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헌-박윤영-홍범식號’ 출범⋯ 이통 3사, CEO 리더십 ‘시험대’
- SKT ‘AI 중심 통신사’, KT ‘AX 플랫폼 컴퍼니’, LG유플러스 ‘글로벌 AI SW 기업’ 목표

KT가 지난달 31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윤영 대표이사 선임안을 의결하면서 이동통신 3사 CEO(최고경영자) 간 리더십 경쟁이 본격화됐다. 최근 이통 3사를 둘러싼 환경과 여론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기에 CEO들의 경영 전략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관심을 모은다.
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정재헌 SK텔레콤 CEO, 박윤영 KT CEO, 홍범식 LG유플러스 CEO 모두 한 목소리로 외치는 것은 ‘고객 신뢰 회복’이다. 이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이통 3사에서 보안 관련 문제가 끊이지 않으면서 고객 신뢰도가 크게 하락한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 지난해 발생한 SKT의 유심 서버 해킹 사고, KT 무단 소액결제 및 해킹 사고로 인해 고객의 개인정보 유출 사실이 확인됐다. LG유플러스 역시 통합 서버 접근제어 솔루션(APPM)과 연결된 정보가 유출됐으며, 최근에는 가입자식별정보(IMSI)에 가입자 전화번호 일부를 조합한 것이 확인되면서 보안 허점 문제로 국회의 질타를 받았다.
정재헌 SKT CEO는 지난해 10월 취임 후 고객 신뢰 회복에 방점을 두고 활동을 이어갔다. 정 CEO의 지휘 아래 SKT는 지난해 말 고객가치혁신실 산하에 고객 목소리를 상품·서비스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CX 조직을 신설했으며, 지난달 27일에는 창사 42주년을 맞이해 정 CEO 및 SKT 전체 임직원과 고객신뢰위원회 위원 등 80여명이 고객 방문 행사를 시행하며 현장 점검에 나섰다.
박윤영 KT CEO는 취임 후 첫 경영 행보로 정보보안 및 네트워크 운용 현장을 직접 찾았다. 별도의 취임 행사 없이 ‘KT 네트워크·보안 관제센터’로 향한 박 CEO는 관제센터 운영 전반에 대한 브리핑을 청취하고 주요 설비와 실시간 운영 현황을 세밀하게 점검했다. 박 CEO는 임직원에게 보낸 첫 서신에서 “고객이 안심할 수 있는 네트워크, 안정적인 서비스 품질, 빈틈없는 정보보안은 KT의 존재 이유”라며 “이 영역에 대해서는 어떠한 타협도 없이 필요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취임 2년차를 맞이한 홍범식 LG유플러스 CEO는 올해 핵심 가치로 ‘T.R.U.S.T(신뢰)’라는 키워드를 제시했다. T.R.U.S.T는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다짐(T), 문제를 드러내는 용기(R), 신뢰에 기반한 연대(U), 고객 세분화를 통한 깊이 있는 이해(S), 칭찬과 감사로 만드는 변화(T)라는 다섯 가지 마음가짐을 요약한 단어로 구성원과 경영진, 회사와 고객 간 신뢰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IMSI 보안 문제는 오는 13일부터 전 고객 대상 유심 무상 교체를 진행하고 IMSI 체계를 난수화로 해결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CEO들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 혁신 전략도 내놨다. 정 CEO는 지난달 열린 세계 최대 통신 박람회 ‘MWC 2026’에서 AI로 변화 혁신을 이루는 것이 목표인 ‘AI 네이티브’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통신 전 영역에 AI를 적용한 ‘AI 중심 통신사’로 탈바꿈하는 것이 SKT의 목표다.
박 CEO는 KT를 대한민국 네트워크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지는 국가 기간통신사업자이자 AI 시대를 선도하는 ‘AX 플랫폼 컴퍼니’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홍 CEO는 LG유플러스를 통신과 AX 기술의 솔루션화를 주도하는 ‘글로벌 AI 소프트웨어(SW)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중장기 비전을 제시했다.
박준영 기자 pjy6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