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 자랑스러워 죽겠네!' MVP 엄마는 시아나 얘기에 목청 더 커졌다 [MHN 현장]

권수연 기자 2026. 4. 6.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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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장충, 권수연 기자) 우승 소감에는 반듯한 미소를 짓던 실바는 딸의 시구 얘기를 더욱 기뻐했다. 

네트를 넘긴 것이 우승 트로피만큼 자랑스러워 보이는 목청(?)이었다.

GS칼텍스가 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5-26시즌 진에어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한국도로공사를 세트스코어 3-1(25-15, 19-25, 25-10, 25-20)로 꺾고 승리했다.

중간에 무릎을 감싸쥐는 등 아찔한 순간이 있었지만, 이번 경기에서도 실바는 36득점(공격성공률 47.89%)을 터뜨리며 펄펄 날았다. 

실바는 준플레이오프(PO)부터 여섯 경기를 풀로 치르며 누적 218득점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에만 자신의 정규시즌 누적득점(1,083점)의 1/5에 해당하는 점수를 올린 것이다.

단기전이니만큼 실바에게 화력이 집중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쿠바 특급' 실바도 결국은 사람이다. 중간에 분명히 체력 위기도 도래했을 것이고, 무엇보다 고질적인 무릎 통증을 안고 있었다. 

하지만 실바는 꿈꾸던 트로피에 가까워질수록 포기하지 않는 괴력을 발휘했다.

이 날 경기 3세트에서는 잠시 무릎을 부여잡는 등 아찔한 모습을 보였지만, 자신의 포지션에서 최대한 영리한 공격 각도를 만들어내며 도로공사의 수비를 파훼했다. 

실바가 이번 포스트시즌을 통틀어 기록한 점수만 나열해도 플레이오프 42득점, 플레이오프 1차전 40득점, 2차전 32득점, 챔피언결정전 1차전 33득점, 2차전 35득점에 3차전까지 36득점이다.

실바는 경기 후 이견없이 챔프전 MVP에 선정됐다. 34표 가운데 33표. 압도적인 득표수를 받았다. 2023-24시즌 한국에 입성했고 세 시즌만에 피땀눈물의 결실을 맺은 것이다.

경기 후 챔피언 티셔츠를 입고 기자들과 만난 실바의 얼굴에는 행복이 가득했다.

우승 소감을 묻는 말에 그는 "이 마음을 한 단어로 표현하기가 어렵다"며 "3년 동안 꾸어왔던 꿈이고 드디어 성취할 수 있어 행복하다. 코트에서 정말로 잘했고, 행복하다는 말밖에 드릴 수 없다. 우리 팀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무릎 컨디션에 대해 묻자 그는 "제 무릎은 만성적인 문제다. 올 시즌 힘들었지만 큰 문제가 없이 한 시즌을 마쳤다. 한 이틀 휴식하면 괜찮겠다(웃음)"고 전했다. 다만 차기 시즌 재계약 여부와 현역 여부에 대해서는 "(재계약은) 지금 당장 답변을 드리기는 어렵다. 현역에 대해서는 은퇴하지 않는다. 한 2~3년 정도는 더 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2023-24시즌 딸 시아나와 함께 코트에 선 실바
시구에 나선 시아나

비교적 차분한 텐션의 인터뷰였지만 딸 시아나의 이야기가 나오자 실바는 흥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날 실바의 딸 시아나는 아빠와 함께 손을 잡고 코트에 나와 시구를 선보였다. 올해 만 6살인 시아나는 3년 전 아기일 때부터 항상 경기장에 나와 엄마의 투혼을 지켜봤다.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한 사랑스러움으로 주목받았다.

시아나는 이 날 선보인 시구에서 공을 툭 쳐 자신보다 훨씬 더 높은 키의 네트를 넘기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실바는 "시구 이전에 시아나에게 약간의 레슨을 좀 해줬다. 공이 네트를 넘겨야 한다고 말해줬고 몇 번 시도를 했지만 잘 안됐었다. 하지만 오늘은 연습도 하지 않고 네트를 넘겼다. 엄마로서 너무나 자랑스럽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렇게 하는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라며 기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목청도 이때 가장 커졌다.

'딸이 배구선수로 재능이 있는 것 같냐'는 물음에 그는 "만약 어제였다면 연기나 춤추는걸 더 좋아한다고 말했을텐데 오늘 하는걸 보니 100% 재능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본인이 원한다면) 앞으로 이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잡아줘보겠다"고 농담을 건네면서도 딸에 대한 크나큰 애정을 감추지 못했다. 

실바의 직전 마지막 우승은 2019-20시즌, 시아나가 태어나기 전 폴란드 리그 아조티 헤믹 폴리체에서 이뤄졌다. 당시 실바의 팀은 폴란드컵 우승, 슈퍼컵 우승, 리그 우승을 싹쓸이했다. 그 이후로는 우승 기록이 없었고 약 6년 만에 머나먼 한국에서 또 한 번의 트로피를 들어올리게 됐다.

실바는 선수단 뿐만 아니라 함께 우승을 합작한 코칭스태프들에 대해서도 마음을 표했다. 

그는 "트레이너 및 코칭스태프 분들이 없다면 저희는 지금 코트에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처음부터 시즌 막바지까지 정말 잘해주셨다. 특히 하루 걸러 하는 포스트시즌 스케줄에서 더욱 그렇다. 저희보다 휴식도 적으면서 몸 관리를 도와주셨다"고 거듭 감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동료들이 끝까지 싸우는 모습을 보고 (통증을) 견뎠다. 저만 아픈게 아니고 선수들이 한 군데씩 다 아팠다. 그랬기 때문에 포기를 할 수 없고 포기할 이유도 없었다. 가끔 힘들기도 했지만 돌아봤을 때 뭐라고 말할 필요가 없이 얼굴만 봐도 서로 끝까지 하자는 의지를 엿봤다"고 동료들에게도 박수를 보냈다. 

마지막으로 "딸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전한 그는 "한국에도 비슷한 음식이 있는데, 흑미로 만드는 전통적인 쿠바 요리가 먹고 싶다. 어머니가 요리를 잘 못하셔서 외할머니가 만들어주시는 것을 먹고 싶다"고 말하며 웃음지었다. 

 

사진=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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