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는 7800만원 vs 흑석 8500만원…아파트 분양가 역전, 무슨일?

홍혜진 기자(hong.hyejin@mk.co.kr) 2026. 4. 6.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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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상한제’로 역전현상
동작 3.3㎡당 분양가 8천만원
흑석써밋더힐 59㎡ 21억 후반대
규제 피해 급등한 공사비 반영
분상제 강남은 3.3㎡당 7천만원
십수억 시세차익에 로또 논란
신반포21차 오티에르반포. [이충우기자]
서울 분양 시장에서 입지와 가격의 상관관계가 뒤바뀌는 역전 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입지가 좋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분양가는 분양가상한제(분상제)에 묶여 3.3㎡당 7000만원대에 책정된 반면 규제를 피한 동작구 일대는 공사비 급등과 신축 희소성을 고스란히 반영하면서 3.3㎡당 8000만원을 돌파해 강남을 추월하고 있다.

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동 아크로드 서초(서초신동아 재건축)의 전용면적 59㎡ 분양가는 최고가 기준 약 18억6000만원으로 책정됐다. 3.3㎡당 7814만원 수준으로 주변 시세보다 17억원 이상 저렴해 이른바 ‘로또 분양’으로 불린다. 분상제 적용으로 시세보다 훨씬 낮은 가격이 책정되면서 청약 경쟁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최근 진행된 특별공급 26가구 모집에 1만9533명이 몰려 751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생애최초 유형은 1897대1이라는 기록적인 수치를 남겼다.

이달 분양하는 서초구 잠원동 오티에르반포 역시 분상제가 적용돼 전용 59㎡ 분양가가 최고가 기준 20억4600만원, 84㎡가 27억5600만원으로 결정됐다. 3.3㎡당 분양가는 7852만원이다. 인접한 메이플자이 전용 84㎡가 50억원대에 거래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20억원 이상의 시세 차익이 예상돼 당첨만 되면 로또라는 기대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용산구 이촌동도 분상제 규제에 묶여 주변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가 책정됐다. 이달 분양을 앞둔 이촌르엘의 3.3㎡당 분양가는 7229만원으로 책정됐다. 일반분양 88가구가 모두 대형 면적으로 구성된 이 단지는 전용 100㎡가 최고가 기준 27억원대, 전용 122㎡는 33억원대에 공급될 예정이다. 인근 래미안첼리투스 전용 124㎡가 40억~50억원에 거래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촌르엘 당첨 시 수십억 원의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분상제 비대상인 동작구 노량진과 흑석동 분양가는 강남3구와 용산을 추월하는 양상이다. 특히 흑석11구역 재개발 사업인 흑석써밋더힐은 3.3㎡당 분양가가 8500만원으로 예상된다. 조합의 분양가 산정안에 따르면 전용 59㎡ 분양가는 타입별 최고가 기준 21억원대 후반, 전용 84㎡는 28억3000만원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반포와 인접한 입지적 특성과 인근 단지 같은 평형 매물 시세가 30억원대에 형성된 결과로 풀이된다.

노량진6구역 재개발 사업인 라클라체자이드파인의 전용 59㎡ 분양가는 최고가 기준 22억원, 전용 84㎡는 25억8500만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약 7600만원, 평당 최고가 기준 분양가는 약 8400만원 선이다.

이 같은 기현상은 분상제에서 기인한다. 분상제는 택지비와 건축비에 업체 적정 이윤을 보태 산정한 가격 이하로 분양가를 정하게 하는 제도다. 1977년 도입된 이후 존폐를 반복하다 현재 강남3구와 용산구 등 일부 지역에 적용되고 있다. 시세 대비 70~80% 수준으로 주택을 공급해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을 돕는다는 취지지만 실제 시세와 큰 격차가 발생하며 로또 청약 논란과 시장 왜곡의 원인이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시세는 강남이 훨씬 비싼데 규제 때문에 분양가가 역전되는 것은 시장 원리에 어긋난다”며 “조합원은 낮은 분양가 탓에 추가 분담금이 늘어나는 재산권 침해를 겪고, 청약 당첨자만 과도한 시세 차익을 누리는 불합리한 구조”라고 분석했다.

최근 로또 청약 논란의 대안으로 부상한 채권입찰제를 놓고도 공급 확대에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택채권입찰제는 분상제 단지 당첨자에게 국민주택채권 매입을 의무화해 시세 차익의 일부를 공공이 환수하는 제도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채권입찰제를 도입하면 시세 차익을 국가가 주택도시기금으로 환수하게 된다”며 “대출 규제가 엄격한 상황에서 당첨자가 추가 자금을 부담해야 하므로 청약 심리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건설사는 분양가를 낮췄는데 수분양자는 자금 부담이 커지고 이득은 국가가 챙기는 구조”라며 “결국 분양 시장이 얼어붙어 공급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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