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공격 유예 시한 하루 연장…이란전쟁 중대확전 기로에

이규화 2026. 4. 6.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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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협상 합의 시한을 하루 연장한 가운데, 그럼에도 협상이 결렬된다면 중동 전역이 중대한 확전 기로에 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인프라 공격 유예 시한 만료를 하루 연장하며 이란에 말미를 준 만큼 이란이 합의를 거부한다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 강도는 더 격렬해지고 그에 대응하는 이란 역시 더 사활적 보복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발전소와 교량 등 핵심 인프라 시설을 7일(현지시간) 집중 공격하겠다면서 압박 수위를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그러면서도 6일까지 협상타결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낙관론을 제시, 협상 타결을 종용하는 한편 여론의 동요 차단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다 불쑥 6일까지였던 공격 유예 시한을 미 동부시간 기준 7일 저녁으로 하루 연장했다. 협상 진전을 위한 시간 벌기인 셈인데, 중대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예고한 대로 대대적 인프라 폭격에 곧장 나설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요일인 5일 오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비속어를 섞은 원색적인 표현을 동원해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압박했다.

그는 7일이 이란에 ‘발전소의 날’, ‘교량의 날’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핵심 인프라 시설을 타깃으로 집중 타격을 시작하겠다고 예고한 것이다.

이란 발전소와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 유예 시한이 종료되는 대로 곧장 핵심 인프라 시설 폭격에 나설 방침임을 분명히 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얼마 뒤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는 이란과의 협상 타결 전망에 대해 “6일까지 타결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자신이 제시한 공격 유예 시한 이전에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본다고 낙관론을 펼친 것이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공격 유예 시한이 7일 저녁이라면서 트루스소셜에 거두절미하고 “미 동부시간 기준 7일 오후 8시!”라고 올렸다. 애초 자신이 6일까지로 공격 유예 시한을 제시했는데 이를 하루 연장한 것으로 보인다.

하루이틀 새에 타결이 될 정도로 협상에 중대한 진척이 있는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6일 타결이 될 것으로 본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실제 협상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기보다는 이란 인프라에 대한 대대적 공격 예고가 불러올 시장과 여론의 불안을 잠재우려는 측면이 커 보인다.

협상 결렬 후 공격을 하더라도 자신은 참을 만큼 참았고 이란에 충분한 협상 시긴을 줬다는 명분을 세울 수도 있다.

미국이 이란에 제시한 15개 항의 종전안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관련한 어느 정도의 양보를 비롯해 일부만 합의가 이뤄져도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타결로 규정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양측이 제시하는 종전 조건 자체가 애초에 아무리 집중 협상을 벌인다고 해도 단시간 내에 합의점을 찾기 어려운 사안인 만큼 전세계의 이목이 쏠린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관련한 합의를 중대 돌파구로 삼을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이란이 순순히 양보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최고 강도의 압박에 직면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불신이 크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지렛대 삼은 반격의 효과가 상당한 상황이라 해협 통제권을 쉽사리 내려놓지 않겠다는 판단을 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

7일 저녁까지 이란과의 협상에서 내놓을 만한 성과가 도출되지 못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이란 전쟁은 중대 확전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핵심 인프라를 연쇄 파괴해 이란을 석기시대로 되돌려놓겠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이지만 상황이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돌아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이란이 미국의 동맹인 걸프국을 상대로 고강도 반격에 나설 가능성도 크다. 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 선언과 무관하게 전쟁이 계속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승전 선언을 정당화하기 위한 성과를 확보하기 위해 위험 부담을 무릅쓰고 제한적으로나마 지상군 투입을 감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미군 F-15E 전투기와 A-10 공격기가 이란에서 격추돼 하마터면 실종 탑승자 1명이 이란 수중에 넘어갈 뻔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고민은 더 깊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실종 탑승자를 미군이 구조했지만 이란의 제공권을 완전히 장악했다는 트럼프 대통령 주장의 허점을 고스란히 노출하고 미군 인명피해 가능성에 대한 미국 내 우려가 한층 고조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 게시물에서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압박하며 평소보다 더욱 거친 표현을 쓴 것도 출구가 잘 보이지 않는 답답함의 반영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빌어먹을 해협을 열어라 미친 놈들아, 그렇지 않으면 지옥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했다.

평소에도 정제된 화법을 구사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이 위협 수위를 끌어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이 같은 표현을 한 것으로 해석되지만 비속어까지 동원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조급함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6일 예고한 회견에서 어떤 말을 할지가 현재로서는 최대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 개시 이후 보통 중대한 발표를 뉴욕증시 개장 전이나 폐장 후에 했는데 이번 회견은 장중인 오후 1시에 잡혔다.

회견 예고가 실종 탑승자 구조작전의 성공을 치하하면서 이뤄졌고 장중인 만큼 회견이 이란 전쟁의 향방 제시보다는 구조의 성과 홍보에 치중할 가능성도 있지만, 공격 유예 시한 만료와 맞물려 전세계의 시선이 트럼프 대통령의 입을 향하고 있다.

이규화 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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