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 방산사업 인수전]① 2조 매물…물적 분할 or 양수도 ‘수싸움’

글로벌 탄약 강자인 풍산그룹이 방산사업부 매각을 위한 출사표를 던졌다. 현행 법상 국내 전략적투자자(SI)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IB(Investment Bank)를 주관사로 선정해 보안과 인수합병(M&A) 완결성을 높이겠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절세 실익과 경영 연속성 사이…고용 승계도 고민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풍산은 최근 탄약사업부 매각을 위해 외국계 라자드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구조 설계에 착수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넥스원, 현대로템 등 복수의 SI와 재무적투자자(FI)들이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가는 1조원 중후반대를 거론한다.
풍산이 검토할 수 있는 매각 방안은 크게 △탄약사업부를 별도 법인으로 물적 분할한 뒤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과 △사업부의 유·무형 자산을 통째로 넘기는 영업양수도 방식으로 압축된다.
자산뿐만 아니라 기존 영업계약과 숙련된 인력 조직까지 넘기려는 의지가 강하다면 '영업양수도'가 가장 유력한 방식이다. 핵심 자산인 숙련공과 영업망을 유실 없이 이전해 사업 가치를 보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수자 입장에서는 공장 설비뿐만 아니라 국방부와 해외 수출 영업망, 원천 기술 인력 등을 이전받아 인수 즉시 가동이 가능하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반면 '물적 분할 후 지분 매각'은 방산 사업의 핵심인 인허가와 면허 승계 측면에서 강점을 지닌다.
방위산업체 지정이나 제조 면허는 법인격을 따라가는 경우가 많은데 사업부를 별도 법인으로 떼어내 통째로 넘기면 행정 절차를 줄이고 경영권만 이전할 수 있다. 대규모 장치 산업이자 국가 보안 시설인 탄약 공장의 특성상 개별 자산의 이전 등록이 까다로운 만큼 법인 매각 방식이 더 적합하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통상적인 M&A 이론에 따르면 매도자인 풍산은 매각 이익을 극대화하면서도 양도차익에 따른 법인세 등 비용을 줄이는 절세 방식을 우선순위에 둘 수밖에 없다.
영업양수도를 택할 경우 사업 전체를 포괄적으로 넘기는 요건을 갖추면 자산 매각 시 발생하는 10%의 부가가치세를 면제받을 수 있다. 매수자는 매각 대금 중 순자산 가치를 초과해 지불한 프리미엄을 영업권으로 계상해 5년간 비용 처리하고 법인세 부담을 덜 수 있다.
물적 분할 방식을 취하면 적격분할 등 요건 충족 시 자산 양도 차익에 대한 과세를 주식 매각 시점까지 뒤로 미루는 과세 이연 혜택을 통해 풍산 측의 재무적 부담을 덜 수 있다.
국내서 파는데 해외IB 선정…몸값 방어·정보 보안 '안간힘'
풍산은 사실상 매수자가 국내 SI로 한정된 상황에서도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 글로벌 IB를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투자 촉진법과 방위산업법에 따라 국내 방위산업체는 경영권 변동을 위해 산업통상자원부의 허가를 얻어야 한다.
방산 M&A는 국가 기밀급 기술이 포함된 만큼 보안 유지가 중요하다. 글로벌 IB는 철저한 데이터룸(VDR·Virtual Data Room) 운영 경험을 갖췄고 국내에서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장점이다.
가격 협상에서도 글로벌 수준의 밸류에이션(가치 평가)를 받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고 업계는 지적한다. 사실상 인수군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국내 SI로 좁혀진 상황에서 헐값에 매각되는 것을 막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춘 구조를 설계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번 매각은 최종 도달까지 난도가 높은 딜로 수주잔고가 명확하고 국방부라는 매출처가 있어 LBO(차입매수) 등 인수 금융을 일으키기에 최적의 매물"이라면서도 "원매자들이 급하지 않은 상황에서 몸값을 깎으려 들 경우 장기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그는 "단순 자산 매각이 아닌 영업양수도를 택할 경우 풍산 내부의 인력 이동 반발이나 IT 시스템 분리 등 실무적 반발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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