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 칩’⋯ 가성비 끝판왕 MCU, AI 시대에도 각광받는 이유

인공지능(AI)이 전 세계 모든 산업 분야에서 확산하면서 고성능 칩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지만, 저전력과 가성비가 핵심 장접으로 꼽히는 마이크로컨트롤러(MCU)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산업 구조가 ‘성능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서도 저전력 엣지 디바이스와 산업 IoT를 중심으로 존재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MCU의 경쟁력은 저전력과 실시간 제어다. 전력 소모가 낮아 배터리 기반 기기에 적합하다는 점도 강점이다. 가전제품, 웨어러블, 산업용 센서, 자동차 전장 등 ‘상시 구동’이 요구되는 장치에서 기기의 두뇌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MCU는 시스템 반도체의 한 영역으로 센서에서 수집한 정보를 처리하고 기기의 부품을 제어하는 소형 칩이다. CPU와 메모리, 입출력 회로가 한 칩에 집적돼 저전력·저비용으로 동작하는 점이 특징이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MCU 시장 규모는 2023년 324억 달러(약 45조원)에서 2030년 699억 달러(약 100조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시장 구조는 소수 글로벌 기업 중심의 과점 형태로 구성돼 있다.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와 네덜란드 NXP, 독일 인피니언, 일본 르네사스 등 주요 업체가 MCU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국내 산업용·차량용 MCU 분야에서는 해외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저전력 수요 확대 역시 MCU 시장 성장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배터리 기반 기기와 산업용 설비 전반에서 전력 효율성이 중요해지면서, 저전력 특성을 갖춘 MCU 채택이 늘어나는 추세다.
원가 구조 측면에서도 차이는 뚜렷하다. 고성능 시스템은 일반적으로 MPU에 DDR, eMMC 등 외부 메모리를 결합해야 하며, 이 경우 시스템 구성 비용이 수십 달러 수준까지 상승한다. 반면 MCU는 단일 칩으로 기능 구현이 가능해 저가형 제품의 경우 1달러 이하에서도 가격이 형성된다.
한 팹리스 업계 관계자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나 MPU 기반 설계를 적용하면 칩 단가뿐 아니라 DDR, eMMC 등 외부 메모리 비용까지 더해져 전체 시스템 원가가 20~30달러 수준까지 올라간다”며 “반면 단순 제어 중심 설계에서 보급형 MCU를 적용할 경우 칩 가격이 1달러 이하로 떨어져 비용 경쟁력이 크게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향후 온디바이스 AI 확산에 따라 MCU의 활용 범위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MCU 기반 엣지 단에서 데이터 처리가 가능해지면서 클라우드 의존도를 낮추고, 응답 속도를 개선하는 동시에 전력 소모와 통신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부각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 가전 확산으로 MCU에 일부 AI 기능을 탑재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용도에 따라 MPU를 쓰는 방안과 보다 고성능의 AI SOC를 활용하는 방향이 병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수연 기자 ssu@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