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쉬운 생활 속 임대차 정보]실거주 의사 없었다면 불법

서정혜 기자 2026. 4. 6.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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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갱신거절 후 ‘공실’로 둔 경우 손해배상 가능성
▲ 성창우 변호사 한국부동산원 울산지사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사무국장
임차인 A씨는 집주인으로부터 '부모님이 실거주할 예정'이라는 통보를 받고 계약갱신을 포기한 채 이사를 나갔다. 그런데 몇 달 뒤 확인해 보니 해당 아파트는 실제로는 아무도 살지 않는 '공실' 상태였다. A씨는 집주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 판단은 '갱신 거절 당시 임대인이 진짜 거주 의사를 가지고 있었는가'에 달려 있다. 만약 처음부터 거주할 마음이 없으면서 임차인을 내쫓기 위해 실거주를 핑계 삼았다면, 이는 임차인의 갱신 요구권을 침해한 불법행위가 된다.

2023년 대법원은 실거주 사유 판단의 기준을 제시했다. 임대인의 주거 상황과 가족의 직장·학교, 기존 주거지와의 거리, 이사 준비 여부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실제 거주하려는 의사가 진정했는지를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최근 하급심에서는 공실로 둔 경우에도 실거주 의사가 진정했다면 손해배상을 인정하지 않는 판결이 나오고 있다. 한 사례는 임대인이 결혼 후 입주할 계획이었으나 사정이 바뀌어 혼담이 무산된 경우, 거절 당시의 실거주 의도는 진심이었으므로 불법행위가 아니라고 봤다.

반면 '가족이 들어와 산다'며 갱신을 거절했지만 결국 공실로 두고 실제 거주가 없는 경우 불법행위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했다. 한 사례에서는 임대인이 먼저 보증금 인상을 제안했다가 임차인이 법정 한도(5%) 내 증액만 수용하자, 갑자기 실거주를 주장하며 거절했다. 이후 일정 기간 공실로 두었다가 나중에 전입신고 했으나 수도 전기 사용량이 거의 없어 실제 거주하지 않았음이 들통났다.

요약하면, 실거주 이유로 갱신 거절을 할 당시에 '정말 거주할 의사'가 있었는지가 쟁점이다. 진정한 의사나 준비가 없었다면 임차인의 갱신권 침해로 불법행위가 된다. 반대로 당시엔 실거주 의도가 분명했으나 뒤늦게 사정이 변했다면 책임은 면할 수도 있다.

차후 분쟁의 소지가 있다면 임대인이 거절 전후로 보증금 증액을 요구했는지 임차인이 거절했는지, 퇴거 후 실제 거주 여부(관리비 내역, 수도·전기 사용량), 학교·직장·가족 관계 등 왜 이곳에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객관적 증빙을 확보해 두는 것이 좋다.

성창우 변호사 한국부동산원 울산지사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