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에 배달업계·자영업자 ‘곡소리’

이민형 기자 2026. 4. 6.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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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단가↓·유가↑ 이중고
유류비 月 9만~12만원 추가
젊은층 이탈로 고령화 심화
“배달비까지 오르면 마진없어”
사장이 직접 라이더 등록도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거론
▲ 고유가 속 배달 수수료 인상이 우려된다. 사진은 울산 남구의 한 식당 앞에 배달 오토바이가 주차된 모습.

중동 사태 여파로 기름값은 나날이 오르고, 오히려 배달 단가는 줄면서 라이더들의 신음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자영업자들은 고유가 여파가 배달 수수료 인상으로 이어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울산 지역 평균 휘발윳값은 1925.83원(오후 7시 기준)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월1일(1730원)과 비교했을 때 불과 한 달여 만에 195원 오른 수치다. 보통 한번에 10ℓ가량을 주유하는 배달 오토바이의 경우, 주유할 때마다 1950원가량을 추가로 부담하게 된 셈이다.

현장에서 만난 한 라이더는 "배달을 본업으로 하면 하루에 두 번 주유하는 경우도 생기는데, 한 달로 치면 9만~12만원을 기름값으로 더 쓰는 것"이라며 "결국 한 달 중 하루이틀은 오로지 오른 기름값을 버느라 공치는 꼴"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한건에 4000원 수준이던 배달 플랫폼 단가가 최근 2500원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유가까지 올라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돈이 된다'는 말을 듣고 뛰어든 젊은층들 위주로 업계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는 현실이다.

배달 대행업체 관계자는 "플랫폼이 직접 배차하는 방식으로 바뀐 뒤 라이더 개인이 가져가는 수익이 크게 줄었다"며 "여기에 고유가까지 덮쳐 젊은 라이더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업계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라이더들의 고충은 자영업자들에게 '배달비 인상'이라는 공포로 전이되고 있다. 이미 음식 가격의 4분의1을 플랫폼 수수료와 배달비로 지급하고 있어 유가 상승 등으로 비용이 더 오를 경우 음식 가격 인상 외에는 버틸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울산 남구에서 배달 전문 파스타집을 운영하는 이명철(60)씨는 "1만2000원짜리 파스타 하나를 팔면 배달비 3000원, 수수료 7.8%, 정산 3% 등 약 4분의1을 플랫폼에 낸다"며 "재료비와 월세 등을 빼면 결국 내 손에 남는 건 1000~2000원뿐인데, 여기서 배달비가 더 오르면 마진이 아예 사라진다"고 하소연했다.

배달비를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사장이 직접 라이더로 등록하는 고육지책까지 등장했다. 남구 신정동에서 피자집을 운영하는 임모씨는 "가게에서 직접 배달하는 것을 막아둔 플랫폼 구조 때문에 직접 라이더로 등록해 콜을 잡고 있다"며 "이러다 보니 인근 가게 사장과 콜이 겹쳐 서로의 음식을 바꿔 배달해 주는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어 임씨는 "가게 매출보다 배달 수익으로 번 돈이 더 많은 달도 있었다"며 "유가 상승으로 인한 부담을 플랫폼도 함께 감수해야지, 이를 자영업자나 라이더에게만 전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배달앱 수수료에 상한제를 적용하자는 목소리가 지난달 국회 정책간담회에서 나와 추진 여부가 주목된다.

글·사진=이민형기자 2min@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