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독관 한 사람이 “어제는 인”, “오늘은 아웃” 판독 내리는 ‘로컬룰’, 남자부 챔프전을 ‘아사리판’으로 만들었다 [남정훈의 오버 더 네트]

현대캐피탈은 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두 세트를 먼저 내주고, 두 세트를 따라붙어 승부를 풀 세트로 끌고 갔으나 경기 막판 나온 비디오 판독 결과 2개로 경기를 끝내지 못하며 결국 세트 스코어 2-3(23-25 18-25 26-24 25-18 16-18)로 패했다. 2일 1차전에서도 풀 세트 접전 끝에 패했던 현대캐피탈은 인천 원정에서 두 경기를 모두 내주며 벼랑 끝에 몰렸다. 우리카드와의 플레이오프 2경기도 모두 풀 세트 접전을 치렀기에 현대캐피탈은 봄 배구 4경기에서 20세트를 치른 셈이라 이런 상황에서 리버스 스윕으로 챔프전 우승을 일구기엔 너무나 힘든 상황이다. 현대캐피탈은 경기 후에도 패배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5세트 막판 나온 비디오 판독 두 건이 모두 현대캐피탈에게 불리하게 내려졌기 때문이다.

V리그의 인-아웃 판정은 국제배구연맹(FIVB)과 달리 로컬룰이 적용된다. FIVB는 호크아이를 활용해 공의 접지 면을 기준으로 판정해 공이 라인에 조금이라도 묻으면 인으로 판독한다. 반면 V리그는 여건상 호크아이를 도입하지 못해 중계화면 카메라로 판독을 해야한다. 그래서 KOVO 로컬룰 가이드라인 4항에 따르면 ‘접지 면을 기준으로 공이 최대로 눌린 상황에서 라인의 안쪽 선이 보이면 아웃, 보이지 않게 가릴 경우’를 인으로 판정한다. 캡쳐 사진으로 보면 사이드 라인 안쪽 선에 가상의 수직선을 세우면 공 옆면과 만나기에 인으로 볼 수도 있다. 혹은 공 하단부와 접지면 왼쪽으로 미세하게나마 안쪽 흰색 부분이 보인다. 아웃으로도 볼 수 있다.

마쏘의 블로킹과 레오의 서브는 더 들어오고, 덜 들어고의 미세한 차이는 있다. 그래서 본질적으로는 둘 다 인이거나 둘 다 아웃이어야 한다고 본다. 다만 마쏘의 블로킹은 인, 레오의 서브는 아웃이라고 해서 이런 사달이 터진 것이다. 같은 판독관들이 불과 몇 분 사이에 이렇게 판독을 오락가락하게 만드는 게 빌어먹을 놈의 KOVO의 ‘로컬룰’이다.

이 장면을 굳이 가져온 건, 이 장면을 인으로 판독한 게 챔피언결정전 2차전의 판독관이었던 김경훈 경기위원이기 때문이다. 마쏘의 블로킹을 인, 레오의 서브를 아웃으로 판독했던 경기위원이, 두 장면보다 더욱 더 명약관화하게 아웃인 것을 인으로 판독한 것이다. 이런 사례는 찾아보면 무수하게 나올 것이다. 이러니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구단들이 판독관들의 판정을 신뢰를 하겠는가 말이다.
판독관이 누구냐에 따라, 판독관이 어느 시점, 어느 경기, 어느 클러치 상황에 판독하느냐에 따라 인-아웃 판정이 달라진다는 게 로컬룰의 가장 큰 문제다. 당시 이 판정이 인으로 나오자 현대캐피탈의 주장 허수봉과 세터 황승빈은 불같이 항의 했다. “어제는 아웃이었다가, 오늘은 인이라고 했다가, 내일은 인이라고 할 거잖아요”, “매일 매일이 달라요 기준이”, “국제 대회 나가면 이런 게 다 인인데, V리그가 더 헷갈리게 만들어요” 로컬룰에 대한 선수들의 볼멘소리다. 먼 훗날 2025~2026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을 기억한다면, 누가 우승했는지 보다 로컬룰 논란으로 기억할 듯싶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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