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엽기 세대로의 타임머신” 토막: 지구를 지켜라 리제네레이션

씨드나인(현 넷마블몬스터)이 2001년 출시한 ‘토막: 지구를 지켜라(이하, 토막)’는 그런 엽기 돌풍 한 가운데 등장했다. 화분에 머리만 심어진 미소녀를 육성하며 연애한다는 그야말로 엽기적인 설정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게임잡지에서 앞다투어 다루기 시작했고 무명 개발사였던 씨드나인은 이 작품 하나로 스타 개발사가 됐다.
심지어 일본 시장에도 진출했다. 일본에 출시한 패키지는 파스 냄새가 났다고 하는데, 일본 이용자들에겐 화장실 냄새와 같았다. 겉보기에도 기괴한데 화장실 냄새까지 풍기는 게임이 됐지만 나름 성공했는지 지금도 ‘토막’을 추억하는 이용자들이 간간이 보일 정도다.

‘토막: 리제네레이션’은 인류 멸망을 막고자 몸소 지구에 내려온 사랑의 여신 에비앙의 이야기를 그린다. 인류에게 사랑이 남아 있음을 증명해야 인류 멸망을 막을 수 있는데, 질투의 여신 데자와의 제안에 따라 머리만 남은 화분이라는 극단적인 모습이 되었다. 그 과정에서 기억도 잃어버렸다. 이용자는 애정을 담아 에비앙을 육성하며 자신의 사랑을 찾아야 한다.

요새 육성 게임과 다를 게 없어 보이지만 현세대 이용자를 위한 구제 조치가 전혀 없어 실상은 매우 까다롭다. 먼저, 행동에 따른 육성 수치 증감을 예측하기 어렵다. 에비앙의 정신 상태, 현재 기온과 습도, 화분의 위치, 착용 아이템, 돌발 이벤트 유무에 따라 같은 행동이라도 다른 결과를 불러온다. 예를 들어, 쓰다듬기는 보통 호감도, 신뢰도가 오르는 선택지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오히려 떨어질 때도 있는 셈이다.

요새 리마스터 게임은 당시의 게임 경험을 살리면서도 별도의 매뉴얼을 마련해 게임 파악에 들어가는 수고를 줄인다. 게임의 핵심 재미를 빠르게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하지만 ‘토막 리제네레이션’은 ‘토막’을 충실히 이식했을 뿐 그 외의 도움은 전혀 없다. 옛날엔 잡지 공략이라도 있었는데 지금은 그것도 찾기 어려우니 과거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 된 셈이다.

예를 들어, 건방진 상태의 에비앙에게 햄버거를 먹였을 때 “뇌에 구멍이 난다~ 광우병인가 봐~”하는 대사는 당시 한국에 퍼지기 시작했던 광우병에 대한 인식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게 해준다. 솔직히 이런 건 수정될 거로 생각했기에 조금 충격이었다. 그래도 이런 요소 하나하나를 그대로 살려낸 덕분에, ‘토막 리제네레이션’은 당시 엽기 세대의 일면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사료가 됐다.
‘토막 리제네레이션’은 에픽게임즈 스토어에서 오는 4월 17일까지 무료로 배포한다.
Copyright © 매경게임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