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최초 '좌좌좌좌좌좌좌좌좌' 타선? 이 우완투수에겐 문제없다…어떻게 '6이닝 무실점' 했을까

[스포티비뉴스=수원, 최원영 기자] 멋지게 이겨냈다.
KT 위즈 우완투수 케일럽 보쉴리(33)는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6이닝 5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팀의 2-0 승리에 큰 공을 세웠다. 덕분에 KT는 2연패를 끊어냈다.
총 투구 수는 92개(스트라이크 60개)였다. 투심 패스트볼(42개)을 바탕으로 체인지업(29개), 커터(8개), 커브(7개), 스위퍼(5개), 포심 패스트볼(1개)을 섞어 던졌다. 투심 최고 구속은 147km/h였다.
시즌 첫 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작성하며 개인 2연승을 달렸다. 앞서 3월 31일 한화 이글스전서 첫 등판에 나서 5이닝 5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선발승을 챙긴 바 있다.
보쉴리는 1회초 김지찬을 2루 땅볼, 함수호를 3구 헛스윙 삼진, 구자욱을 2루 땅볼로 돌려세웠다. 2회초엔 르윈 디아즈의 2루 뜬공 후 최형우와 10구 접전 끝에 중전 안타를 내줬다. 류지혁의 좌익수 뜬공, 김영웅의 중전 안타로 2사 1, 3루. 박세혁을 좌익수 뜬공으로 제압했다.
3회초 선두타자 양우현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지만 김지찬을 우익수 뜬공, 함수호를 헛스윙 삼진, 구자욱을 유격수 직선타로 정리했다.

4회초엔 선두타자 디아즈의 중전 안타 후 최형우에게 4-6-3 병살타를 유도해 2사 주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류지혁의 좌익수 뜬공으로 3아웃을 채웠다. 5회초 김영웅의 2루 땅볼, 박세혁의 우익수 뜬공 후 양우현의 중전 안타가 나왔다. 김지찬의 2루 땅볼로 이닝을 끝마쳤다.
6회초 갑작스레 흔들렸다. 함수호와 구자욱에게 연이어 볼넷을 허용했다. 디아즈의 중견수 뜬공으로 1사 1, 3루. 보쉴리는 최형우의 6-4-3 병살타로 금세 이닝을 마무리했다. 임무를 완수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연패를 끊고자 하는 선수들의 의지가 강했다. 보쉴리는 데뷔전이었던 지난 경기보다 좋은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투심과 체인지업을 적절히 구사하며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칭찬했다.
경기 후 만난 보쉴리는 "대부분 다 괜찮았는데 무엇보다 체인지업이 결정적으로 잘 됐던 것 같다. 거의 제구가 잘 됐다. 체인지업이 통한 것이 주효했다"며 입을 열었다.

이날 삼성에선 1번부터 9번까지 전부 좌타자가 선발 출전했다. 리그 역대 최초로 선발 타자 전원 좌타자를 기록했다. 통상적으로 좌타자는 우완투수에게 비교적 강하다고 알려져 있다. 우완인 보쉴리는 어떻게 경기를 준비했을까. 그는 "커리어를 통틀어 한 경기에서 좌타자 6~7명을 상대해 본 적은 있지만 이렇게 9명 전원이 다 좌타자인 건 처음이었다"며 미소 지었다.
보쉴리는 "이 부분은 내가 조정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신경 쓰지 않고 내 투구에 집중했다"며 "투심의 경우 공이 몰리면 좌타자 방망이의 중심에 맞을 확률이 매우 높아 컨트롤에 초점을 맞췄다. 다행히 제구가 잘 돼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타자의 바깥쪽 코스에 중점적으로 투구하려 했다. 안쪽으로도 몇 개 던지긴 했는데 상황에 따라 컨트롤이 잘 되지 않아 바깥쪽 제구에 더 신경 썼다"며 "체인지업 등으로 최대한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려 노력했다. 타자의 반응을 이용하기도 했다. 또한 야수들의 수비를 믿고 최대한 맞춰 잡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5회까지 무사사구 경기를 이어가다 6회 시작과 동시에 볼넷 2개를 내줬다. 보쉴리는 "때에 따라 볼넷을 줄 수도 있지만 이번 경기처럼 6회에 선두타자부터 볼넷을 허용하는 것은 정말 좋지 않다. 나도 그 장면이 너무 아쉬웠다"고 돌아봤다.

6회까지 투구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와 제춘모 투수코치, 통역과 껴안으며 대화를 나눴다. 보쉴리는 "다행히 그 이닝을 잘 끝냈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6회에 부담감, 압박감을 살짝 느꼈는데 무사히 잘 마쳤다. 그래서 자연스레 그런 행동이 나온 듯하다"고 미소 지었다.
11이닝 연속 무실점을 이어가고 있다. 보쉴리는 "그런 것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그냥 아웃카운트 한 개, 한 개를 늘리는 데 집중할 것이다. 다음 경기도 잘 준비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어 "KBO리그에선 1번부터 9번 타자까지 쉬어갈 타순이 없다. 어려운 리그라 생각한다. 많이 공부하고 있고, 즐기려 노력 중이다"고 덧붙였다.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수원 홈 개막 3연전을 맞아 3경기 연속 만원 관중이 함께했다. 팬들의 응원에 관해 묻자 보쉴리는 "크레이지(Crazy)"라고 답하며 눈을 반짝였다. 그는 "팬분들이 정말 좋은 쪽으로 미친 듯이 응원해 주셔서 즐겁다. 많은 관중과 함께할 때마다 중요한 경기라는 게 더 와닿는다. 팬분들의 문화가 무척 좋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쉴리는 "앞선 두 경기에선 홈 팬들 앞에서 너무 아쉽게 졌는데, 마지막 경기에서 이길 수 있어 정말 행복하다. 팬분들의 응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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