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은 왜 사라지지 않는 소음 됐나 [월간탐구생활]
층간소음 공포와 미제 1편
심각한 사회문제 된 층간소음
개선책 넘치지만 효과는 없어
잘못된 제도와 허점들이 문제
# 층간소음은 전 국민의 골칫거리다. 이로 인한 사회적 갈등은 이미 도를 넘었다. 최근엔 층간소음을 일으킨다고 착각해 이웃을 살해하려 한 사건도 있었다. 유튜브에는 층간소음을 일으키는 윗집에 보복하는 방법이 넘쳐나고, 해당 방법을 써봐야겠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 2013년 층간소음 갈등이 살인사건으로 이어지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지 올해로 벌써 13년째다. 그사이 법과 제도는 바뀌었고, 주무부처는 숱한 처방전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지금도 층간소음이 전 국민의 골칫거리라는 건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대체 뭐가 문제일까.
# 더스쿠프가 다섯차례에 걸쳐 이 문제를 살펴보려 한다. 매월 첫째주에 보도한다. 더스쿠프 새 기획물 '월간탐구생활 층간소음 공포와 미제未濟_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1편이다.
![법에는 층간소음 기준이 정해져 있지만, 건설사들은 항상 층간소음 저감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핑계를 댄다.[사진|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06/thescoop1/20260406113805594vron.jpg)
우선 사람들의 인식 변화를 살펴봐야 한다. '층간소음이 상해 혹은 살인으로 이어지는' 사건이 속출하면서 갈등을 만들지 않기 위해 상담 자체를 꺼리는 사람들이 늘었을 수 있다.
공동주택 관리 주체(관리사무소)가 자체적으로 갈등을 해결해서 '상담 건수'가 줄어들었을 가능성도 희박하다. 현행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르면 층간소음 민원을 접수한 관리 주체는 사실조사를 진행한 후 재발 방지를 위해 피해를 유발한 입주민에게 소음차단 조치를 권고할 수 있지만, '실효성'이 크게 떨어진다.
층간소음 갈등 해소되지 않아
지난해 10월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동주택 층간소음 민원은 2020년 4만3684건에서 2024년 10만4512건으로 139.3%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관리 주체의 사실조사는 98.1%(3만990건→6만1399건) 늘어나는 데 그쳤다. 민원 대비 사실조사 비중으로 따져봐도 2000년 70.9%에서 2024년 58.7%로 확 줄었다. 공동주택 관리 주체의 역할이 크지 않았단 거다.
그렇다면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립한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가 제 역할을 잘한 덕분에 갈등이 줄어든 걸까. 이 또한 따져 볼 점이 있다. 층간소음 이웃사이서비스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고작 60.8점(2022년 기준ㆍ이후 공식적인 조사 결과 자료 없음)에 불과하다. '상담해봐야 해결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상담이 줄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사진|연합뉴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06/thescoop1/20260406113806958lrzh.jpg)
그럼 건설사들이 층간소음을 줄이는 방향으로 시공해서 상담 건수가 줄었을까. 그럴 리 없다. 국토교통부의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는 건설사들이 공동주택을 지을 때 지켜야 할 층간소음 차단 기준치가 명시돼 있다.
따라서 건설사가 법적 기준에 맞게 시공하는 건 당연한 의무다. 하지만 2019년 감사원 감사를 통해 그동안 건설사들이 엉터리로 시공했다는 게 여실히 드러났다. 당시 조사 대상이었던 공동주택 191세대 중 114세대(60%)가 층간소음 최소성능기준조차 충족하지 못했다.
감사원 감사 이후 상황이 달라지지도 않았다. 건설사들은 되레 "현재 법으로 정해진 층간소음 기준치를 충족하는 공동주택 바닥 성능을 실현하려면 별도의 기술개발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법이 현실을 앞서가고 있다는 황당한 논리다. 일부 건설사들이 층간소음 논란이 나올 때마다 '획기적인 층간소음 저감 기술을 개발했다'며 호들갑을 떠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종합해보면 층간소음 갈등 관련 상담이 줄었다는 것만으로 층간소음 문제가 해결되고 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오히려 '어쩔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하고 포기하는 이들이 더 많을 것으로 보는 게 더 타당하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재택근무가 늘면서 상담 건수가 확 늘었다가 이후 원래대로 줄어든 측면도 없지 않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층간소음의 가장 큰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살펴본 것처럼 층간소음 문제는 올바른 시공에서부터 해결해야 한다. 건설사에 1차 책임이 있다는 건데, 그렇다면 건설사는 층간소음 기준치를 충족하지 못하는 걸까, 아니면 일부러 안 지키는 걸까. 못하는 것이든 안 하는 것이든 그 배경은 무엇일까.
더스쿠프가 이 의문을 짚어보려 한다. 결론을 살짝 얘기하면 층간소음 제도는 허점투성이고, 건설사들은 이 허점들을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다. 하나씩 살펴보자.
■ 의문① 이상한 소비자만족도 평가 = 국토부 고시에는 '주택품질 향상에 따른 가산비용 기준'이라는 게 있다. 국토부는 건설사가 주택의 품질을 개선하면 그 개선 비용을 건축비에 반영해 주택 분양가를 산정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는데, 그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고시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06/thescoop1/20260406113808259jxuk.jpg)
그런데 소비자만족도 평가 절차를 보면 뭔가 이상하다. 건설사가 조사기관에 조사를 의뢰하면 조사기관이 조사 절차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운영ㆍ평가기관에 제출한다. 그 평가에 따라 소비자만족도 우수업체 인정 여부를 결정한다. '우수업체로 선정된 신청자가 건설하는 주택'에는 '기본형 건축비의 2%에 해당하는 비용을 가산'할 수 있다.
맹점은 소비자가 만족도 조사에만 참여할 뿐 결과를 알 수는 없다는 거다. 만약 층간소음 문제를 묻는 항목이 있다면 과연 소비자만족도가 높게 나올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게다가 소비자만족도 조사 결과와 분양가 상향조정 사이엔 상관관계도 없다. 소비자만족도 조사를 진행한 현장의 분양가가 올라가는 것이 아니어서다.
국토부 고시의 함정
이상한 건 또 있다. 조사 대상 세대수를 보면 300~500세대 미만 단지는 40세대 이상(최대 세대 기준 8.0%), 700세대 미만은 60세대 이상(8.6%), 1000세대 미만은 80세대 이상(8.0%), 2000세대 미만은 100세대 이상(5.0%), 2000세대 이상은 150세대 이상(7.5%)이다.
각 세대의 10%도 채 조사하지 않은 채 만족도를 평가한다는 것도, 조사 비율이 제각각인 것도, 2000세대 이상의 단지는 비율이 더 적어질 수 있다는 것도 소비자만족도 조사의 허점이다. 이런 허술한 조사를 통해 건설사가 '주택품질을 높였다'면서 분양가를 높이는 건 어쩌면 황당한 논리일지 모른다.
■ 의문② 올려받은 후엔 못 돌려받는 분양가 = 이 이상한 고시에는 올해 2월 개정을 통해 '바닥충격음 저감 주택의 기준을 충족한 경우'가 포함됐다. 공동주택 항목별 성능등급서에는 층간소음 차단성능 항목을 넣었다. 최고 점수를 기준으로 총 배점의 13.9%에 불과하지만, 공동주택성능등급 점수에 따라 기본형 건축비의 1~4%를 가산할 수 있다는 걸 감안하면 중요도가 낮지 않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06/thescoop1/20260406113809533wyup.jpg)
쟁점을 다툴 기준도 모호하다. 2022년 국민권익위원회가 바닥구조성능이 최소성능기준에 미달할 경우, 이를 하자로 인정하도록 하는 하자판정기준을 만들라고 국토부에 권고했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지금까지 기준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국토부는 왜 층간소음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루지 않는 걸까. 이 이야기는 월간탐구생활 '층간소음 공포와 미제' 2편에서 이어나가 보자.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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