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 이슈&피플_성학승의 e스포츠 인사이드] 프로게이머의 수명, '은퇴'가 아닌 '제2의 스타팅'을 위하여

성학승 기자 2026. 4. 6.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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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넘어 경험으로... 30대 선수들이 증명한 또 다른 경쟁력
은퇴 공포에 흔들리는 유망주들... 준비 없는 커리어의 그림자
선수는 소모품이 아니다... '제2의 인생' 설계하는 e스포츠 산업 필요
성학승의 이스포츠 인사이드 포스터. /사진=STN

[STN뉴스] 성학승 e스포츠 전문기자┃프로게이머의 수명은 정말 20대 중반에서 끝나는 것일까. 1세대 프로게이머 출신 성학승 STN뉴스 기자는 e스포츠 산업이 급성장한 지금, 선수의 '은퇴'를 단순한 종말이 아닌 '제2의 스타팅'으로 재정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험과 전략이라는 자산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커리어 설계와 이를 뒷받침할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前 프로게이머

2000년대 초반, 뜨거웠던 경기장 안에서 마우스를 쥔 손끝에 모든 것을 걸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 우리에게 '은퇴'라는 단어는 먼 미래의 일이었고, 그저 다음 경기를 이기는 것이 세상의 전부였다. 하지만 20여 년이 흐른 지금, e스포츠는 거대한 글로벌 산업이 되었고 선수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화려한 조명 뒤에서 우리는 다시 한번 본질적인 질문을 마주한다. "선수의 수명은 정말 20대 중반에서 끝나는 것인가?"

피지컬의 한계가 곧 커리어의 종말은 아니다

흔히 프로게이머의 수명은 에이징 커브(Aging Curve)에 의해 결정된다고들 한다. 0.1초의 반응 속도가 승부를 가르는 세계에서 나이는 가혹한 잣대다. 하지만 눈을 돌려 세계 스포츠계를 보자. 철저한 식단과 훈련으로 '자기관리의 교과서'가 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그리고 나이라는 숫자가 무색할 만큼 여전한 기량으로 현역 생활을 이어가며 '은퇴'라는 단어를 지워버린 리오넬 메시가 있다. 이들이 증명하듯, 진정한 클래스는 신체적 전성기가 지난 후에도 결코 꺾이지 않는다. 최근 ASL(아프리카TV 스타리그)에서 보여주는 올드 게이머들의 활약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 30대가 된 선수들이 10대의 피지컬을 이기는 무기는 단순히 손가락의 속도가 아니라, 수만 번의 경기에서 체득한 '경험'과 '판 짜기'다. 이는 비단 게임 안에서뿐만 아니라, 선수가 게임 밖의 세상으로 나갈 때 가장 강력한 자산이 된다.

'은퇴'라는 단어에 갇힌 유망주들

현재 e스포츠 생태계에서 가장 안타까운 지점은 선수들이 은퇴 후의 삶을 막연한 두려움으로 바라본다는 것이다. 10대에 커리어를 시작해 20대 초반에 정점을 찍고 나면, 이들은 "이제 내 인생은 끝났다"는 절망감에 빠지기도 한다. 실제로 많은 선수가 은퇴 후 자산 관리의 실패나 진로 선택의 부재로 방황하는 사례를 현장에서 무수히 목격했다.

하지만 은퇴는 경기의 종료(GG)가 아니다. 축구의 박지성이 행정가로, 야구의 이승엽이 감독으로 제2의 인생을 살듯, 프로게이머 역시 해설자, 에이전트, 자산 관리 전문가, 혹은 완전한 타 분야의 리더로 거듭날 수 있어야 한다.

시스템이 뒷받침하는 '제2의 스타팅'

이제 e스포츠 산업은 선수를 일회성 '소모품'으로 보는 시각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 구단과 매니지먼트는 선수가 최상의 경기력을 유지하도록 돕는 동시에, 은퇴 이후를 설계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

나는 1세대 프로게이머로서, 그리고 이제는 e스포츠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조력자로서 이 길을 개척하고자 한다. 후배 선수들이 현역 시절 벌어들인 가치를 보존할 방법을 돕고, 그들이 가진 승부사적 노하우가 산업 전반의 자양분이 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 그것이 내가 펜을 든 이유이자 '기자 성학승'으로서 앞으로 다루고자 하는 핵심 의제다.

다시, 멀티서치(Multi-Search)를 시작하며

스타크래프트에서 승리하기 위해 끊임없이 미니맵을 확인하고 자원을 체크하듯, 인생이라는 거대한 경기에서도 우리는 늘 '멀티태스킹'이 필요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연습실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후배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그대의 마우스 클릭은 언젠가 멈춰도, 그대가 쌓아온 승부사의 본능은 평생의 무기가 된다."

은퇴는 끝이 아니라, 또 다른 본진(Base)을 활성화하기 위한 '제2의 스타팅'이다. 그 여정에 STN 뉴스와 내가 든든한 동료가 되어줄 것을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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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N뉴스=성학승 e스포츠 전문기자 aprowinwi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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