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드 음악으로 힘을 얻었다는 말 들었을 때 가장 기뻐”…터치드 윤민 단독 인터뷰
(3) 밴드 터치드 윤민
‘밴드붐’이 돌아왔다. 이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음원 차트에서도 록페스티벌 현장에서도 ‘프론트퍼슨’ 이라고도 불리는 여성 보컬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자우림, 체리필터, 터치드, 새소년, 추다혜차지스 등은 여성 프론트퍼슨이 이끌고 있다. 과거 ‘밴드의 꽃’ 으로만 여겨졌던 여성들의 역할은 무대와 사운드 등을 이끄는 중심축으로 재정의됐다. <2026 프론트퍼슨 연대기>는 현 시대 여성 음악인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 록 씬을 기록한다.

“운 좋게 많은 사랑을 받게 됐지만, 앞으로 더 많은 대중분에게 터치드의 음악을 알리고 싶어요. 목표는 슈퍼볼입니다.”
부드러운 미성부터 강력한 고음까지. 밴드 터치드의 음악은 프론트퍼슨 윤민(30)의 목소리가 이끈다. 2021년 데뷔한 밴드 ‘터치드’는 이듬해 엠넷의 밴드 경연 프로그램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전>에서 우승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특히 윤민이 2023년 MBC <복면가왕>에 출연해 9번 연속 가왕에 오르는 등 가창력을 인정받으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데뷔 3년 만에 각종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를 장식한 데 이어 지난 1월에는 양일간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 <하이라이트4>를 개최했다.
지난달 27일 MPMG 사옥에서 만난 윤민은 “K밴드 최초로 슈퍼볼 (하프타임) 무대에 서보는 게 꿈”이라며 “아티스트로서 가장 큰 영감을 줄 수 있는 슈퍼볼에서 라이브 음악의 진면목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감이 넘쳐 보이는 무대 위와 다르게 무대 아래 윤민은 수줍은 모습이었다. 윤민은 “멋있는 사람이고 싶은 욕심과 다르게 일상에서는 자신감이 없는 편”이라며 “무대를 할 때 만큼은 관객들에게 에너지를 드리고 싶어서 일종의 페르소나를 내세우는 것 같다”고 말했다.
프론트 퍼슨으로서 무대에서 말을 하는게 가장 어렵다며 “말은 실수했을 때 주워 담을 수 없는 만큼 매번 힘들다. ‘멘트가 깬다’는 댓글을 보기도 했는데, 스스로 부족함을 느낀다”고 했다. 다만 “가끔 ‘겸손함을 모를 것 같다’는 댓글이 달리는 걸 보니 자신감 있어 보이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웃었다.
음악이 주는 위로

윤민이 음악을 하게 된 건 오디오 평론가였던 아버지의 공이 크다. 록과 클래식을 좋아했던 아버지를 따라 어릴 때부터 음악을 들었고, 아버지의 기타를 잡으며 음악과 가까워졌다. 특히 중학 시절 친한 친구가 사고로 세상을 떠난 이후 뮤지션의 길을 걷겠다고 마음 먹었다. “친구가 떠났을 당시 음악이 크게 위로가 됐어요. 그 어떤 위로의 말보다 위로가 되는, 음악 자체가 주는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었죠.”
10대 시절 영감을 준 곡으로 라디오헤드의 ‘크립’을 꼽았다. “가사를 모르는데도 기타소리에 이끌려 따라 불렀어요. 가사를 알고 나니까 더 좋더라고요. 위로를 건네는 것도 아니고 그냥 ‘나는 찌질이’라는 내용인데, 세상에 나 같은 사람이 또 있구나 싶어서 위로됐어요.”
터치드는 데뷔 초반 ‘하이 불리’ 등 강렬한 록음악들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다. 2023년 발매된 EP 2집 <옐로 슈퍼노바 렘넌트>는 ‘정통록에 충실하다’는 평을 받으며 2024년 한국대중음악시상식 최우수 록음반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했다. 하지만 2023년 기타리스트 멤버가 탈퇴하며 기타를 중심으로 한 ‘정통록’ 스타일에서 신시사이저와 베이스를 중심으로 한 ‘팝’ 장르에 한 뼘 가까워졌다. 윤민은 “기타가 없으면서도 파워풀한 에너지를 가진 음악이 현재의 터치드의 음악”이라고 말했다.
감성적인 음악 선보이고파

터치드에게도 무명의 시간은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활동이 쉽지 않았다. “2020년 한 클럽 무대에 섰을 때 관객이 단 세분 오신 적 있었어요. 그 중 두 분이 제 부모님이었죠. 관객이 조금 모이기 시작했을 때도 코로나 때문에 모두 마스크를 쓰고 환호 대신 박수를 쳤어요. 그런 시기가 지나고 나니까 사람들의 기쁜 표정과 환호에 더 감사함을 느낀 것 같습니다.”
팬들에게 듣는 말 중 가장 기쁜 말은 “터치드의 음악으로 힘을 얻었다”는 말이다. 그는 “아티스트로서의 존재 의미를 만들어주는 팬분들이 있어 외롭지 않을 수 있다. 소통창구가 많아진 만큼 팬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려 한다”고 했다.
음악적 방향을 두고는 “가창력 있는 보컬이 있는 밴드라는 이미지를 남겼지만 앞으로는 그런(가창력)쪽으로만 편향되지 않는 음악을 하고싶다”며 “이지리스닝 등 감성적인 음악 등을 선보이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나올 앨범에는 고독함, 이별, 슬픔 등 꺼내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솔직한 이야기를 담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저는 자우림이나 체리필터 등 여러 선배님들을 롤모델 삼으며 자랐어요. 터치드도 과분한 사랑을 받는 만큼 앞으로도 저희와 같은 아티스트가 나오지 않을까요. 혹시나 솔로를 하게 된다고 하면 김광석 김현식 선배님 같은 옛 감성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포크 록을 해보고 싶어요.”
서현희 기자 h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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