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선발 빼라더니'…홍명보호 ‘결정력 해답’까지 남겼다→전반 4도움 '역대급 쇼' 부앙가에게 오현규가 보인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손흥민(LAFC)이 단 한 경기로 모든 물음표를 지워냈다. 아울러 대표팀 내에서 어떤 역할을 소화해야 '홍명보호'의 결정력이 배가 될 수 있을지 여러모로 힌트를 남긴 유의미한 올랜도전이었다.
8분 만에 손흥민 조력을 받아 해트트릭을 몰아친 드니 부앙가에게서 오현규(베식타시)의 그림자가 얼핏 보였다.
LAFC는 5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시즌 메이저리그사커 6라운드 홈 경기에서 올랜도 시티를 6-0으로 완파했다. LAFC는 5승 1무(승점 16)를 기록하며 서부 콘퍼런스 선두를 굳건히 지켰다.
결과 이상의 의미가 담긴 경기였다. 최근 손흥민을 둘러싼 시선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필드골 부재, 나이를 둘러싼 노쇠화 이슈, A매치에서의 아쉬운 퍼포먼스까지 '해명'이 필요하단 평가가 뒤따랐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달랐다. 설명이 아닌 경기력으로 명확히 반박했다. 경기 시작 10분도 안 돼 손흥민의 존재감이 드러났다. 전반 7분 날카로운 움직임으로 공격 기점 노릇을 수행했다. 측면을 빠르게 파고든 뒤 낮고 강한 크로스를 올렸고, 상대 수비 자책골을 유도했다.
이후 경기는 사실상 손흥민이 설계했다. 전반 20분 중원에서 찔러 넣은 패스 하나가 피치 온도를 바꿨다. 이를 이어받은 부앙가가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전반 23분엔 수비 진영에서 넘어온 패스가 그대로 득점으로 이어졌다. 손흥민 전진 패스를 받은 부앙가가 과감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흐름이 완전히 넘어왔다. 전반 28분에도 같은 장면이 반복됐다. 손흥민이 길을 열고 부앙가가 마침표를 찍었다. 불과 8분 만에 부앙가 해트트릭이 완성됐다. 완벽한 ‘시너지’였다. 라인을 무너뜨리는 부앙가에게 오현규의 모습이 투영됐다. 동료 볼 없는 움직임을 120% 살리는 손흥민의 적재적소 패스도 일품이었다.
손흥민은 멈추지 않았다. 전반 39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내준 컷백이 에릭 팔렌시아 득점으로 이어졌다. 이로써 손흥민은 전반 45분 동안 무려 4개 도움을 기록했다. 경기 전체를 설계하고 지배한 퍼포먼스였다.


비록 득점은 없었지만 오히려 더 중요한 힌트를 남겼다. 손흥민이 최전방에서 수비를 끌어당기고 그 사이를 동료들이 파고드는 구조적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날 경기에서 반복된 이 장면은 대표팀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전술적 해답에 가까웠다. 특히 오현규, 황희찬(울버햄튼), 양현준(셀틱), 엄지성(스완지시티)처럼 스피드와 침투 능력을 갖춘 자원과의 조합을 떠올리게 했다. 여기에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연계까지 더해진다면 홍명보호 공격 완성도는 한층 더 올라갈 수 있다.
이미 승부가 기운 상황에서 손흥민은 후반 13분 교체됐다. 체력 안배를 고려한 결정이었다. 최근 A매치 일정까지 소화한 만큼 무리할 필요는 없었다. 짧은 시간에도 영향력은 충분했다. 약 58분을 소화하며 볼 터치 34회, 패스 성공률 85%, 찬스 메이킹 5회(빅 찬스 2회), 슈팅 4회를 기록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 기준 평점은 9.8점. 양 팀 통틀어 최고 점수였다.
기록도 새로 썼다. MLS 역사상 전반에만 4도움을 적립한 첫 번째 선수가 됐다. 동시에 LAFC 구단 역대 한 경기 최다 어시스트 기록도 갈아치웠다. 다만 한 경기 최다 도움 기록에는 한 개가 부족했다.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가 2024년 기록한 5도움이 여전히 최다 기록으로 남아 있다.

이날 활약이 더욱 의미 있는 이유는 흐름을 뒤집었다는 데 있다. 손흥민은 최근 스스로를 둘러싼 평가에 대해 흔들리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내려놓을 때가 되면 내려놓겠다. (대표팀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말 속엔 여전히 자신에 대한 확신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그 확신은 말이 아닌 경기력으로 증명됐다.
경기 후 마크 도스 산토스 감독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오늘 최고의 선수는 손흥민이었다. 4도움뿐 아니라 첫 골 장면에도 관여했다. 사실상 모든 공격에 영향을 미쳤다”며 흡족감을 드러냈다. 손흥민은 단 한 경기로 자신의 가치를 다시 한번 분명히 각인시켰다. 이제 시선은 다음 경기로 향한다. LAFC는 오는 8일 크루스 아술과 2026시즌 CONCACAF 챔피언스컵 8강 1차전을 치른다. 손흥민 역시 득점포 재가동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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