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거점 소탕에도…광주·전남 보이스피싱 피해액 3배 '껑충'

정승우 기자 2026. 4. 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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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총 피해 570억…3년새 급증
정부 집중 단속에 최근 확산 주춤
카드 배송 위장 등 신종 수법 기승
"모르는 전화는 일절 대응 안해야"
캄보디아 온라인 사기범죄 (PG). 연합뉴스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이 갈수록 진화하고 정교해지면서, 우리 일상이 심각한 범죄 위협에 노출돼 있다. 지난해 10월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한 대규모 보이스피싱 조직이 수사 당국에 일망타진되기도 했지만, 일상 속 도사린 범죄 위협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광주·전남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지역 내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광주는 2023년 367건, 2024년 436건, 2025년 474건으로 늘었고, 전남 역시 2023년 489건, 2024년 491건, 2025년 574건으로 매년 증가했다.

피해 규모는 더욱 가파르게 불어났다. 광주의 피해액은 2023년 97억원에서 2025년 279억원으로 약 3배 가까이 급증했으며, 전남 또한 같은 기간 103억원에서 290억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

이처럼 보이스피싱 범죄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자, 정부는 지난해 9월 범정부 차원의 '보이스피싱 통합대응단'을 출범시켰다.

짧은 기간이지만 가시적인 효과는 나타났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5개월간 전국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전년 동기(2024년 10월~2025년 2월) 대비 31.6%, 피해액은 26.4% 감소했다. 같은 기간 광주의 발생 건수는 144건으로 전년 동기(183건) 대비 21.3% 줄었으며, 피해액도 98억원에서 79억원으로 19.4% 감소했다. 전남의 경우 발생 건수는 225건에서 141건으로 37.3%, 피해액은 48.8%가 줄어 절반 가까이 감소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정부의 다각적인 단속 노력에도 불구하고 보이스피싱 범죄가 완전히 뿌리 뽑히지 않는 이유는, 이들의 범행 수법과 운영 방식이 갈수록 교묘하고 치밀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범죄 조직은 주로 해외에 총책과 콜센터를 두고 국내에 현금 수거책과 인출책을 배치하는 '점조직' 형태로 움직인다. 과거 노년층에 집중됐던 피해도 수법의 지능화와 함께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다.

검찰이나 금융감독원을 사칭하는 고전적인 수법은 물론, 최근에는 '카드 배송'이나 '법원 등기 발송'을 빌미로 접근하는 신종 수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신청하지 않은 카드가 발급됐다"거나 "법원 등기가 발송됐다"며 피해자의 불안 심리를 자극한 뒤, 이를 확인하게 하는 과정에서 스마트폰에 악성 앱 설치를 유도해 자금을 빼돌리는 방식이다.

가장 큰 문제는 한 번 송금된 돈은 복잡한 자금 세탁 과정을 거쳐 해외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피해 회복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단 한 번의 피해만으로도 개인의 삶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 말단인 현금 수거책이나 인출책 검거에 그칠 것이 아니라, 해외에 숨은 우두머리(총책)를 일망타진해야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를 막기위해서는 사전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출처가 불분명하거나 카드 결제, 우편물 반송 등을 빌미로 걸려 온 전화에는 일절 대응하지 않는 등 일상 속 예방 수칙을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장되지 않은 번호로 걸려 온 전화는 일단 의심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만약 피해를 입었다면 즉시 해당 은행에 계좌 지급 정지를 요청하고, 인근 지구대나 경찰서에 신속히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