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다운 집으로]다문화 모자 가정 민호네, 밥솥조차 없어 매 끼니마다 고민
민호 미래위해 다시 한국에
직업 없어 생계유지 어려움
이혼문제·주거불안 등 고전
지역사회 관심과 지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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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호(가명·11)는 어머니와 단둘이 생활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베트남에서 지내다 2026년 2월 어머니와 함께 한국으로 다시 들어왔다. 민호의 어머니는 2007년 한국에 입국해 결혼한 뒤 세 자녀를 키워왔지만, 남편의 불안정한 경제활동과 무책임한 태도로 가정의 생계를 홀로 떠안아야 했다.
남편은 사업과 투자에 반복적으로 나섰지만 실패를 거듭했고, 양육에도 무관심했다. 잦은 음주로 가족 간 대화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졌고, 결국 2016년 집을 떠난 이후로는 생활비 지원도 끊겼다. 이에 민호 어머니는 세 아이를 데리고 베트남 친정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이후 외할머니의 도움으로 아이들을 키우며 생활을 이어갔지만, 시간이 지나며 새로운 어려움이 생겼다. 아이들이 한국어와 한국 사회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 시절 한국을 떠났던 민호는 언어와 문화 모두 낯선 상태였다.
민호 어머니는 아이의 미래를 위해 한국 정착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막내 민호와 함께 다시 한국행을 선택했다.
현재 민호는 가족센터 지원을 받아 한국어 수업을 들으며 학교생활에 적응해가고 있다. 아직 언어는 서툴지만 학교에 가는 것을 즐거워하는 등 밝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귀환 이후의 삶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가장 기본이 되는 주거 환경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민호 어머니는 일정한 소득이 없는 상태다. 베트남에서 모은 돈으로 보증금과 최소한의 가전제품을 마련했지만, 이후 생계 유지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이 돌봄과 병행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고 있지만 여의치 않고, 남편과의 이혼 절차 역시 진행 중으로 경제적·정서적 부담이 큰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아동의 안정적인 성장과 학습을 위해서는 기본적인 생활환경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책상과 침대, 주방가전 등은 특별한 것이 아닌, 아이가 일상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는 것이다.
민호가 바닥이 아닌 책상에서 공부하고, 집에서 따뜻한 식사를 하며, 편안히 쉴 수 있는 공간을 갖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주하연기자 jooh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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