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널의 ‘CHATGPT식 과르디올라니즘’, 균열?

김세훈 기자 2026. 4. 6.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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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 아르테타 감독. 로이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의 ‘쿼드러플(4관왕)’ 도전은 사실상 막을 내렸다. 이제 큰 결단을 내릴 때가 됐다.

영국 매체 가디언 칼럼니스트 바니 로네이는 최근 칼럼에서 “아스널은 모든 것을 잃을 수도, 모든 것을 얻을 수도 있는 갈림길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쿼드러플이라는 이상은 무너졌지만, 동시에 전례 없는 실패 혹은 또 다른 형태의 성공을 위한 의식 전환이 절실하다는 뜻이다.

실제 아스널은 이미 리그컵 결승 패배, FA컵 탈락 등 주요 트로피 경쟁에서 연이어 이탈했다. 여기에 리그와 유럽대항전까지 흔들릴 경우, 불과 2주 남짓한 기간에 시즌 전체가 붕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대로 리그 우승을 지켜낼 경우, 이는 22년 만의 정상 복귀라는 분명한 성과로 남는다.

아스널이 막판 흔들리는 본질적인 이유는 결과보다 과정에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켈 아르테타 감독이 구축한 아스널은 철저한 시스템 기반 팀이다. 점유, 위치, 압박, 전환까지 모든 움직임이 정교하게 설계된 ‘구조 축구’에 가깝다. 이 시스템은 시즌 초반 압도적 성과로 이어졌다. 그러나 최근 들어 그 정밀함이 오히려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상대가 아스널의 패턴을 차단할 경우, 경기 흐름을 뒤집을 ‘즉흥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특히 오픈플레이에서의 창출력 저하는 뚜렷하다.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음에도 공격 전개 다양성은 상위권 대비 떨어진다는 평가다. 주요 공격 자원들의 득점 정체 역시 이를 방증한다.

로네이는 아르테타의 전술을 두고 “펩 과르디올라 축구의 ‘ChatGPT 버전’”이라는 도발적 표현을 사용했다. 이는 완성도 높은 구조와 논리는 갖췄지만, 결정적 순간을 바꾸는 창의성과 불확실성이 결여됐다는 의미다. 실제로 맨체스터 시티는 동일한 점유 기반 축구를 구사하면서도 개인의 창의성과 자유도를 병행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또한 파리 생제르맹 역시 조직적 틀 속에 드리블과 속도, 개인 능력을 결합해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이 비교 대상으로 제시된다.

물론 이를 단순한 ‘붕괴’로 해석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아스널은 스타 선수 집합이 아닌, 장기적 프로젝트를 통해 구축된 팀이다.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시행착오는 자연스러운 단계라는 평가다. 가디언은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이 팀이 여전히 리그 우승 경쟁의 중심에 있다는 사실”이라며 “시즌 전체 맥락에서 보면 이미 충분한 성취를 이뤘으며, 향후 몇 경기 결과에 따라 역사적 시즌으로도 남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스널은 현재 2위 맨체스터 시티에 승점 1이 앞선 리그 선두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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