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폴더블폰, 경쟁사 삼성전자 자회사에 패널 의존 불가피
부품 공급망 이원화 ‘난항’···삼성디스플레이 OLED 패널 독점 공급
UTG 공급도 삼성 협력사는 기술 유출 우려로 배제···타 업체 모색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애플이 올 하반기 첫 폴더블폰 '아이폰 폴드(가칭)'를 출시한다. 차기 플래그십폰 시리즈 아이폰18의 상위 라인업인 프로·프로맥스와 동시 출시 가능성이 크게 점쳐진다. 아이폰18 일반 모델의 경우 이듬해로 출시 일정을 미루고, 올해는 초프리미엄 모델 판매에 집중한단 전략이다.
다만 아이폰 폴드의 초도 물량은 수백만대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패널 공급을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자회사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 출시 초기부터 대량 생산으로 확대하기엔 공급 리스크가 클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그간 원가 경쟁력과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핵심 부품의 공급망 이원화 기조를 견지해왔다.
6일 스마트폰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 폴드 초도 물량을 300만~500만대 수준의 제한된 물량으로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출하량 1억대가 넘는 일반 바형 아이폰 프로 시리즈의 연간 출하량과 비교해 5%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IDC와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등 시장조사업체 추산을 종합하면 지난해 애플 아이폰17 전체 출하량은 2억 4740만대로, 이중 프로와 프로맥스 모델이 66%가량(약 1억 6300만대)을 차지했다.
애플은 당장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기보단 초기 수요와 주요 부품 공급망 안정성을 먼저 검증한 뒤 점진적으로 선점해나가겠단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 업계에선 애플이 폴더블폰 전용 디스플레이 핵심 부품에서 공급 이원화 계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단 관측이 나온다. 일반 바형 아이폰의 경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중국 BOE 등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물량을 나눠서 공급하고 있지만, 폴더블폰에선 삼성디스플레이가 사실상 독점 공급 맡고 있다.
삼성전자의 패널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는 갤럭시Z 시리즈용 OLED 패널을 장기간 양산하면서 품질과 공급 안정성을 입증한 유일한 패널사로 평가된다. 화웨이 등 중국업체 폴더블폰의 경우 현지 최대 패널업체인 BOE가 메인 공급망을 맡고 있지만, 품질 및 내구성 이슈가 지속해서 나오는 상황이다.
디스플레이 부품업계 관계자는 "모든 빅테크 업체가 그렇겠지만, 애플은 특히 완제품을 만들기까지 핵심 부품의 공급 이원화를 철저히 원칙으로 삼아 진행하는 곳으로 유명하다"며, "공급망에 새로 진입하는 조건도 매우 까다롭지만, 기존 공급망에 있는 업체들도 계속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폴더블용 OLED 디스플레이의 핵심인 초박형 강화유리(UTG)에서도 애플은 다방면에서 공급 이원화를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UTG는 얇으면서도 강하고 유연한 특성 덕분에 화면을 접을 수 있는 폴더블 구조 기기에 적합한 부품으로 지목된다.
삼성전자 역시 갤럭시Z 폴더블폰 시리즈에 UTG를 사용하고 있다. 위아래로 접는 클램셸 타입의 플립은 삼성전자 MX사업부에서 UTG를 자체적으로 만들고 있지만, 북타입의 폴드는 국내 부품사 도우인시스로부터 전량 공급받고 있다. 도우인시스 또한 과거 삼성디스플레이의 자회사였던 곳으로, 지난 2023년말 매각해 분리됐으나, 여전히 삼성디스플레이와 핵심 밸류체인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애플이 자사의 첫 폴더블폰에서 기술적으로 가장 집중하는 건 화면의 주름을 없애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화면 최상단의 커버 윈도우 소재로 UTG를 사용하는 동시에, 패널 아래에도 UTG를 추가한 '듀얼 UTG' 구조를 채택했다. 위아래로 UTG를 배치한 적층 구조를 통해 화면을 접을 때마다 생기는 충격을 줄여 화면 주름 부분을 최소화한단 구상이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폴더블폰 화면 주름을 최소화하는 건 모든 폴더블폰 제조사들이 풀고 싶어 하는 숙제"라며, "화면에 주름은 여러 가지 부품과 동작 과정에서 생기는 건데 부품단에서 이를 해결할 방법으로 UTG를 좀 더 강하고 두껍게 가는 방향이 채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애플 폴더블폰에서 UTG는 그 역할과 비중이 매우 큰 부품이다. UTG는 부품사가 패널업체인 삼성디스플레이에 공급하고, 삼성디스플레이가 이를 적용해 폴더블 OLED 패널로 조립한 뒤 애플에 납품하는 구조다.
당초 삼성전자에 UTG를 공급해온 도우인시스가 애플 폴더블폰에서도 메인 공급망을 선점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애플이 삼성전자에 기술 유출 가능성을 우려해 지금은 중국 렌즈테크놀로지를 비롯해 복수의 부품사와 제품 평가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최근 업계에선 아이폰 폴드의 디자인이 삼성전자의 폴드 제품과 다른 화면 비율을 적용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폴드7의 경우 펼쳤을 때 8인치 크기에 가로와 세로 비율이 4:3으로 정사각형에 가깝다면, 아이폰 폴드는 8:5 비율로 가로가 좀 더 긴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화면 크기는 펼쳤을 때 7.7~7.8인치 수준으로 예상된다.
접었을 때도 폴드7 화면(6.5인치)은 9:21로 세로가 훨씬 길다면, 아이폰 폴드(5.5인치)는 2:3 또는 3:4의 독특한 형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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