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곁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세월호 가족이 연극에 담은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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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특강 문제를 풀던 고등학교 3학년 혜림(애진 엄마 김순덕씨)이 궁금한 듯 스스로에게 묻는다.
세월호 가족으로 구성된 4·16가족 극단이 준비한 이날 연극에 관객은 약 1시간20분 동안 웃음과 울음을 반복했다.
이번 연극을 통해 가족들은 그동안 함께해준 이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첫 작품은 '그와 그녀의 옷장'이라는 제목의 연극으로, 가족들이 가장 좋아하던 극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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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고 빠르게, 그게 뉴스 아닌가?”
수능특강 문제를 풀던 고등학교 3학년 혜림(애진 엄마 김순덕씨)이 궁금한 듯 스스로에게 묻는다. “전원 구조라는 오보가, 그 거짓이 파도처럼 퍼져나가는 게 풀고 있는 어떤 문제보다 이상하다.” 혜림은 수능특강 대신 신문을 펼친다. “뉴스도, 어른들도 믿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야.” 그 모습을 발견한 선생님(윤민 엄마 박혜영씨)이 호통을 친다. “고3이 자습시간에 신문? 심지어 한겨레? 신문 덮고, 노란 리본도 떼!”
세월호 12주기(4월16일)를 앞둔 5일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경기도미술관에서 열린 4월 연극제 무대에 오른 ‘노란 빛 사람들’ 가운데 첫번째 에피소드 ‘광장에서’의 한 장면. ‘광장에서’는 참사 당시 학생이었던 혜림이 기자가 돼 2024년 세월호 엄마들과 광장에서 재회하는 내용을 담았다. 전원 구조를 알리는 참사 당시 뉴스 음성이 재생되자 장내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선생님의 과장된 목소리엔 관객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세월호 가족으로 구성된 4·16가족 극단이 준비한 이날 연극에 관객은 약 1시간20분 동안 웃음과 울음을 반복했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은 4월 연극제는 2017년 처음 시작했다.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2019~2021년 휴지기를 가졌으나 2022년 다시 시작해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이날 무대는 참사 12주기를 맞아 광장, 서울 도봉구, 대구를 무대로 서로 다른 장소에서 가족에게 곁을 내주며 함께한 사람들 이야기를 담았다. 김태현 4·16가족 극단 예술감독은 “그전까지 주로 가족들 이야기를 전달했다면 이번에는 세월호 가족들 옆에서 함께 걷고 호흡했던 시민들 이야기를 담았다”고 했다. 연극 제목이 ‘노란 빛 사람들’인 이유다.
이번 연극을 통해 가족들은 그동안 함께해준 이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예진 엄마 박유신씨는 “예진이 꿈이 이렇게 무대에 올라 공연하는 뮤지컬 배우였다”며 “매일이 아프지만 이제는 4월이 다가오면 연극제에서 여러분을 만날 생각에 기대도 된다”고 했다. 가족들은 이날 입을 모아 “곁을 내주셔서, 함께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4월 연극제는 가족들이 꾸린 4·16가족 극단에서 출발했다. 2015년 10월께 치유 목적으로 연극을 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4~5명이 모여 희곡 읽기로 모임을 시작했다. 가족들은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극단 모습을 갖췄고, 그해 7월 처음 쇼케이스(발표회)를 진행했다. 공식적으로 무대에 올린 건 2016년 10월이었다. 첫 작품은 ‘그와 그녀의 옷장’이라는 제목의 연극으로, 가족들이 가장 좋아하던 극본이었다.
이번 연극제는 4일 개막 공연을 시작으로 26일까지 총 9개 작품이 19회에 걸쳐 무대에 오른다. 전석 무료다. 관람 예약 및 상세 일정은 4·16재단 누리집(416foundation.org)과 네이버에 ‘4월 연극제’를 검색해 확인할 수 있다.
글·사진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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