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A “이란 전쟁 속 에너지 사재기 중단해야”…中·美 겨냥 경고
‘中 수출 금지·美 수출 제한 가능성’ 겨냥…시장 왜곡 우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 [AP]](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06/ned/20260406112458272hjad.jpg)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 속에서 각국이 석유와 연료를 사재기하려는 움직임을 자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5일(현지시간)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국가가 에너지 수출 금지나 제한 조치를 도입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며 “현재 글로벌 석유 시장 상황은 최악의 시기이며, 이러한 조치는 교역 상대국과 동맹국, 이웃 국가들에 피해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비롤 총장은 중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발언은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5주째 이어진 전쟁에 대응해 휘발유·디젤·항공유 수출을 금지한 유일한 주요 국가이며, 인도도 수출에 추가 관세를 부과한 상태다.
그는 “대형 정유시설을 보유한 아시아 주요 국가들은 수출 금지 조치를 재검토해야 한다”며 “이들 국가가 수출을 계속 제한하거나 전면 금지할 경우 아시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FT는 비롤 총장의 경고가 미국에도 향한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에서는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캘리포니아에서 항공유 부족 우려가 제기되며 정제연료 수출 금지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미국은 주요 7개국(G7)의 수출 금지 반대 입장을 지지했지만,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원유 수출 금지만 배제했을 뿐 정제연료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비롤은 일부 국가들이 이미 에너지를 사재기하고 있어, 시장 안정을 위해 IEA가 비축유 4억 배럴을 방출한 효과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국가는 공동 비축유 방출 과정에서도 기존 재고를 더 늘리고 있다”며 “이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은 모든 국가가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는 구성원임을 보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최근 원유 재고가 증가한 대표적인 국가는 미국과 중국이다. 미국은 IEA 계획에 가장 크게 기여했음에도 불구하고, 미 에너지정보청(EIA) 최신 주간 보고서에 따르면 재고가 전년 대비 5% 증가했다.
중국의 육상 원유 재고도 4월 기준 약 13억 배럴로, 에너지 데이터 기업 오일엑스(OilX)는 약 1억200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방에서는 특히 디젤과 항공유 가격이 급등했지만, 비롤은 “현재 유럽에서는 항공유나 디젤의 물리적 부족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동발 공급 차질이 지속될 경우 상황이 수 주 내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으로 촉발된 이번 분쟁이 종료되더라도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롤은 “유전과 가스전, 파이프라인, 정유시설, LNG 터미널 등 주요 에너지 자산을 일 단위, 시간 단위로 추적하고 있다”며 “현재 72개 에너지 시설이 피해를 입었고, 그중 3분의 1은 심각하거나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번 위기에 신속히 대응해 원유 수출의 3분의 2 이상을 홍해로 연결된 파이프라인으로 우회시킨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사우디 최고 당국으로부터 해당 파이프라인이 잘 보호되고 있다는 확약을 받았다”면서도 “이 경로가 공격받을 경우 세계 경제에 극히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비롤은 이번 위기가 1970년대 석유 파동과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처럼 세계 에너지 시스템을 재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1970년대 위기가 원자력 확대, 자동차 연비 개선, 북해 유전 개발 촉진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위기 역시 원자력 부활, 전기차 확대, 재생에너지 투자 증가를 촉진하는 한편 일부 국가에서는 석탄 사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천연가스 산업에 대해 “최근 4년간 두 차례 에너지 충격을 겪으며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이 훼손됐다”며 “신뢰 회복을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서유리 “스토킹 피해자가 피의자 됐다”…무슨 일?
- “사람 죽었는데, 힙합곡 발표”…故김창민 감독 가해자 “양아치 같은 놈 돼”, 공분
- ‘출산’ 김소영 “7년만 맡는 신생아 냄새에 코 아찔” 오상진 육아도 공개
- 이선희, 4년 만에 신곡 컴백…“버티는 이들에게 작은 위로 전해지길”
- ‘슈주’ 콘서트서 펜스 무너져 관객들 추락…SM “책임 통감” [영상]
- “학벌도 안 좋은 것들이”…구급대원에 욕설·폭행한 30대, 항소심서 풀려난 이유는?
- “K팝 사상 최초” BTS ‘아리랑’, 빌보드 200 2주 연속 1위 대기록
- 어묵 국물에 순대 봉지째 ‘퐁당’…또 터진, 지역축제 비위생 먹거리 논란
- 찬 바람 녹인 ‘착한 도파민’…‘보검 매직컬’ 시즌2 제작 확정
- 한국 아이돌에 택시요금 바가지…난리난 필리핀 정부 ‘면허 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