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4년 만 돌아온 '다큐 3일'… 평범한 일상이 가장 아름답다 [종합]
폐지 4년 만, 시청자들의 성원 힘입어 돌아오다
제작진이 밝힌' 다큐3일'의 무기는 '오리지널리티'

"시청자들이 만들어 주신 기회, 최선을 다해 제작하겠습니다." '다큐 3일'이 4년 만에 돌아온다. 가장 보편적이고 평범한 일상이 가장 특별한 그림으로 만들어지는 마법이다.
6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KBS 사옥에서는 '다큐멘터리 3일'(이하 '다큐 3일'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조나은 PD, 이이백 PD, 이지원 VJ가 참석했다. '다큐 3일'은 2007년 첫 방송 이후 줄곧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일상에 초점을 맞춰왔다. 대단한 사건이나 특별한 인물도 없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진심을 72시간 동안 따라가며 그 안에 녹아 있는 삶의 밀도를 전했다.
2022년 코로나 19 시국으로 인해 방영 15년 만에 폐지 수순을 밟았다. 이 가운데 지난해 특별 편인 '안동역 10년의 약속'을 통해 시청자들의 여전한 애정이 전달되기도 했다.
2015년 방송된 '청춘, 길을 떠나다 - 내일로 기차여행 72시간' 편에서 회차에서 안동 여행을 마친 두 학생은 제작진과 안동역에서 10년 후인 2025년 8월 15일에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했다. 이에 이지원 VJ가 직접 개인 SNS에 해당 에피소드를 언급하면서 대중의 큰 관심을 모았다.
안동역 주인공 VJ가 밝힌 후일담
이처럼 안동역 에피소드를 시작하게 한 화제의 SNS 포스팅 주인공인 이지원 VJ 역시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여해 소회를 밝혔다. 이지원 VJ는 "팀장님이 갑자기 전화가 와서 가자고 했고 고민할 겨를이 없었다. 우연에 우연이 겹쳤다. 저는 다시 시작되는 것을 전혀 몰랐다"라면서 "정말 기대감이 없었다. 제 SNS 팔로우가 200명대다. 친구들에게 자랑하려고 했던 것이고 그 주인공들이 나올지 안 나올지 궁금한 마음에 올렸다. 어떻게 알고리즘을 탔는지 모르겠다"라면서 얼떨떨한 심경을 고백했다.
당시를 회상한 이지원 VJ는 "저는 안전장치를 준비하기 위해 안동역 안에 있었고 밖에서 2~300명의 일반인들이 있었다. 거기를 난입해서 작가님이 말리는 일도 있었다. 그래서 방송을 거부하셨다. 그래서 제가 자리에 없어서 성사되지 못했다. 만나긴 했고 서로 울먹거렸다. 10년 전 2~30분의 방송이었는데 왜 울었는지 모르겠다. 방송에 안 나가서 더 아름답게 마무리되지 않았을까 싶다"라면서 후일담을 전했다. 이어 이지원 VJ는 "안동역 에피소드가 없었어도 돌아왔을 것 같다. 많은 분들이 일상, 화려하지 않은 것들을 그리워 했다. 안동편은 촉매제가 됐다. 많은 분들의 응원 덕분"이라며 돌아온 소회를 밝혔다. 이어 "부담은 되지 않았고 저는 그 자리에서 제 할일을 하고 있었다"라면서 그간의 근황을 전했다.
자극적 콘텐츠 속 '다큐 3일'의 매력
이이백 PD는 "콘텐츠들이 참 많다. 너무나 자극적인 콘텐츠들이 많다 보니 사람들이 일상에서 나와 비슷한 것들을 보고 싶은 욕구가 있었다. 저도 숏폼을 많이 보는데 사람들이 숏폼에 좀 지친 느낌이 있다. 숏폼이 유행하면서 '다큐 3일' 영상이 다시 회자가 됐다. 사람들이 진솔하게 이야기한 것들이 재조명 됐다. 이번에 다시 했을 때도 시청자들의 응원 댓글이 많았다"라고 말했다.
4년 만에 돌아온 만큼 어떤 것이 달라지고 어떤 것이 유지될까. 조나은 PD는 "2편까지 제작하면서 감동을 받은 적이 있다. 제가 상상할 수 없었던 것들이 계속 나왔다. 첫 번째 버스 편에서 평범한 분들이 갖고 있는 세상이 커다란 우주 같았다. 이런 것들이 '다큐 3일'의 강점, 또 오리지널리티다. 다른 장르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진짜에서 나오는 힘'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무리 대사를 멋있게 써도 현실을 이기지 못한다. 피사체를 통제해서 찍는 것보다 진짜에서 오는 힘이 엄청나다. 1~2편을 보면서 많이 울었다. 앞으로의 특별함은 이 오리지널리티를 지키는 것이다. 보통 신작들은 새로움을 자랑하지만 저희는 복원을 하려고 한다. 코로나19를 겪으며 모두가 간절함을 겪었다. 2026년의 '다큐 3일'은 나와 다를 바 없는 삶이 나에게 어떻게 감동을 주는지 그 연결고리를 포착하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폐지 당시를 떠올린 조나은 PD는 "공익적이면서도 적자를 내면 안 되는 회사다. 비용적인 부분으로 폐지가 됐다. 이지영 감독님의 포스팅이 많이 회자가 됐고 회사에서도 기회를 줬다. 그런 부분이 지금을 만들어냈다"라고 설명했다.
PD "과거의 장소에서 지금의 청춘들 담는 것이 목표"
다시 시작하는 '다큐 3일'의 첫 번째 행선지는 서울의 대학가를 가로지르는 '273번 버스'다. 14년 전, 수많은 청년의 꿈과 고민을 실어 날랐던 청춘 버스의 궤적을 다시 좇았다. 서투른 열정과 막연한 불안이 교차하는 버스 안 풍경은 십여 년의 시간을 관통해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저마다의 속도로 오늘을 일궈가는 2026년 청춘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낼 예정이다.
'다큐 3일'은 KBS가 폐지한 이후 거듭 고민을 검토한 프로그램이라는 전언이다. 24회 편성 후 정규 편성의 가능성이 있다. 조나은 PD는 "기라성 같은 다큐 작가님, 감독님들이 다 하던 일을 던지고 돌아와 주셨다. 회사에서는 감사하게도 이번에는 많은 지원을 해주셨다. 감사하다. 회사에서 잘 밀어주고 있는 것 같다. 인터넷 댓글을 보니 요즘 개인주의 시대에 버스에서 촬영이 맞냐는 말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모두가 이상하게 모두가 따뜻했다. 수신료의 가치라는 말을 붙여주셔서 감사하다. 공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이백 PD는 "요즘 20대가 어떤 고민을 하는지 다루는 것이 목표였고 이것이 '다큐 3일'의 정체성 같았다. 그래서 첫 방송인 만큼 과거와 같은 장소에서 다른 청춘들을 담고자 했다", 조나은 PD는 "사전 설정 없는 우연한 만남을 추구한다. 제작진은 현장에서 72시간동안 공간의 에너지를 담고 진짜를 찍어낸다. 보편성을 가장 담는 것이 '버스'라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내레이터들의 출연 또한 들을 수 있었다. 이에 두 PD는 "1부 내레이터는 유열이다. 선생님이 굉장히 저희 프로그램 제안에 흔쾌히 답해주셨다", "내레이터 기준은 아이템과 잘 맞는 기준이다. 이후 박보검이 군악대 에피소드 내레이터를 맡는다"라고 전했다.
한편 '다큐멘터리 3일'은 이날 첫 방송된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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