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 입문자를 위한 십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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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_ 면허는 자격일 뿐이다
한국 2종 소형 면허시험은 허술하다. 모터사이클을 주행할 때 필요한 보편적인 능력을 검증하지 않는다. 일상 주행에 무의미한 시험 코스만 느리게 지나가면 합격이다. 모터사이클을 타는 올바른 자세, 속도에 맞게 기어를 변속하는 법, 언덕에서 멈췄다 다시 출발하는 법, 적당한 속도에서 코너를 도는 법, 심지어 제동하는 법까지 새로 다 배워야 한다. 그러니까 2종 소형 운전면허는 단순한 자격일 뿐이다. 면허를 땄더라도 다시 모터사이클 타는 법을 배워야 한다. 과거에는 아는 형이 가르쳐줬다. 제대로 가르쳐줄 리 만무하다. 적당히 배워, 적당히 탔다. 그래도 탈 순 있지만, 안전하게 제대로 탈 때까지 시간이 걸렸다. 이젠 제대로 배울 곳이 많이 생겼다. 모터사이클 브랜드마다 운영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전문 라이딩 교육 프로그램도 상시 운영한다. 안 배우고 모터사이클을 도로에 끌고 나가면 암담한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넓고 통제된 공간에서 전문가가 알려주는 대로 단 몇 시간이나마 타보면 달라진다. 차이가 크다.

2_ 헬멧은 멋이 아니다
모터사이클 타려면 헬멧을 써야 한다. 법으로 정해져 있다. 도로교통법 제50조 3항이다. 헬멧은 법으로 정한 가장 기본인 안전 장비다. 기본이면서 가장 중요하다. 상식적으로 머리는 보호해야 하니까. 헬멧이라고 해서 다 같은 헬멧이 아니다. 안전 인증을 받은 제품이어야 '그나마' 안전하다. 안전 인증은 KC(한국), ECE(유럽), DOT(미국)가 기본이다. 최소 이 인증 중 하나를 받은 헬멧을 구입해야 한다. 더 높은 안전 인증으로 SNELL도 있다. 보통 SNELL 인증을 받은 헬멧은 더 비싸다. 결국 안전은 돈으로 사는 거다. 종종 멋을 위해 머리가 작아 보이는 소위 '소두핏' 헬멧을 쓰는 사람이 있다. 이런 헬멧은 안전 인증을 받지 못했다. 작아 보이려면 얇게 만들어야 하고, 얇으면 기준을 통과할 수 없다. 당연히 보호 성능은 거의 없다. 물론 이런 헬멧을 쓴다고 법을 어기는 건 아니다. 법만 안 어긴다. 최소한 안전의 기본은 어기지 말자.

3_ 라이딩 기어는 보험이다
헬멧만 쓰면 되지 뭐. 이런 마음은 거두는 게 좋다. 헬멧은 기본일 뿐이다. 모터사이클을 타기 위해 구비해야 할 안정 장비는 수두룩하다. 조작감을 높이고 손을 보호하는 장갑, 상체를 보호하는 재킷, 하체를 보호하는 팬츠, 발과 발목을 보호하는 부츠가 라이딩 기어의 기본이다. 라이딩 기어마다 안전 인증을 받은 보호대가 적용돼 있다. 라이딩 기어를 처음 입으면 마치 갑옷을 입은 듯 불편하다. 아무리 보호대 소재가 부드러워도 걸리적거린다. 옷 재질 자체가 마모에 강한 소재라 두꺼운 경우도 있다. 불편해도 받아들여야 한다. 불편하기에 그만큼 안전하다. 불편할수록 더 안전하다는 뜻이다. 라이딩 기어는 보험이다. 매달 지출하는 게 부담스러워도 만일을 위해 보험을 준비한다. 라이딩 기어도 불편하지만 만일을 위해 입는다. 입다 보면 익숙해진다. 무엇보다 습관이 중요하다. 애초 모터사이클의 유니폼이라고 여기는 게 좋다. 안전에 관해선 과할수록 좋다.
4_ 쿼터급에서 실력을 쌓아라
갖고 싶은 모터사이클이 고배기량일 수 있다. '오버리터'로 불리는 엔진 배기량이 1000cc 이상인 모터사이클. 지출을 줄이려면 결국 갖고 싶은 모터사이클을 바로 사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모터사이클을 이제 막 타는 사람이라면 권하지 않는다. 처음부터 무겁고 출력 높은 모터사이클은 감당하기에 버겁다. 물론 탈 수는 있다. 하지만 숙달될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 사이 조작이 미숙해 위험한 상황에 맞닥뜨릴 가능성도 높다. 우선 '쿼터급'을 추천한다. 배기량이 300~400cc 정도인 모터사이클. 그중에서도 네이키드 장르. 네이키드 모델이 모터사이클의 기본적인 움직임을 정석대로 습득하기에 좋다. 쿼터급 모터사이클은 상대적으로 작고 가벼워 다루기 쉽다. 부담스럽지 않기에 적응하기까지 수월하다. 입문용이라고 재미까지 낮진 않다. 요즘 쿼터급 모터사이클은 출력도 상당하다. 쿼터급 모터사이클만의 재미가 엄연히 존재한다. 모터사이클 탄다면 놓칠 수 없는 단계이자 재미다. 언젠가 고배기량 모터사이클을 타더라도.

5_ 장르마다 재미가 다르다
모터사이클 면허를 취득했다는 건 타고 싶은 모터사이클이 있다는 뜻이다. 모터사이클은 자신이 원하는 걸 타면 그만이다. 그게 정답이다. 특정 모터사이클이 자신을 이끌었을 테니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어느 날 문득 모터사이클을 타고 싶어질 때. 그럴 때면 자기 취향에 맞는 모터사이클이 뭔지 알아야 한다. 바퀴가 두 개라고 다 같은 모터사이클이 아니다. 장르에 따라 재미가 다르다. 모터사이클 장르는 많다. 넓게 봐도 스포츠, 네이키드, 클래식, 크루저, 투어링, 어드벤처 등이다. 스포츠는 레이스 머신의 느낌을, 네이키드는 민첩함을, 클래식은 옛 정취를, 크루저는 호쾌함을, 투어링은 편안함을, 어드벤처는 다재다능함을 즐기게 한다. 장르의 우위는 없다. 단지 다를 뿐이다. 달라서 모든 모터사이클은 저마다 매력이 있다. 그래서 자기 취향을 아는 게 중요하다. 다 타보면 좋겠지만, 우린 언제나 시간과 비용이 빠듯하다.
6_ 일단 혼자 타라
탁 트인 도로에 앞서거니 뒤서거니 여럿이 라이딩하는 모습. 모터사이클 타는 사람이라면 그 속에 속하고 싶은 풍경이다. 거대한 무리를 이뤄 도로를 점거하며 달리는 모습을 말하는 게 아니다. 서너 명이 함께 달리는 시외 투어 말이다. 모터사이클 라이딩은 함께하기에 더 즐거울 수 있다. 그럼에도 모터사이클 입문자라면 잠시 참는 게 좋다. 모터사이클과 친해지기까지 혼자 보내는 시간이 필요하다. 모터사이클 타면 은근히 해야 할 게 많다. 두 손과 양발을 다 사용해야 한다. 교통 흐름도 파악해야 한다. 도로도 살펴야 한다. 자기만의 속도로 타야 그 모든 과정에 온전히 대응할 수 있다. 함께 타면 어쩔 수 없이 단체의 속도에 맞춰야 한다. 앞에 가는 사람이 배려하더라도 평소보다 조급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단체로 타다 보면 무리할 때가 있다. 교차로에서 신호가 바뀔 때라든가, 와인딩을 즐길 때라든가, 탁 트인 도로를 달릴 때라든가. 자기만의 속도가 중요하다.

7_ 브레이크는 앞뒤 다 사용하라
빨리 달리는 것보다 빨리 멈추는 게 중요하다. 자동차든 모터사이클이든 마찬가지다. 자동차야 브레이크 페달을 잘 밟으면 그만이다. 모터사이클은 다르다. 앞 브레이크와 뒤 브레이크가 각각 독립적으로 작동한다. 오른쪽 레버는 앞 브레이크, 오른쪽 페달은 뒤 브레이크. 모터사이클은 두 브레이크의 성격이 나뉘어 있다. 둘 다 제동장치지만 뒤 브레이크는 자세 제어 측면에서, 앞 브레이크는 절대 제동력을 위해서 사용한다. 두 브레이크의 차이를 이해하고 올바르게 제동할 때 모터사이클을 안정적으로 멈출 수 있다. 요즘 모터사이클, 특히 고성능 모터사이클은 앞 브레이크 제동력이 좋다. 해서 앞 브레이크만 쓰는 사람도 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둘 다 쓰는 게 올바르다. 달리다가 뒤 브레이크로 제동하면 뒤쪽이 가라앉는다. 그 상태에서 앞 브레이크로 제동해야 차체를 안정시키면서 제동력을 높일 수 있다. 뒤 브레이크와 앞 브레이크를 사용하는 비중은 3:7 정도.
8_ 도로는 지뢰투성이다
모터사이클 타고 도로에 나선다. 입문자 입장에선 감격스러운 순간이다. 하지만 감격만 하고 있을 순 없다. 모터사이클 라이더 입장에서 도로는 지뢰밭처럼 피해야 할 것투성이다. 모터사이클 라이딩은 중력과 원심력 사이에서 균형 잡아 나아간다. 그 균형에서 재미가 퍼진다. 하지만 홀로 서지 못하기에 필연적으로 넘어질 상황도 생긴다. 게다가 도로에는 모터사이클 뒷바퀴를 미끄러트릴 것들이 많다. 차선이나 맨홀이 대표적이다. 아스팔트와 재질이 다르기에 접지력이 떨어진다. 평상시에는 그나마 괜찮다. 비라도 내리면 더욱 미끄러워진다. 차선이나 맨홀은 도로마다 즐비하기에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를 복병이다. 도로에 페인트로 칠한 방향선도 요주의 대상이다. 가끔 도로에 남아 있는 철로도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노면 상태뿐 아니라 자동차 사각지대도 피해야 할 지뢰다. 자동차보다 모터사이클이 더 작아서 잘 안 보인다. 듣고 보니 걱정이 앞선다고? 숙지하고 다니면 몸이 기억한다

9_ 실력은 섬세함에서 나온다
모터사이클을 잘 탄다는 건 빠르게 탄다는 뜻이 아니다. 모터사이클을 조작하는 일련의 과정이 부드럽다는 뜻이 더 알맞다. 단순 빠르기는 실력이 아니라 출력이다. 모터사이클을 부드럽게 조작한다는 문장 속에는 수많은 기술이 담겨 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입문자가 노력해야 할 조작법을 짚어본다. 스로틀 조작법이다. 모터사이클은 오른손으로 스로틀을 조작해 동력을 전달한다. 스로틀은 버튼이 아니다. 스로틀을 조작한다는 건 온오프처럼 감거나 풀거나 두 동작을 뜻하지 않는다. 스로틀 작동 범위를 10이라 했을 때 1부터 10까지 단계를 나눌 수 있다. 실력에 따라 단계가 줄거나 늘어날 수 있다. 여러 단계로 나눠 세밀하게 조작할수록 안정적으로 탈 수 있다. 브레이크를 조작할 때도 마찬가지다. 조작 단계를 세분화해야 실력이 성장한다. 정진하자.
10_ 라이딩은 시선이 반이다
모터사이클 탈 때 가장 많이 겪는 상황은 선회다. 도심에선 좌회전, 우회전, 유턴을 할 일이 많다. 시외로 나가면 굽잇길이 기다린다. 자동차는 스티어링 휠만 돌리면 그만이지만, 모터사이클은 차체를 기울여야 한다. 모터사이클은 몸으로 탄다. 당연한 말 같지만 몸을 써서 탄다는 뜻이다. 특히 선회는 몸을 써야 가능하다. 몸을 써서 조작할 때 기본은 시선 처리다. 자동차를 트랙에서 운전할 때 이런 말을 듣는다. 코너에서 가고자 하는 방향을 봐야 한다고. 자동차는 트랙에서 탈 때 제대로 체감하지만, 모터사이클은 평상시 선회할 때도 체감한다. 시선을 멀리 두고, 가고자 하는 방향을 봐야 한다. 그래야 안정적으로 선회할 수 있다. 이게 은근히 힘들다. 속도가 빨라질수록 시선 처리는 더욱 중요해진다. 속성으로 배우는 방법은 없다. 연습만이 해결책이다. 의도적으로 바라봐야 그나마 흉내라도 낸 것처럼 보인다. 시선 처리만 잘해도 어디 가서 초보 소리 안 듣는다.
Editor 김종훈
Images 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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