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앞 다가온 칸영화제…올해는 장편 초청작 나올까?
작년 공식·비공식 부문엔 한 편도 없어…9일 라인업 발표
박찬욱 감독 한국인 처음으로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 맡아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칸국제영화제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올해는 한국 장편 영화가 초청을 받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해에는 12년 만에 한국 장편 영화가 경쟁을 비롯해 비경쟁 부문에서도 초청을 받지 못했다. 한국 작품으로는 유일하게 정유미 감독의 단편 애니메이션 ‘안경’이 비평가주간에 초청됐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연상호, 나홍진, 정주리 등 이전 칸영화제에 간 적이 있던 감독들의 신작들의 초청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특히 연상호 감독의 경우 ‘군체’와 ‘실낙원’ 2편이 거론되고 있으며 나홍진 감독의 대형 프로젝트 ‘호프’ 역시 초청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칸영화제는 오는 9일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 달 열리는 제79회 영화제의 공식 부문에 선정된 작품을 발표한다. 공식 부문에는 경쟁 부문을 비롯해 비경쟁 부문, 새로운 경향을 소개하는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등이 있다. 박찬욱 감독은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맡는다.



칸영화제와 인연이 깊은 연상호 감독은 ‘군체’와 ‘실낙원’을 올해 선보인다.
‘군체’는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번져 건물이 봉쇄되고, 감염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 진화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스크린에 11년 만에 복귀하는 전지현을 비롯해 구교환, 지창욱, 신현빈 등이 출연하며 쇼박스가 배급을 맡았다.
‘실낙원’은 실종 사건으로 잃었던 아이가 9년 만에 돌아오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영화로 배우 김현주와 배현성이 연기한다. 연 감독이 ‘얼굴’(2025)에 이어 선보이는 저예산 영화로 CJ ENM이 배급한다.
연 감독의 작품이 장르적 특성이 강한 만큼, 초청장을 받는다면 비경쟁,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등의 부문일 가능성이 점쳐진다. 연 감독은 2012년 ‘돼지의 왕’으로 감독 주간에 초청돼 칸과 인연을 시작했다. 이후 2016년 ‘부산행’이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에 초청받으며 칸과 인연을 이어왔다.

나홍진 감독의 대형 신작 ‘호프’도 거론되고 있다. ‘호프’는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항구마을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가 찾아오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황정민과 조인성, 정호연과 할리우드 배우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시아 비칸데르 등이 출연하며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가 배급을 맡았다.
나 감독이 10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인 데다가 호화 캐스팅, 베일에 싸인 이야기 등으로 한국 영화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는 작품으로, 칸영화제에서 최초로 공개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호프’가 초청받는다면, 나 감독은 2016년 ‘곡성’이 비경쟁 부문에 간 이후 10년 만에 칸의 레드카펫을 밟게 된다.

정주리 감독의 ‘도라’도 물랑에 오르고 있다. ‘도라’는 바닷가 마을을 배경으로 신체적, 정신적 아픔을 가진 한 소녀가 또 다른 여성을 만나면서 치유하는 이야기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어느 가족’에서 주연을 맡은 일본 배우 안도 사쿠라가 주연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걸그룹 아이오아이(I.O.I) 출신으로 영화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에 출연한 김도연도 함께한다.
‘도라’가 2022년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과 한국 제작사가 만든 고레에다 감독의 ‘브로커’ 이후 4년 만에 경쟁 부문에 진출할지 주목된다. 외신 등에서는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초청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 감독은 2022년 ‘다음 소희’로 칸영화제 비평가 주간에, 2014년 ‘도희야’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받았다.
김지운 감독의 ‘더 홀’도 관심을 모았지만, 출품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 홀’은 편혜영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미국 자본을 100% 투자받아 한국과 미국 제작사가 합작한 작품이다. 테오 제임스, 정호연, 염혜란 등 국내외 배우가 출연했으며 올해 개봉이 목표다.
9일 발표되는 공식 부문 외에도 감독 주간과 비평가 주간 등 비공식 부문에 한국 영화가 초청받을 가능성도 있다. 공식 기자회견 이후 추가로 발표되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한국 장편 영화는 12년 만에 공식 부문과 비공식 부문에 초청받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연 관객 1억 명이 위태로울 정도로 한국 영화시장이 침체돼 우려가 높았다.
다만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에서는 정유미 감독의 ‘안경’이 비평가 주간에 초청받았다. 허가영 감독의 ‘첫여름’은 한국 영화 최초로 학생 영화 부문인 라 시네프(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서 1등 상의 영예를 안았다.
올해 칸영화제는 다음 달 12일 개막작 프랑스 감독 피에르 살바도리의 ‘라 베뉘스 엘렉트리크’를 시작으로 25일까지 2주간 열린다.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은 한국인 최초로 박찬욱 감독이 맡는다.
할리우드 배우 존 트래볼타의 감독 데뷔작 ‘프로펠러 원 웨이 나이트 코치’는 프리미어 부문에 초청돼 최초로 공개된다. 비행기를 좋아하는 소년이 엄마와 할리우드로 가는 여정을 그린 작품으로, 트래볼타가 1997년 쓴 동명 동화를 바탕으로 했다. 작품에는 트래볼타의 어린 시절 기억과 비행에 대한 사랑이 담겨 있다.
이외에도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와 하마구치 류스케를 비롯해 이란의 아스가르 파르하디, 페드로 알모도바르, 제임스 그레이, 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 등의 신작이 초청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외신에서 나온다.
영화 ‘반지의 제왕’을 연출한 뉴질랜드 영화감독 피터 잭슨과 전설적인 ‘팝 디바’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는 명예 황금종려상 수상자로 선정돼 영화제 기간 상을 받는다.
연승 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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