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웅 밟을까 봐, 차라리 굴러 넘어진 김민수…'동업자 정신' 빛난 두 선수에게 박수를

최원영 기자 2026. 4. 6. 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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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훈하게 마무리했다.

김영웅은 김민수의 5구째 슬라이더를 조준해 1루 땅볼을 쳤다.

김민수는 행여 자신의 오른발이 김영웅을 밟을까 우려해 점프했고, 착지 과정에서도 왼발로 김영웅을 피하느라 중심을 잃었다.

김영웅은 계속해서 김민수 곁을 떠나지 못했고, 김민수는 거듭 괜찮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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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KT 위즈 김민수, 슬라이딩 중인 삼성 라이온즈 김영웅. 하마터면 1루에서 충돌해 부상이 생길 뻔했다. 김민수가 재치 있게 잘 피해 두 선수 모두 다치지 않았다. ⓒ삼성 라이온즈

[스포티비뉴스=수원, 최원영 기자] 훈훈하게 마무리했다.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는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6 신한 SOL KBO리그 맞대결을 펼쳤다. 승패를 떠나 양 팀 선수의 동업자 정신이 돋보인 순간이 있었다.

7회초 KT 투수 김민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류지혁을 2루 땅볼로 제압했다. 다음 타자는 김영웅이었다. 김영웅은 김민수의 5구째 슬라이더를 조준해 1루 땅볼을 쳤다. 1루수 김현수가 포구를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공은 뒤로 살짝 튀었다. 2루수 김상수가 곧바로 공을 잡아 1루로 송구했다.

김영웅은 전력 질주한 뒤 1루 베이스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했다. 이 과정에서 베이스 커버를 들어온 김민수와 겹쳤다. 김민수는 행여 자신의 오른발이 김영웅을 밟을까 우려해 점프했고, 착지 과정에서도 왼발로 김영웅을 피하느라 중심을 잃었다. 왼발을 멀리 뻗어 그라운드를 밟았다. 결국 앞으로 몇 바퀴 굴러 넘어졌다.

▲ 넘어지고 있는 KT 위즈 김민수와 슬라이딩 후 이 장면을 목격 중인 삼성 라이온즈 김영웅. 하마터면 1루에서 충돌해 부상이 생길 뻔했으나 김민수가 재치 있게 잘 피해 두 선수 모두 다치지 않았다. ⓒ삼성 라이온즈

김민수는 무릎을 꿇고 엎드려 놀란 가슴을 진정시켰다. 김영웅도 눈이 커졌다. 곧바로 김민수에게 향해 상태를 살폈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고개를 숙이고 있던 김민수는 살짝 웃으며 괜찮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김영웅은 계속해서 김민수 곁을 떠나지 못했고, 김민수는 거듭 괜찮다고 했다.

마운드로 돌아간 김민수는 연습 투구를 통해 몸 상태를 점검했다. 양 팀 관중석에선 박수가 쏟아졌다. 1루에 서 있던 김영웅은 김민수가 연습 투구를 마치자 다시 한번 사과 인사를 했다. 김민수는 활짝 웃으며 손을 가로저었다. "아니야, 아니야"라며 괜찮다고 표현했다.

다행히 김민수는 무사히 투구를 이어갔다. 김영웅의 타구가 1루수 방면 내야안타로 기록되며 1사 1루가 됐다. 김민수는 박세혁의 대타 강민호를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고, 후속 양우현은 3구 만에 루킹 삼진으로 요리했다.

이닝 종료 후 원정 더그아웃으로 달려가던 김영웅은 한 번 더 김민수에게 향했다. 두 선수는 서로를 격려한 뒤 헤어졌다.

▲ 김민수 ⓒ곽혜미 기자

소속팀을 떠나 김영웅이 다치지 않게끔 온몸으로 노력한 김민수의 순간적인 판단이 눈부셨다. 착지 과정에서 자칫 무릎이나 발목을 다칠 수도 있었지만 부드럽게 넘어지며 부상을 피했다. KT 관계자는 "김민수는 해당 상황에서 잠시 놀랐을 뿐 몸 상태에는 큰 이상이 없다"고 전했다. 만약 김민수가 김영웅의 팔이나 손 부위를 밟았다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장면이었다.

김영웅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몇 차례나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하며 선배에게 예의를 갖췄다. 진심으로 인사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경기에선 KT가 2-0으로 승리하며 2연패를 끊어냈다. 동시에 삼성의 5연승을 가로막았다. 김민수는 1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 투구 수 14개로 홀드를 챙겼다. 시즌 첫 홀드다. 7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했던 김영웅은 4타수 2안타를 빚었다. 시즌 두 번째 멀티히트 경기를 펼쳤다.

▲ 김영웅 ⓒ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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