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포럼] 기술패권 경쟁이 주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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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반까지 진행됐던 제2차 산업혁명은 대중들에게 조금 생소할 수 있는 주제지만, 백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글로벌 정치패권과 경제지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 정도로 거대한 격변이었다.
필자는 제1차 산업혁명 시대를 다루었던 지난 기고에 이어서 제2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패권 경쟁이 현재의 기술패권 경쟁에 주는 교훈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첫째, 제2차 산업혁명기의 경험은 기술패권이 영원하지 않다는 교훈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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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혁신이 국가 흥망 열쇠
한국, 기술 강국 대책 세우길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반까지 진행됐던 제2차 산업혁명은 대중들에게 조금 생소할 수 있는 주제지만, 백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글로벌 정치패권과 경제지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 정도로 거대한 격변이었다. 쉽게 설명해서 제1차 산업혁명이 우리 인류에게 '공장'이라는 산업적 선물을 안겨줬다면, 제2차 산업혁명은 그 공장을 '공업단지'로 키웠던 혁명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많은 전문가들은 제2차 산업혁명기를 '진정한 대량생산의 시작'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특히, 제2차 산업혁명을 선도했던 대표적 국가들인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러시아, 일본 등은 강력한 공업생산력을 기반으로, 동시대에 산업혁명이라는 격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던 지구상 대다수의 지역을 식민지로 지배하는 제국주의 국가들로 거듭났고, 현재까지도 그 위세를 유지하고 있다.
필자는 제1차 산업혁명 시대를 다루었던 지난 기고에 이어서 제2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패권 경쟁이 현재의 기술패권 경쟁에 주는 교훈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첫째, 제2차 산업혁명기의 경험은 기술패권이 영원하지 않다는 교훈을 남긴다. 19세기 중엽까지 세계 제조업을 주도했던 영국은 정체된 틀에 안주하다가 불과 수십 년 만에 미국과 독일이라는 도전자들에게 제조업 주도권을 넘기게 된다. 이는 선도국가라 해도 새로운 기술혁신에 뒤처지면 패권을 상실할 수 있으며, 후발국가라도 전략적 투자와 혁신으로 격차를 좁혀 기술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둘째, 인재 양성과 연구개발(R&D)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독일이 제2차 산업혁명 시대에 화학과 전기 분야를 석권할 수 있었던 것은 체계적인 공학 교육과 산학협력 덕분이었다. 즉, 오늘날에도 첨단기술 인력을 양성하고, 국가적으로 연구개발을 지원해야 기술패권 경쟁에서 생존·번영할 수 있음은 주지의 사실인 것이다.
셋째, 제2차 산업혁명은 표준의 중요성을 각인시키는 계기였다. 당시에 전기 규격, 통신망, 철도 궤간 등을 둘러싼 표준 경쟁은 선도국에 유리하게 전개됐다. 표준을 선점한 국가는 자신의 기술 체계를 널리 퍼뜨려 네트워크 효과와 락인(Lock-in) 효과를 얻었다. 19세기 후반 영국이 세계 시각 표준(그리니치 표준시)과 도량형 일부를 주도했던 것은 경제적 이익뿐 아니라 문화적 헤게모니까지 제공했다. 따라서 현대 국가들은 표준 선도 전략을 통해 기술패권을 공고히 하며, 이는 제2차 산업혁명의 교훈과 맥을 같이 한다.
넷째, 제2차 산업혁명 당시 독일과 미국의 부상을 보면 정부와 기업의 협력이 두드러졌다. 독일은 관·학협동으로 기술인을 양성하고 표준화를 추진했으며, 미국도 특허법 정비와 기업합병 승인 등으로 대기업 육성을 도왔다. 즉, 국가전략 차원의 기술정책이 기술패권 확보를 뒷받침한 것이다. 현대에도 각국 정부는 첨단기술 분야에 막대한 보조금과 보호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는 제2차 산업혁명기 관(官) 주도의 철도 부설, 식민지 통신망 건설 등과 같이 기술패권 경쟁에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제2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패권 경쟁은 기술 혁신이 곧 국가 흥망의 열쇠임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기술격차는 19-20세기 국제질서를 결정짓는 요인이었으며, 과학기술의 우위를 바탕으로 서구 열강은 전세계에 식민체제를 구축했고, 이는 1·2차 세계대전 후까지도 영향을 미쳤다.
현대에도 기술과 정치의 결합인 기정학이 국제 정치질서를 좌우한다. 우리는 제2차 산업혁명에 제대로 대응해보지 못해 나라를 잃은 뼈아픈 경험을 가지고 있기에 이러한 교훈을 더더욱 각인해야만 할 것이다.
심진보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기술전략연구센터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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