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메모리·파운드리서 2만명 집결…삼성 반도체 초격차 멈춰서나

이광영 기자 2026. 4. 6. 15:4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이하 노조)가 4월 23일 평택에서 여는 투쟁 결의대회에 메모리와 파운드리사업부에서만 2만명이 넘는 인력이 집결할 예정으로 확인됐다. 현장을 지키는 실질적인 생산 라인(Fab) 조직과 핵심 공정 기술팀 인력이 대거 참여한다. 이날 집회 참여 조합원이 5월 파업까지 동참할 경우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 차질이 현실화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024년 7월 8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반월동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삼성전자

메모리·파운드리 핵심 공정 '핀셋 타격'…라인 셧다운 리스크 고조

6일 IT조선이 단독으로 입수한 사업부별투쟁 결의대회(4월 23일 개최) 참여율 상위 20곳과 하위 20곳 통계에 따르면 메모리사업부는 가입자 2만1220명(3월 31일 기준) 가운데 51.7%인 1만1000여명이 참석을 결정했다. 특히 'FAB 6팀'이 16명 중 15명(93.8%), 'FAB 5팀' 69명 중 48명(69.6%), 'FAB 4팀' 32명 중 21명(65.6%)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현장 엔지니어 위주의 강경 투쟁 기조가 나타났다.

2537명 규모의 거대 조직인 메모리 '식각(ETCH) 기술팀'은 참여율이 29.3%에 불과하지만, 이탈 인원은 743명에 달해 메모리 단일 부서 중 가장 큰 공백이 생길 수 있다. 측정(MI) 기술팀 역시 68.1%의 참여율로 560명이 합류하면서 공정 간 검수 중단에 따른 품질 저하 우려가 높다.
삼성전자 노조 4월 23일 평택 집회 사업부별 참여율 /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파운드리(74.0%)와 시스템LSI(69.6%)의 참여율은 사측으로부터 성과급 상한선 초과 보상을 이끌어낸 메모리(51.7%)를 크게 웃돈다. 노조가 파업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제도적 상향을 명분으로 비메모리 부서의 지지를 이끌어낸 모양새다.

파운드리 사업부는 조합원 1만1020명 가운데 74.0%인 8100여명이 집회 참석을 결정했다. 특히 'FAB 원가혁신그룹'이 55명 중 55명(100.0%), 'FAB 운영혁신그룹' 58명 중 54명(93.1%), '센서 FAB1그룹' 74명 중 68명(91.9%)이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생산 라인 핵심 인력의 집단 결집이 두드러졌다.

수천억원대 노광 장비가 투입돼 초미세 공정을 담당하는 파운드리 PHOTO기술팀은 85.2%의 참여율로 895명이 참석 의사를 드러냈다. 이들이 파업에 돌입하면 고객사 물량을 적기에 생산해야 하는 파운드리 라인의 '셧다운'은 피하기 어렵다.

시스템LSI 사업부 역시 가입자 4313명 중 69.6%인 3000여명이 투쟁의 전면에 섰다. 고객 접점인 '영업지원그룹'이 30명 중 28명(93.3%), '품질팀-Sensor 품질그룹' 48명 중 43명(89.6%), 'SOC 운영그룹' 24명 중 20명(83.3%)이 동참하며 비주력 사업부의 높은 참여 열기를 반영했다.

반도체연구소에서는 '파운드리 공정개발팀' 73.3%(604명)가 합류를 예고했다. 차세대 미세 공정 R&D의 핵심 인력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삼성전자의 미래 기술 개발이 사실상 중단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돈다.
삼성전자 노조 4월 23일 평택 집회 사업부별 참여율 /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인프라 조직 참여도 '치명타'…기획 조직 참여율은 0%

라인 가동의 '급소'로 불리는 유틸리티 인프라 조직의 대규모 참여 역시 치명적일 수 있다. 유틸리티 공급 조직의 공백은 법적·안전상 라인 가동을 지속하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하기 때문이다. 화학물질을 공급하는 화성 'CCSS그룹'이 109명 중 98명(89.9%) 참여를 확정했고, 평택 '전기1그룹' 80명 중 70명(87.5%), '배기/B.GAS기술그룹' 160명 중 136명(85.0%) 등 소속 조합원 대다수가 집회 참석으로 자리를 비운다.

비상 상황을 통제하는 평택 'ERT(비상대응팀)' 소속 조합원도 37명 중 30명(81.1%)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사고 시 인명 구조와 현장 통제를 담당하는 안전 핵심 인력이 이탈하게 되면, 파업 시 최소한의 안전 관리망조차 보장하기 어려워진다.

회사의 미래를 설계하는 전략 부서의 참여율은 현저히 낮게 나타났다. 메모리 '운영전략그룹'과 반도체연구소 '투자기획그룹' 등 이른바 '브레인' 조직의 참여율은 0%를 기록하며 노조의 움직임에 동참하지 않았다. 또 메모리사업부 'D램 기획그룹'은 9.8%(41명 중 4명), '공급망운영그룹'은 14.0%(43명 중 6명)에 그치며 집단행동과 거리를 뒀다. 반도체연구소 역시 '기술기획팀'(5.9%)과 '기술기획그룹'(8.3%)이 한 자릿수 참여율을 기록하며 낮은 투쟁 동력을 보였다.

대표이사 나섰지만…노조 OPI 상한 폐지 고수에 교섭 재개 불투명

노조는 집회 및 파업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강경한 내부 결속과 압박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는 3월 29일 공지를 통해 4월 집회에서 조합비 일괄 공제인 '체크오프'를 단행하고, 5월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사업부는 향후 성과급이나 근로조건 개선 요구에서 제외하겠다며 조합원 압박 수위를 높였다.

노사는 현재 교섭을 중단한 상태다. 3월 23일 전영현 대표이사(부회장)와의 간담회에 이어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집중 교섭에서 사측이 메모리사업부에 특별 포상 등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선을 넘어서는 보상을 약속했지만 노조가 영구적인 OPI 상한 폐지안을 고수하며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23일 평택 집회는 노조의 향후 파업 화력과 반도체 생산 차질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4시간 가동되는 반도체 공정이 일부라도 멈출 경우 수조원대의 천문학적인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노조는 앞서 파업 시 회사가 약 10조원의 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 적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교섭과 관련해 "임금협상이 빠른 시일 내에 타결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조가 집계한 집회 참석 예상 인원은 2만8259명(6일 오전 8시 기준)이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Copyright © IT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