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서 최우선 공급" 韓정유사 '기막힌 인연' [여의도 Pick!]
선소연 인턴기자 2026. 4. 6. 09:37
중동 전쟁 여파로 원유 수급이 막히며 국내 정유·석유화학 업계가 감산과 공장 가동 중단에 내몰리고 있는 가운데, 에쓰오일이 ‘사우디 오일 머니’라는 확실한 뒷배를 앞세워 버티기에 들어갔습니다. 최대주주인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를 등에 업은 덕분에, 사실상 유일하게 원유 공급망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이후 에쓰오일은 국내 정유 4사 가운데 유일하게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를 공급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이 막힌 뒤 에쓰오일은 바브엘만데브 해협 루트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원유를 수급받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는데요. 대부분의 정유사가 공급 차질을 겪고 있는 것과 대비됩니다.
국내 전체 원유 수입량에서 사우디아라비아산 비중은 32~34%로 1위고 특히 에쓰오일은 해외에서 들여오는 원유 중 90% 이상이 사우디아라비아산이죠. 타사와 다르게 에쓰오일이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원유 수급이 가능한 것은 최대주주가 사우디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이기에 가능한 일이라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사우디아라비아는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자 동부 유전에서 생산된 원유를 송유관으로 서부 홍해 연안으로 이송한 뒤, 얀부항에서 선적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거쳐 아시아로 수출하는 우회 경로를 가동하고 있습니다. 물류 비용과 운송 효율은 떨어지지만, 공급을 유지하기 위한 비상 조치로 풀이됩니다.
이 덕분에 에쓰오일은 업계 전반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인 ‘샤힌 프로젝트’를 예정대로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총 9조2580억 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울산에 대규모 석유화학 복합시설을 건설하는 것으로, 현재 공정률은 95%에 육박합니다. 오는 6월 준공 이후 연내 상업 가동에 돌입한다는 계획에도 변함이 없습니다.
샤힌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되면 연간 에틸렌 180만 톤을 비롯해 프로필렌, 부타디엔, 벤젠 등 주요 기초유분 생산이 가능해집니다. 특히 에틸렌은 폴리에틸렌 등 플라스틱 원료로 활용되며, 자체 다운스트림 생산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갖추게 됩니다. 단순 정유사를 넘어 종합 석유화학 기업으로의 전환을 노리는 핵심 승부수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란이 변수가 될 수 있는데요. 이란은 현재 아람코와 연계된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차단하고 있으며, 미국과 이스라엘 자본이 연결된 기업이라는 점을 이유로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에쓰오일 입장에서는 단순한 지정학 리스크를 넘어, 공급망 자체를 흔드는 구조적 위협입니다.
더 큰 문제는 우회로의 한계입니다. 홍해를 통한 수출 물량은 기존 대비 규모가 제한적이며,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공급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결국 호르무즈 해협이 정상화되지 않는 한, 현재의 공급 구조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의미입니다.
이 때문에 에쓰오일 역시 대체 공급처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사우디 의존도를 낮추고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한 전략입니다. 다만 현재로서는 아람코라는 ‘확실한 뒷배’가 존재하는 만큼, 다른 정유사 대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합니다.
선소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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