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 대신 종이” 제지업계 ‘잰걸음’
종이 기반 대체포장재 공급 속도전
골판지 업계는 부자재 수급난 ‘대조’
![한솔제지 프로테고로 만든 종이 용기. [한솔제지 제공]](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06/ned/20260406110748082ccoo.jpg)
제지업계가 ‘미국·이란 전쟁’으로 플라스틱의 원료인 나프타 공급 부족을 계기 삼아 ‘종이 사용 확대’ 기회를 포착했다. 한국은 수입 원유 가운데 중동산 비중이 70%를 넘을만큼 압도적인데, 이번 전쟁 여파로 수입물량이 뚝 끊겼다.
정부는 ‘열흘 넘게 막힌 상태’라고 설명했다. 조기 종전과 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동시에 제기되는 상황에서 제지업계가 발빠르게 ‘종이 대체제’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6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한솔제지는 최근 플라스틱 연포장을 대체할 수 있는 종이 기반 2차 포장재 ‘프로테고 HS’를 출시했다. 초콜릿, 사탕, 분말소스, 김, 커피 등에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한솔제지는 고객사의 인쇄 방식과 물성 요구에 맞춰 총 5개 제품군으로 구성됐으며 대형 생산 설비를 기반으로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 회사 측은 인쇄, 가공, 충전 등 주요 패키징 공정에 대한 사전 테스트를 완료해 별도의 설비 변경 부담을 최소화하며 제품 전환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분담금이 면제되며 유럽연합(EU) 포장폐기물 규정(PPWR)의 재활용성 최고 등급인 ‘A 등급’에 부합하도록 설계됐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프로테고 HS는 기존 플라스틱 포장재를 대체하면서도 생산 효율성과 비용 경쟁력을 동시에 고려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깨끗한나라도 종이 기반 포장재 생산 체계를 고도화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종이 자원 재활용 체계를 앞세워 공급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연간 약 30만톤의 폐지를 백판지로 재활용하고 있으며, 생산 제품 원재료의 98.5% 이상을 재활용 종이 자원으로 활용하는 순환형 원료 구조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깨끗한나라는 또 국내 종이 자원 순환 체계를 강화하고, 수입 원료 의존도를 낮춰 공급망 리스크를 완화했다고 강조했다. 깨끗한나라 관계자는 “최근 산업계 전반의 비닐 포장자재 부족 상황에 대응해 종이 포장재 생산과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며 “국내 포장재 공급 공백을 최소화하고, 기업 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현장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친환경 전환 차원에서 종이 포장재를 검토했다면, 최근에는 플라스틱 필름을 제때 확보하기 어렵다는 우려 때문에 종이 전환을 서두르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쇼핑백과 외포장, 2차 포장재처럼 상대적으로 전환이 쉬운 분야부터 문의가 늘고, 중소형 식품·포장업체를 중심으로 실제 발주 검토가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골판지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한국골판지포장산업협동조합은 1일 입장문에서 골판지원지 수급 불안과 잉크, 포장용 랩 등 부자재 가격 급등으로 생산과 공급에 애로가 커졌다고 밝혔다. 골판지 상자 공급 부족이 현실화할 경우 물류 차질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제지업계가 종이 대체 수요를 기대하는 반면, 골판지 업계는 원지와 부자재를 제때 못 구할 수 있다는 부담을 동시에 안게 된 셈이다.
플라스틱업계 사정은 더 급박하다. 종량제 봉투 원료인 HDPE 가격은 2월 톤당 140만~150만원 수준에서 두 달 새 100만원가량 오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중동산 원료가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국내에 들어오기까지 약 25일이 걸리는 만큼, 이달부터 실제 공급 차질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식품 용기와 포장재, 비닐봉지 등 생활 전반에 쓰이는 플라스틱 가공품 생산 차질 우려가 커지는 배경이다.
특히 종량제 봉투는 조달청 다수공급자계약 구조상 원가 상승분을 납품단가에 곧바로 반영하기 어렵다. 가격 조정 절차가 가능하더라도 시간이 걸리는 만큼 납품업체가 급등한 원재료 부담을 먼저 떠안아야 한다. 플라스틱 가공업체 2만6000개 가운데 10인 이상 사업장이 5500개 수준에 그치고, 80% 이상이 소규모 사업장인 점도 부담이다. 업계에선 원료 급등이 한두 달만 이어져도 납품 포기 사례가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수요처들은 일단 관망하면서도 대체재 확보에 나서는 분위기다. 패션업계는 단기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면서도 장기화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뷰티업계도 현재까지는 공급이 안정적이지만, 재고 비축과 공급망 다변화, 대체 소재 검토에 들어갔다. 중소 화장품업체 사이에서는 이미 원부자재 가격 인상 공문이 내려왔고 일부 튜브 생산이 막혔다는 말도 나온다. 홍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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