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주 지원 끊기면 6주 만에 파산…잉글랜드 챔피언십을 삼킨 ‘승격 도박’의 청구서

잉글랜드 프로축구 2부 리그 챔피언십이 구조적 재정 위기에 직면했다. 프리미어리그(EPL) 승격이라는 ‘로또’를 향한 무분별한 지출 경쟁이 10년 이상 이어진 결과다. 6일 BBC에 따르면 챔피언십 클럽들은 지난 10년간 총 30억파운드(약 5조 9837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2024~2025시즌 기준 흑자를 낸 클럽은 단 3곳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배준호가 소속된 스토크 시티는 구단주 스티브 랜스다운이 9000만파운드의 대출을 탕감해 준 덕에 가능했던 수치다. 랜스다운은 2002년 구단 대주주가 된 이후 현재까지 2억 1800만파운드를 구단에 쏟아부었다.
축구 재정 전문가 키어런 맥과이어는 “구단주들이 계속 돈을 대주지 않으면 리그가 유지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구단주의 자금 지원이 끊기면 대부분 클럽이 6주 안에 파산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이 같은 구조가 형성된 핵심 원인은 EPL과 챔피언십 사이의 중계권료 격차다. EPL 클럽은 연간 1억 600만파운드를 배분받지만, 챔피언십은 1200만파운드에 그친다. 거의 9배에 달하는 이 차이가 구단주들이 승격에 모든 것을 거는 도박판을 만들었다. 2006년 이후 19년간 챔피언십 클럽들이 누적한 손실은 총 43억파운드(8조 5637억원)에 달한다.
무리한 베팅의 대가는 혹독했다. 레스터 시티는 최근 5년간 3억 570만파운드를 쏟아부으며 챔피언십 클럽 가운데 손실 규모가 가장 컸다. 2020년 이후 두 차례 EPL 강등과 복귀를 반복하는 사이 챔피언십 기간 다른 클럽들보다 1억 1600만파운드를 더 지출했고, 결국 재정 건전성 규정(PSR) 위반으로 승점 6점 삭감을 당한 채 3부 리그 강등 위기까지 몰렸다. 셰필드 웬즈데이는 10년간 2억파운드를 잃고 승점 18점 삭감과 함께 3부 리그로 떨어졌다.
포츠머스 구단주 마이클 아이즈너는 “이대로 가면 프리미어리그만 살아남고 나머지 축구 생태계가 무너지는 진짜 붕괴가 될 수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하부 리그가 무너지면 EPL의 유망주 공급원과 축구 생태계 자체가 붕괴하고, 장기적으로는 EPL의 상업적 가치와 경쟁력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승격한 뒤에도 문제는 끝나지 않는다. 막대한 부채를 안고 EPL에 올라온 클럽들은 리그 내에서도 PSR 위반 위험을 지속해서 안고 가야 한다. 노팅엄 포레스트가 최근 5년간 기록한 손실은 1억 8980만파운드에 달한다. “올라가는 것도 비싸고, 떨어지는 것도 비싸다”는 말처럼 EPL 클럽들 역시 강등을 피하거나 유럽 무대에 진출하기 위해 과도한 지출을 반복하며 비슷한 악순환에 빠져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독립 규제 기관 도입과 비용 통제 정책의 시급한 필요성을 강조한다. 당장 구단주들이 돈을 대주는 동안에는 리그가 돌아가지만, 지원이 끊기는 순간 클럽은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는 구조다. 챔피언십의 재정 위기가 결국 잉글랜드 축구 전체의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경고가 공허하게 들리지 않는 이유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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