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방통대’가 있다?”…소문의 실체를 찾아서

강석봉 기자 2026. 4. 6.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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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하버드를 다닌다?
Harvard Extension School 과정을 밟고 있는 실제 학생 ‘직격 인터뷰’
그 주인공 패션 브랜드 ‘안전지대’ 박기표 대표가 말하는 ‘만학의 꿈’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있는 세계 유수의 대학! 하버드대학교다. 헌데 최근 강남을 중심으로, 이 대학을 한국에서 다닐 수 있다는 소문이 스멀스멀 퍼지고 있다. 하버드가 방통대를 운영하는 것은 아닐 텐데, 이 소문의 진실은 실체가 있을까.

그런데 실제 하버드 익스텐션 스쿨(Harvard Extension School) 과정이 있고, 그 과정을 한국에서 다니고 있는 학생이 있었다. 수소문 끝에 그 학생을 확인했고 그 실체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그를 통해, ‘하버드 방통대’ 하버드 익스텐션 스쿨에 대해 알아보자.

그 학생은 뜻밖에도 만학도인 패션 회사 ‘안전지대’의 박기표 대표다. 박 대표는 SNS를 통해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인플루언서형 리더’로서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박 대표는 “공공 리더십과 사회안전 분야에 대한 연구를 이어가기 위해, 하버드 익스텐션 스쿨 교육 과정을 다니고 있다”고 밝혔다.

하버드 익스텐션 스쿨은 다양한 직군의 실무자들이 학업을 병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교육기관으로, 공공정책과 리더십, 사회과학 분야 교육이 활성화돼 있다. 최근에는 기업인과 인플루언서, 크리에이터 등 다양한 분야 인사들의 참여가 느는 추세다.

박 대표는 최근 미국의 하버드대학을 방문해, 학생증을 직접 수령하기도 했다. 아래는 그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하버드 캠퍼스 중심인 Harvard Yard에 있는 존 하버드 동상 앞에서 박기표 ‘안전지대’ 대표. 이 장소는 하버드대학의 유명 포토존으로 University Hall 앞에 위치해 있다. 존 하버드는 하버드대학교의 초기 후원자다.

Q1. 한국에 앉아서 하버드에 다닐 수 있다고요? 진짜예요?

“네, 진짜입니다. 처음엔 저도 반신반의했어요. 그런데 Harvard Extension School이 실제로 온라인과 파트타임 학습을 공식 제공하고 있고, Zoom 실시간 강의나 녹화 강의로 한국에서도 물리적 이동 없이 수강할 수 있거든요. ‘하버드에 다닌다’는 게 캠퍼스에서 생활하는 게 아니라, 글로벌 온라인 학습에 참여한다는 의미긴 하지만 그게 가능하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지 않나요?”

Q2. 최근에 생긴 제도인가요?

“아니요, 오히려 꽤나 전통이 있는 과정이에요. Harvard Extension School은 1910년에 설립됐습니다. 100년도 넘은 거죠. 처음엔 ‘전통적인 교실을 넘어 교육 기회를 확장하자’는 취지로 시작됐고, 2010년대 이후 온라인 기술이 발전하면서 지금처럼 전 세계 학생들이 참여하는 구조로 커진 거예요. 100년 전엔 평생교육, 지금은 글로벌 온라인 교육으로 방향은 같고 규모만 달라진 셈입니다.”

Q3. 몇 명이나 되고, 동기생들은 어떤 분들인가요?

“하버드에서 공식적으로 ‘가장 크고 다양한 학생 집단’이라고 표현할 만큼 규모가 큽니다. 110개국 이상에서 학생들이 참여하고, 평균 나이가 33세, 평균 경력이 12년이에요. 신입생이 아니라 이미 커리어를 쌓은 사람들이 대부분인 거죠. 경력은 기업인, 엔지니어, 교사, 창업가 등 정말 다양해요. 일반 대학교 분위기를 상상하면 완전히 다를 거예요. 경력 있는 성인들의 글로벌 학습 커뮤니티에 가깝습니다.”

Q4. 이 과정을 통해 어떤 변화를 원하시나요?

“프로그램 자체가 커리어 전환과 경력 발전을 핵심 목표로 설계돼 있어요. 비전공자가 IT나 데이터 분야로 전환한다든지, 승진을 위해 전문성을 높인다든지, 새로운 분야를 탐색한다든지, ‘학벌’보다는 ‘커리어 전략’ 중심인 프로그램이에요. 저는 개인적으로 단순히 하버드 이름을 원한 게 아니라, 이 교육을 통해 제 인생의 방향을 바꾸고 싶었습니다.”

Q5. 교육비용은 어느 정도 드나요? 중요한 부분이니 솔직히 말씀해 주셔야 해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렴하지 않습니다. 2025~2026년 기준으로 학부 과목 하나에 약 2160달러, 우리 돈으로 약 300만 원이에요. 대학원 과목은 약 3440달러, 470만 원 정도고요. 석사 과정 전체로 보면 약 4만1280달러이니까, 5000만 원 이상입니다. 일반 유학보다는 저렴할 수 있지만, 여전히 상당히 부담이 되는 교육 투자입니다. ‘투자’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부담스러운 금액인 건 사실입니다.”

Q6. 입학 전에 뭘 준비해야 하고, 입학 후 공부는 얼마나 빡센가요?

“입학 전에 특이한 점은, 일부 과정은 별도 입학 절차 없이 바로 등록할 수 있는 ‘개방 등록’ 구조라는 거예요. 다만 정식 프로그램으로 진입하려면 일정 과목 성적을 충족해야 하고, 영어 실력은 필수입니다. 입학 후엔 공식 사이트에서도 ‘도전적인 학업을 각오하라’고 못 박아 놓을 만큼 쉽지 않아요. 한국식 시험 공부가 아니라, 방대한 읽기 자료, 온라인 토론, 에세이 작성이 중심입니다. 글쓰기와 토론 중심의 고강도 학습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Q7. 실제로 하버드 학생증까지 받으셨다고요. 본교 학생과 대우 차이가 있나요?

“있습니다, 솔직히. Harvard Extension School은 하버드의 12개 학위 수여 학교 중 하나이고, 졸업하면 하버드 졸업식에 참여할 수 있고 동문 자격도 주어져요. 그건 진짜예요. 하지만 학위 명칭이 ‘Extension Studies’로 구분되고, 일반 본교와 입학 경쟁이나 프로그램 구조가 다르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같은 하버드 소속이지만 동일한 트랙은 아니에요. 이 부분을 솔직하게 받아들이고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8. 기표 씨처럼 이 과정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딱 한 가지만 물어보고 싶어요. ‘왜 하려고 하는가?’ 이게 없으면 교육에 들여야. 하는 비용도, 시간도, 강도도 버텨내기 어렵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직장을 병행하면서 커리어 전환이나 성장을 목표로 하는 사람에게 맞게 설계돼 있어요. 단순히 ‘하버드’라는 이름이 갖고 싶어서라면, 솔직히 말씀드려서 가치가 많이 떨어집니다. 목적이 명확한 사람에게는 정말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어요.”

Q9. 마지막으로, ‘하버드와 나’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하버드는 스스로 ‘미래를 재구상하는 교육’이라고 말해요. 그 말이 틀리진 않아요. 그런데 구조를 들여다보면 분명해집니다. 하버드는 기회를 제공하는 플랫폼이에요. 결과는 온전히 내가 그것을 어떻게 쓰느냐에 달려 있어요. 저에게 하버드는 목적지가 아니라 도구입니다. ‘하버드에 다닌다’가 아니라, ‘하버드의 교육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핵심이에요.”

Harvard Extension School에 다니는 박기표 대표의 학생증

박 대표는 그간 패션 브랜드 ‘안전지대’를 꾸려오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활동을 통해 대중과 접점을 넓혀왔다. 이 부분을 학문적으로 체계를 잡으려 Harvard Extension School에 입학했다.

그는 “현장에서 느끼는 문제를 보다 구조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학업을 병행하고 있다”며 “경험과 콘텐츠, 그리고 학문이 결합될 때 더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실제 사회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영향력을 활용하고 싶다”며 “글로벌 교육 환경에서 얻은 시각을 바탕으로 더 넓은 영역에서 역할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대표는 기업 경영과 더불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콘텐츠와 교육, 사회적 가치 활동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 구축을 구상 중인 것이라고 귀띔했다.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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