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들고 포위망 좁힌 이란… 美장교, 바위 틈에서 버텼다

미군이 이란 적진에 홀로 남겨진 F-15E 스트라이크 이글 전투기에서 비상 탈출한 장교를 구출해 내면서 이 작전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소총을 든 이란 민병대가 실종된 장교를 수색하는 영상도 공개됐는데, 이는 동료들이 구하러 올 때까지 포위망을 피해야 했던 미군 장교의 절박했던 상황을 짐작게 한다.
5일 BBC 등 외신을 종합하면, 이란 내륙에 추락한 F-15E에서 비상 탈출해 24시간 이상을 버틴 장교는 뒷좌석에 탄 무기 체계 장교다. F-15는 이란에서 드론과 순항 미사일을 격추하는 임무를 맡았을 가능성이 크다. 이 전투기에 탔던 조종사와 무기 체계 장교 등 2명은 지난 3일 이란 방공망에 격추되면서 비상 탈출했는데, 이 과정에서 부상당했을 수도 있다. 이 전투기는 고체 추진 로켓을 사용하는 사출 좌석이 장착돼 레버를 당기면 2초 만에 캐노피(조종석 덮개)를 뚫고 나간다. 이때 시속 수백㎞의 바람과 높은 중력 가속도를 견뎌야 하는데, 척추 골절 등 심각한 부상을 초래할 수 있다.

미 공군은 적진에 추락했을 경우를 대비해 고도의 생존, 회피, 저항 및 탈출 훈련을 받는다.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디펜스 프라이오리티스’의 군사 분석가 제니퍼 카바는 “그들(적진에 추락한 미군)의 최우선 목표는 살아남아 포로가 되지 않는 것”이라며 “승무원들은 부상 정도가 심하지 않아 움직일 수 있다면 탈출 지점에서 최대한 빨리 벗어나 몸을 숨기도록 훈련받는다. 음식이나 물 없이 버티거나 현지 지형에서 자원을 찾아 활용하는 생존 기술도 익힌다”고 했다.
이런 훈련을 받는다고 해도 실제 언어가 통하지 않는 적진에서 은신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F-15가 격추된 장소로 추정되는 코길루예 보예르아흐마드 주는 험준한 산악 지형으로, 약 70만명의 유목민이 거주하고 있다. 이 유목민들은 가축을 보호하기 위해 소총을 소지하고 있다고 한다.

이란은 이 장교를 미군보다 먼저 생포하기 위해 6만달러(약 9000만원)의 현상금을 걸며 민간인도 동원했다. 이란 파르스통신은 이란 민병대 여섯 명이 국기와 소총을 들고 바위를 넘으며 샅샅이 수색하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들은 카메라에 ‘브이(V)’를 그리며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미군 장교는 이렇게 좁혀오는 포위망을 피해 권총 한 자루만 지니고 바위 틈에 몸을 숨겼던 것으로 전해진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현지 주민들을 통한 정보 활동을 펼쳤다. 미 당국 관계자는 워싱턴포스트에 “그야말로 건초 더미에서 바늘 찾기였다”고 했다.

구출 작전도 쉽지 않았다. 실종 장교를 찾기 위해 미군 C-130 수송기와 구조 헬기가 이란의 산악 지형 위를 저공 비행하자 이란 측의 공격이 이어졌다. 현지 부족민들이 블랙호크 헬리콥터 두 대를 향해 총격을 가했다는 이란 측 보도도 전해졌다. 이에 미 장병 일부가 부상을 입었지만 모두 안전하게 기지로 복귀했다고 한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이번 구출 작전을 “36시간의 드라마”라며 “공군 장교의 생명, 그를 구하기 위해 모든 것을 건 수십 명의 특수부대원의 생명뿐 아니라 미군의 명예까지 걸린 문제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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