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포성이 멈추는 한식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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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가슴이 미어졌을까.
자신의 허벅지까지 내줬던 신하가 불에 타 숨졌으니 말이다.
한식에 멀쩡하던 하늘에서 어쩌다 비가 내리면 '물한식'으로 불렀다.
세종 13년(1431년)에는 한식 사흘 동안 불의 사용을 금지한다는 명령이 내려진 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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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가슴이 미어졌을까. 자신의 허벅지까지 내줬던 신하가 불에 타 숨졌으니 말이다. 먹을 게 없어 사경을 헤매던 왕자를 살리기 위해서 말이다.
아버지였던 임금이 갑자기 세상을 뜨자 나라는 어수선해졌고 왕자는 굶기를 밥 먹듯 했다. 그때 그 신하가 없었더라면 이미 죽은 목숨이었다. 왕자는 그 신하를 까맣게 잊고 지내다 왕위에 오른 뒤 찾았다. 하지만 그 충신은 응하지 않고 어머니와 산속에서 지냈다.
그를 부르기 위해 산에 불을 질렀다. 그러면 내려올 줄 알았다. 그랬는데 산속에서 불에 타 세상을 등졌다. 그래서 해마다 이맘때면 그의 넋을 기리기 위해 불을 때지 않고 찬밥을 먹었다. 기원전 600여년 중국 춘추시대 진(晋)나라 임금 문공과 충신 개자추 이야기다.
한식(寒食)은 바로 이런 날이다. 애달픈 서사가 녹여졌다. 시기적으로 동지로부터 105일째 되는 날이다. 양력으로는 4월6일 무렵이다. 음력을 기준으로 한 명절은 아니어서 음력 2월일 수도 있고 음력 3월일 수도 있다.
이 무렵은 씨를 뿌리거나 나무를 심기에 알맞은 만큼 특별한 놀이를 즐기지 않는다. 그 대신 조상의 묘에서 차례를 지내거나 산소를 찾으면서 조용히 하루를 보냈다. 한식에 멀쩡하던 하늘에서 어쩌다 비가 내리면 ‘물한식’으로 불렀다.
고려 문종 24년(1070년)에는 한식과 연등 날짜가 겹치므로 연등을 다른 날로 바꿨다는 기록이 있다. 고려 전기에는 한식이 중요한 명절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에도 중요한 명절로 지켜졌다. 한식을 주제로 한 많은 시가 전해지는 사실도 이를 반영한다. 세종 13년(1431년)에는 한식 사흘 동안 불의 사용을 금지한다는 명령이 내려진 적이 있었다.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영농철이다. 소의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부려보기도 한다. 볍씨를 담그기도 한다. 과일나무의 벌어진 가지 사이로 돌을 끼워 넣는 과일나무 시집보내기도 한다. 열매를 잘 열리게 하기 위해서다.
아직도 지구촌 한쪽에선 여전히 포성이 멈추지 않고 있다. 찬밥을 먹으면서 충신을 기렸던 문공의 애틋한 정서가 평화로 되살아날 순 없을까.
허행윤 기자 heoh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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