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집권 후 미군 장성 잔혹사 [김태훈의 의미 또는 재미]
김태훈 2026. 4. 6.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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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기 집권 시절인 2019년 10월 마크 밀리(67) 육군 대장을 '미군 서열 1위' 합동참모의장에 발탁했다.
국가 안보를 위해 합참의장은 정권 교체 여부와 상관없이 4년 임기를 보장하는 것이 미군의 오랜 관례다.
2025년 1월 재집권 후 트럼프는 '밀리가 임기 중 중국 군부와 내통하는 등 반역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트럼프 재집권 첫해인 2025년 해군 및 공군 참모총장이 교체됐으니 육군이라고 예외가 될 순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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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기 집권 시절인 2019년 10월 마크 밀리(67) 육군 대장을 ‘미군 서열 1위’ 합동참모의장에 발탁했다. 국가 안보를 위해 합참의장은 정권 교체 여부와 상관없이 4년 임기를 보장하는 것이 미군의 오랜 관례다. 실제로 밀리 장군은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뒤에도 자리를 지켰다가 2023년 10월에야 퇴임했다. 트럼프는 밀리의 이 같은 태도가 영 못마땅했던 모양이다. 2025년 1월 재집권 후 트럼프는 ‘밀리가 임기 중 중국 군부와 내통하는 등 반역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심지어 “사형감”이라는 극단적 표현까지 썼다. 오늘날 미 전쟁부(옛 국방부) 청사인 펜타곤에 내걸린 역대 합참의장 사진들 속에 밀리의 얼굴은 없다. 트럼프가 제거를 지시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2020년 8월 찰스 브라운(64) 공군 대장을 공군참모총장에 임명했다. 육·해·공군을 비롯한 미군의 여러 군종(軍種) 가운데 흑인 장성이 최고 지휘관을 맡은 첫 사례였다. 이를 두고 미 언론은 ‘2020년 11월 대선에 앞서 트럼프가 흑인 표심을 잡기 위해 승부수를 던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브라운 총장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인 2023년 10월에는 합참의장으로 승진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브라운을 향해 “우리 군대를 이끌 인물로 그보다 더 적합한 이는 없을 것”이란 찬사를 바쳤다. 이것이 ‘바이든의 정적’ 트럼프의 심기를 건드렸을까. 브라운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직후인 2025년 2월 전격 해임됐다. 4년 임기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채 쓸쓸히 군복을 벗어야만 했다.
미 육군의 랜디 조지(61) 대장은 주한미군 복무 같은 한국과의 직접적 인연은 없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2023년 육군참모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그의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한국이 비중있게 거론됐다. 조지 대장은 ‘왜 군인의 길을 걷기로 했느냐’는 질문에 “내 고향인 아이오와주(州) 앨든에는 군대가 없고 우리 집안도 군인 가문은 아니었다”는 말로 답변을 시작했다. 이어 “고교생 때 알게 된 6·25 전쟁 참전용사가 있었다”며 “그분이 내게 들려준 군 시절 이야기에 나는 크게 고무됐다”고 털어놨다. 어려서 집안 형편이 어려웠던 조지 장군은 곧 신병 모집 담당자와 만나 상담을 받았다. 병사로 군 생활을 시작한 그는 이후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에 진학해 1988년 장교로 임관했다.

그 조지 장군이 지난 2일 미 육군참모총장에서 끝내 경질됐다. 2023년 9월 참모총장으로 취임해 4년 임기 중 아직 1년 5개월가량 남았으나 ‘빨리 사임하라’는 윗선의 압박을 더는 버틸 수 없었던 모양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로의 정권 교체 후 바이든 정권 시절 ‘잘나갔던’ 장군 및 제독들을 겨냥한 인적 청산 작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재집권 첫해인 2025년 해군 및 공군 참모총장이 교체됐으니 육군이라고 예외가 될 순 없었을 것이다. 조지 장군은 불과 6개월 전인 2025년 9월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를 직접 방문해 김규하 육군참모총장과 철통같은 한·미 동맹을 재확인한 바 있다. 한국과 이런저런 인연으로 엮인 미군 고위 장성들의 잇따른 낙마에 불안한 마음을 감출 길 없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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