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 꼭 써주셨으면 합니다” 양준석이 우승 세리머니 뒤 꼭 남기고 싶었던 이야기

창원/정다윤 2026. 4. 6.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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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창원/정다윤 기자] 양준석(24, 180cm)은 해가 바뀌고 계절이 바뀔수록 한 겹씩 더 단단해졌고, 이제는 LG의 오늘과 내일을 함께 설명하는 이름이 됐다.

창원 LG 는 지난 3일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정규시즌 수원 KT와의 경기에서 승리(87-60)하며 정규시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원정에서 먼저 정상을 확정한 LG는 5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CC와의 홈 최종전(65-74 패)을 마친 뒤 홈 팬들과 함께 우승 세리머니를 나눴다. 12년 만에 다시 손에 넣은 구단 두 번째 정규시즌 우승이었다. 오래 기다린 끝에 다시 피어난 봄이었다.

양준석에게도 더욱 뜻깊은 순간이었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새 역사의 한 페이지를 함께 썼던 그는 이제 팀의 중심으로 우뚝 섰다. 기량발전상을 받았고 국가대표로도 발돋움했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는 정규시즌 우승이라는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양준석은 “지난 경기(KT전) 우승을 확정 지었지만 오늘(5일) 홈에서 우승 세리머니가 있는데 기분 좋게 세리머니를 즐기고 싶었다. 그러지 못해서 아쉽다. 한 시즌을 돌아보면 이런 일도, 저런 일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을 극복했기에 우승을 해서 기쁜 마음이기도 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긴 레이스를 보냈고 오프시즌의 준비도 부족함을 느꼈다. 시즌을 치르면서 많은 변수로 힘든 상황도 많았다. 그럼에도 감독님이 가고자 하는 방향에 팀 선수들이 잘 따라온 것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양준석 곁을 이야기할 때 유기상이라는 이름은 자연스럽게 따라붙는다. 팬들이 ‘양유’라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두 사람은 연세대 시절 입학하자마자 우승을 함께 이끈 동기이자 단짝이었다. 교정에서 쌓은 호흡은 창원까지 이어졌고, 이제는 LG의 중심에서 다시 같은 방향을 보고 있다.

대학 시절 함께 정상에 올랐던 두 선수가 프로에서도 나란히 팀의 기둥으로 서게 됐다. 한때의 인연으로 끝나지 않고, 같은 꿈을 품은 시간이 또 한 번 꽃을 피우고 있기 때문이다.

양준석은 “(유)기상이랑은 사실 맞출 건 끝도 없다. 경기 중에 서로 도움이 되는 부분에 대해 얘기를 하고 있다. 계속 맞춘다 하더라도, 뭐 안 맞을 때도 있고(웃음). 하지만 서로 노력하고 있다. 그 시간이 계속 거쳐지면서 분명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싶다”고 했다.

이어 “그리고 지난 경기 때 (유)기상이 운 거 아니라고 하더라(웃음). 내가 대신 해명하겠다. 사실 매 경기가 힘들다. 중요하지 않은 경기는 세상에 없다. 모든 순간이 힘들다고 할 수 있지만 나는 그중 꼽자면 부상이었다. 내가 팀에 도움이 되지 않을 때, 이 순간이 모든 선수에게 가장 힘든 시간일 것이다”라며 힘든 시간을 떠올렸다.

그럼에도 양준석은 멈추지 않았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이번 시즌 평균 9.7점 6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커리어하이 시즌을 쓰고 있다. 다만 숫자만으로는 설명이 다 되지 않는다. 경기의 결을 읽는 눈이 한층 또렷해졌고 팀이 필요로 하는 장면을 짚어내는 감각도 더 짙어졌다. 팀이 이길 수 있는 길을 먼저 찾았고, 그 선택들이 차곡차곡 쌓여 지금의 시즌으로 이어졌다.

양준석은 “감독님과 계속 좋은 포지션이나 경기 뛸 때 편한 부분에 대해 많이 소통한다. 지난 시즌보다 더 많은 소통을 하면서 조금이라도 이길 수 있는 방향으로 많이 생각하고 있다. 커리어하이 시즌이라기보다는 매 순간을 열심히 했고, 승리하기 위해 절실히 뛴 부분이 기록으로도 나타난 것 같다”고 했다.

인터뷰 말미 양준석은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많은 시간을 코트에서 보내지 않아도, 팀이 흔들리지 않게 중심을 잡아주는 선수들이 있다. 기록지에 길게 남지 않아도 팀의 버팀목이 되는 이름들이 있다. 양준석은 성과가 몇몇의 빛으로만 완성되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묵묵히 제 몫을 다한 시간까지 더해져야 팀이 높이 오른다는 사실도 말이다.

양준석은 “이 말 꼭 넣어주셨으면 한다(웃음). 우리 팀 동료, 형들 누구 하나 빠짐없이 감사하다. 벤치에 있는 (허)일영이 형, (장)민국이 형, (한)상혁이 형, 판다(박정현) 형, (윤)원상이 형, (양)홍석이 형들. 형들의 커리어는 너무나 좋고 항상 코트에 들어가면 제 역할을 하는 선수들이지 않나”라고 하며 긴 호흡이 이어졌다.

그리고는 “출전 시간이 적음에도 항상 팀원들이 나랑 기상이를 리스펙해준다. 뒤에서 묵묵히 도와주고, 이런 부분이 우리가 1등을 지킬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만든 결과다. 더 잘 준비해서 통합 우승도 노려보겠다”고 말했다.

이제 LG는 4강 플레이오프로 직행한다. 정규시즌의 긴 숨을 잘 버텨낸 만큼, 이제는 더 짧고 더 뜨거운 승부를 준비해야 한다. 양준석은 “4강 플레이오프를 직행하게 됐다. 한 경기 한 경기가 소중한 경기가 될 거다. 그 순간에도 함께 최선을 다한다면 좋을 결과가 따라올 거라 믿는다”고 포부를 전했다.

#사진_윤민호, 문복주, 정다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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