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 속 민간임대도 경쟁률 160대 1... 입주자들은 “전세 사기 불안 여전”
“청약 당첨 후 입주 고민 중입니다”
최근 청약 관련 커뮤니티에서 종종 보이는 글이다. 바늘구멍보다 뚫기 어렵다는 청약에 당첨되고도 입주를 고민하는 이유는 당첨된 주택이 공공이 아닌 민간임대 주택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보증금 미반환 사고가 발생해 논란이 됐던 민간임대 청년안심주택(청안주) 경쟁률이 최근 세 자릿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는 물론 비(非)아파트까지 전세 매물이 귀해지면서 그동안 공공임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었던 민간 청안주까지 몸값이 오른 것이다. 하지만 ‘전세 사기’ 등 사고 위험에 대한 대책이 부족해 예비 입주자들의 불안은 여전하다.
5일 청안주 입주지원센터 등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모집한 동작구 이수 스타팰리스의 민간임대 98가구 경쟁률은 약 160대1에 달했다. 입지가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1년 전인 작년 4월 같은 민간임대 ‘용산 남영역 롯데캐슬 헤리티지’가 217가구 공급에 평균 91.6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에서 크게 오른 숫자다. 임대료가 낮고 보증금 미반환 우려도 적어 경쟁률이 높은 공공임대 청안주의 지난해 12월 30일 평균 경쟁률 147대1(322가구 공급, 4만7466명 신청)을 웃도는 수치다.

청년안심주택은 서울시가 만 19~39세 무주택 대학생, 청년, 신혼부부 등을 대상으로 역세권 등 입지가 좋은 곳에 공급하는 주택이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공급하는 공공임대와 서울시로부터 행정 지원을 받아 민간 사업자가 공급하는 민간임대로 나뉜다. 지난 1월 기준 입주를 마쳤거나 공급 계획에 있는 총 4만6000여 가구(착공 포함) 중 공공임대는 1만6000여 가구에 그치고 절반이 넘는 약 3만 가구가 민간임대다.
SH가 직접 공급하고 입주 후에도 관리해 전세 보증금을 떼일 위험이 적은 공공임대와 달리, 민간임대는 임대보증금 반환의무 등 임대차 계약 관련 책임이 민간 사업자에게 있어 과거부터 수요자들의 선호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실제 전세 보증금 미반환 사태로 이어진 사례가 있다는 점도 불신을 키웠다. 지난해 잠실 센트럴파크에서 134가구가 보증금 239억원을 못 돌려받았고, 사당동 코브에서도 보증금 100억원 미반환 사태가 벌어졌다.
게다가 민간 청안주는 비싼 월세와 관리비로 중도 퇴거자도 많다. 임대료가 주변 시세 대비 30~70% 수준인 공공임대와 달리, 민간 청안주는 일반공급은 주변 시세 대비 85% 이하, 특별공급은 75% 이하여서 시중 매물에 비해 아주 저렴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각종 커뮤니티 시설 이용료와 난방비, 주차비 등을 합치면 관리비가 월 수십만원에 달한다는 점도 실입주자들 사이에서 단점으로 꼽혔다.
이러한 이유로 그동안 공공임대에 비해 경쟁률이 낮았던 민간 청안주의 경쟁률이 세 자릿수를 기록할 정도로 높아진 것은 그만큼 청년층을 위한 양질의 전·월세 매물이 귀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세 사기 사태 여파로 빌라나 오피스텔 수요가 줄면서 최근 4~5년 사이 비아파트 공급이 위축돼 사회 초년생을 위한 임대 매물 또한 줄어든 상황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준공된 서울 연립·다세대·다가구 주택은 4858가구로, 아파트 준공 물량(4만9973가구)의 10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
실제로 청년 임대주택 관련 커뮤니티에는 민간 청안주에 들어가도 될지 묻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에 청약이 진행된 이수 스타팰리스의 경우, 근저당 설정된 금액이 높아 불안하다는 예비 입주민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스타팰리스 입주지원센터 측이 공개한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 건물 307호에는 총 2억2000만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다. 이 가구는 신혼부부를 위한 공급 가구로 최대 보증금 1억6500만원, 월세 65만원의 조건으로 입주해야 하는데, 이미 2억원 넘는 근저당이 설정돼 있어 향후 보증금 반환이 걱정된다는 취지다. 건설사 측은 “보증보험 가입을 위해서는 근저당권 설정액이 주택가액의 60% 이하, 근저당권 및 보증금 합산액이 주택가액의 90% 이하여야 한다”며 “스타팰리스 이수는 해당 비율이 모두 충족돼 보증금 100% 보증보험 가입이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 예비 입주민은 “보증보험이 연장되지 않거나 주택 시세가 하락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까 걱정된다”고 했다.
이처럼 예비 입주민들의 불안감이 크고 실제 피해까지 발생한 상황이지만 서울시나 SH는 “절차적인 행정 지원만 할 뿐 민간사업자가 관리하는 주택”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서울시 측은 “임차인의 피해를 방지하고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이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사업자 재정 지원 확대, 분양주택 일부 허용 등 시 자체적인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법·제도 상 개선이 필요한 사항은 지속적으로 국토부에 건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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