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 대통령 “이란 인도적 지원 연계해 선박 빼오는 방법 검토하라”

서영지 기자 2026. 4. 6.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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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해협에 한국 국적 선박 26척이 묶여 있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이란에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하고, 우리 선박을 빼 오는 방안도 검토하라"고 말한 것으로 2026년 4월5일 확인됐다.

한 참석자는 이날 한겨레에 "이 대통령이 '이란에 인도주의적 지원을 하고, 이란에 이해를 구해 한국 국적 선박을 빼 오는 방안도 강구해보라'는 취지의 지시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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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법상 보장된 항행의 자유 원칙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인도주의적 ‘우회로’ 모색해보라는 취지
이재명 대통령이 2026년 4월3일 청와대에서 열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국빈 방한 환영 오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해협에 한국 국적 선박 26척이 묶여 있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이란에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하고, 우리 선박을 빼 오는 방안도 검토하라”고 말한 것으로 2026년 4월5일 확인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주 청와대 참모와 관계 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비공개 특별대책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호르무즈해협에 한달 이상 발이 묶인 우리 국적 선박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며 이런 지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이날 한겨레에 “이 대통령이 ‘이란에 인도주의적 지원을 하고, 이란에 이해를 구해 한국 국적 선박을 빼 오는 방안도 강구해보라’는 취지의 지시를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도 “이 대통령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노력해 우리 선박 26척을 빼 올 수 있도록 해보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정부도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언급은 국제법상 보장된 항행의 자유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인도주의적 ‘우회로’를 모색해보라는 취지의 지시로 풀이된다. 그동안 국민 생명과 안전 최우선 원칙을 여러차례 강조해왔던 만큼 정부가 할 수 있는 방안을 총동원해보라는 것이다. 정부는 그간 한국 선박만의 통행 자유를 위해 이란과 개별 접촉은 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견지해왔다. 지금 호르무즈해협에는 한국 국적 선박 26척과 한국인 선원 180여 명이 한달 넘게 발이 묶인 상태다.

이란은 전쟁 장기화로 인한 물자 부족 때문에 인도주의적 물품을 실은 선박의 호르무즈해협 통항을 일부 허용하는 기류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4월4일(현지시각) “이란 농업부 부장관이 생필품이나 가축 사료 등 인도주의적 물품을 싣고 이란 항구로 향하거나 오만만에 있는 선박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할 수 있게 허용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이란 해운항만기구에 보냈다”고 보도했다.

호르무즈해협 인근 걸프 지역의 한 선박. 로이터 연합뉴스

정부는 이란 쪽과 접촉하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쪽은 한국 정부가 아랍 국가에 무기를 수출한 점을 거론하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2022년 아랍에미리트(UAE)와 방공무기 천궁-Ⅱ 10개 포대 수출 계약을 체결해 현재 2개 포대가 배치된 것으로 전해진다. 사이드 쿠제치 주한이란대사는 3월26일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비적대국’이라고 규정하면서도 한국 국적 선박이 미국과 거래 연관성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 한국이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추는 대신 단독으로 협상에 나서야 하는 점도 부담이다.

이 대통령은 아울러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장기화 탓에 선박 보험료가 급등하는 데 대한 대책도 모색하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4월1일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다들 기름 구하려고 난리인데, (일단) 보험료는 걱정하지 말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적정한 선을 찾아보라’고 말했다. 다만 다 열어놓고 검토해보라는 취지지, 정부가 지원해준다는 의미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한편, 외교부는 4월2~4일 일본 선박 2척, 프랑스 선박 1척이 각각 해협을 통과한 것에 관해 “일본과 프랑스 선박 통과에 정부 개입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일본 선박 2척의 경우, 선사국이 각각 오만과 인도였고, 이들이 이란과 소통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도쿄/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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