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울산의 선택]벚꽃유세 민심은 “정치보다 민생 우선”
내란청산 vs 지역일꾼 기치
진보·보수진영 공방 이어가
시민, 경기악화 생활고 호소
“민생 현안 공약보고 뽑을것”


"삶이 너무 팍팍해서 AI(인공지능)니 뭐니 하는 큰 얘기보단 누가 울산 사람들 좀 살만하게 해줄지…."
6·3 지방선거를 60일 앞둔 지난 4일 주말, 만개한 벚꽃 아래 울산 곳곳 축제장은 예비후보들의 '벚꽃 홍보'가 이어졌다. 6·3 지방선거 대진표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며 선거판이 한층 달궈지고 있는 현장에서 확인된 표심은 내란 청산 등 정치적 구호보다는 지역 민생과 직결되는 부분에 한층 더 가까웠다.
지난 4일 찾은 동구 쇠평어린이공원 남목벚꽃축제 현장. 당내 경선 중인 혹은 공천이 확정된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 예비후보들이 행사장을 누비며 조금이라도 더 유권자와의 접촉을 넓히기 위해 나섰다. 명함을 건네고 손을 맞잡으며 짧게 현안을 묻고 답하는 장면이 여기저기서 포착됐다. 같은 날 남구 궁거랑벚꽃축제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부 후보들은 유세복 차림으로 퍼레이드 행렬에 섞여 걸으며 얼굴 알리기에 나서기도 했다.
부활절인 5일에는 여야 후보들이 종교시설을 찾거나 걷기대회, 전통시장을 돌며 각기 다른 방식의 유세를 이어갔다. 선거 열기가 점차 달아오르는 가운데 축제장을 찾은 시민들의 시선은 단순히 선거 구도에 머물지 않았다.
정치권은 이번 선거에서 민주 진보 진영은 '내란 청산', 보수진영은 '지역 일꾼'이라는 주제를 앞세워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현장의 민심은 훨씬 구체적이었다. 특정 정당 지지를 굳힌 유권자도 있었지만 상당수는 여전히 판단을 유보한 채 생활과 직결된 문제를 기준으로 후보를 가늠하고 있었다.
남목벚꽃축제를 찾은 김병호(56)씨는 "고물가에 중동 전쟁까지 겹치면서 생활이 너무 힘들어졌다"며 "산업 얘기나 AI보다 당장 체감되는 지원책이 중요해 이번엔 사람과 공약을 보고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최정하(49)씨는 "이번 선거는 사실상 정권 심판 성격"이라며 "주변에서도 특정 색은 무조건 뽑지 않는다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현장을 누비는 예비후보들도 이 같은 온도차를 체감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A 예비후보는 "이재명 대통령에 힘을 실어달라는 요구와 함께 결국 지역 숙원 해결과 예산 확보를 통해 삶이 나아지길 바라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B 예비후보는 "현안 사업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많다"며 "자영업자들은 최근 국제 정세 영향으로 체감 경기가 악화됐다는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진보당 C 예비후보는 "버스노선 개편 문제를 가장 많이 언급한다"며 "출퇴근과 통학 불편, 주차, 고물가 등 생활 현안이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가족들과 궁거랑을 찾은 유지민(30)씨는 "친구들과 선거 얘기를 못 꺼낼 정도로 정말 의견이 다양하게 갈리는데, 이번 선거를 정치적 구도로만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며 "정말 누가 울산 발전을 생각하고 있는지, 울산 시민들의 삶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를 유심히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사진=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