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는 시작됐다... 마스터스 연습장서 코스 공략 익히기 바쁜 선수들
실제 코스 1번 홀·5번 홀 그대로 재현
거리·벙커 위치까지 동일, 구질 점검 딱
티석서 가장 가까운 75야드 지점 그린
2번 홀 본떠 만들어 낙하지점 등 연습
다른 선수들 샷·루틴 관찰도 가능
팬들은 선수 준비 과정 볼 수 있어 재미
[오거스타(미국 조지아주)=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의 드라이빙 레인지는 알면 알수록 놀라운 ‘비밀 요새’같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연습장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구조가 숨어 있다. 단순히 공을 치는 공간이 아니라, 실제 코스를 축소해 옮긴 ‘미니 오거스타’다.

오른쪽 페어웨이 280야드 지점에는 벙커가 있다. 1번홀과 동일한 위치다. 자연스럽게 왼쪽 공략을 유도하는 구조다. 페이드 샷이 유리하고, 훅이 나면 나무숲으로 떨어져 파 세이브 공략을 어렵게 한다. 선수들이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특정 구질을 반복 점검하는 이유다.
왼쪽 페어웨이는 5번홀과 같은 형태다. 285야드와 310야드 지점의 벙커 배치도 그대로 옮겼다. 전장이 긴 파4 홀의 특성상 티샷의 정확도가 중요하고, 드로 구질이 효과적이다. 1번홀과 반대로 오른쪽으로 밀리면 나무숲으로 들어간다. 연습 단계부터 실제 코스 공략을 염두에 두고 설계한 의도가 엿보인다.

이처럼 오거스타의 드라이빙 레인지는 ‘샷 점검’보다 ‘코스 공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연습장이 아니라, 경기를 미리 경험해 보는 공간에 가깝다.
1400만 달러 투자…완전히 새로 태어난 현대식 레인지
오거스타의 드라이빙 레인지는 2010년 마스터스를 앞두고 새로 조성됐다. 원래 갤러리 주차장으로 쓰던 부지에 약 1억 4000만 달러(약 2100억 원)를 투입해 새로운 연습 구역(Practice Area)을 개발했다. 규모는 약 10만㎡, 길이 400야드의 대형 레인지로 확장됐다.
이전 연습장은 클럽하우스로 들어오는 주도로(매그놀리아 레인) 옆에 있었다. 전장 250야드 내외로 지금보다 훨씬 짧고 규모도 작았다. 공이 골프장 밖으로 날아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그물을 쳐놨다. 다른 골프장처럼 단순하게 공을 치는 공간이었다.
변화의 핵심은 설계 개념이다. 기존처럼 일렬로 공을 치는 구조를 벗어나, 실제 코스처럼 페어웨이와 그린, 벙커를 유기적으로 배치했다. 샷의 거리뿐 아니라 방향과 구질까지 함께 점검할 수 있게 만들었다. 지하에는 난방 등의 설비를 갖춰 날씨 변화에도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쇼트게임 구역도 같은 철학으로 구성됐다. 드라이빙 레인지 바로 옆에는 별도의 그린과 벙커를 통해 다양한 경사를 구현했다. 3개의 그린은 서로 경사의 방향과 높이가 다르다. 벙커도 내리막과 오르막, 턱을 높게 만드는 등 실제 코스에서 마주할 상황에 대비했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의 코스는 가장 완벽하다는 평가를 듣는다. 그린스피드 4m에 이를 정도로 빠르게 유지하고, 페어웨이는 양탄자처럼 잘 관리됐다. 드라이빙 레인지도 단순한 연습 시설에 그치지 않는다. 코스를 미리 경험하고, 전략을 완성하는 또 하나의 경기장이다. 그렇기에 마스터스의 승부는 티잉 그라운드가 아니라, 이미 이곳에서 시작된다.
‘메이저 중의 메이저’로 불리는 마스터스는 오는 9일(한국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대망의 90번째 대회의 막이 오른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불참하지만,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타이틀 방어에 나서고 한국의 임성재·김시우가 그린재킷 사냥에 나선다.
주영로 (na187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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