서 비결을 문의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낙동강 상수원으로, 비료나 퇴비를 쓰지 못하는 문제는 어떻게 극복할까.
"40명 넘는 관리인력이 시시때때로 잡초를 뽑아내는 게 핵심입니다. 이 일은 연중 계속해서 합니다."
덥거나 추운 날 손으로 하는 제초작업은 고역이다. 방문객들은 아주 짧은 시간 유채꽃을 감상하지만, 이들은 1년 사시사철 잡초를 뽑아낸다.
낙동강변에 있어서 유채 관리에 좋은 점도 있다. 허가를 받아 낙동강물을 연결해 스프링클러로 공급하는 것이다. 단지 전체에 400개 넘는 스프링클러가 있다.
낙동강이 있어서 유채 관리가 더 어려웠고, 낙동강 때문에 유채를 살릴 수 있었다.
유채축제로 전국에 알리는 '창녕'
김창환 팀장도 유채 관련 업무만 10년 이상 해왔다. 그사이 웃고 울었던 일화도 많았을 것 같다.
"유채축제를 열기 시작한 게 가장 큰 일입니다. 2006년 시작된 창녕낙동강유채축제가 지난해 130만 명 이상 관람객을 모았습니다."
지금은 ㈔창녕낙동강유채축제위원회가 유채축제를 열고, 34개 지역 기관단체와 1000여 명 관계자가 참여한다. 올해도 9일부터 12일까지 축제가 열린다.
김창환 팀장은 "다른 시도에서 벤치마킹도 자주 옵니다"라며 사례를 전했다.
"대저유채꽃단지가 있는 부산시 강서구나 인근 밀양시에서도 왔고, 전라도 쪽에서도 많이 옵니다. 파종부터 생육, 개화까지 유채꽃 관리법을 벤치마킹하러 오죠. 요즘은 유채꽃뿐만 아니라 다른 꽃밭 조성 방법이나 단지 전체 다양한 볼거리에 대한 벤치마킹도 다른 곳에서 많이 합니다."
김창환 팀장도 이야기 끝은 팀원과 관리인력들 노고였다.
"10년 가까이 이 일을 해왔지만, 해마다 많은 사람이 와서 즐기고 감탄하고 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감격스럽습니다. 그 순간을 위해 우리는 일합니다!"
/이일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