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칼럼/김철중]‘글로벌 리더십’ 앞에서 주저하는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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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미국과 세계 패권을 다투는 중국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전쟁 발발 뒤 당사국인 이란과 이스라엘에 이어 걸프국 외교 수장과도 잇따라 통화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상대로 한 전쟁의 포문을 열어놓고선 수습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중국 지도부는 일단 거리를 두고 지켜보는 게 이익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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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중국의 움직임이 실제 전쟁의 흐름을 바꿀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중국은 개전 초기부터 이란의 주권을 보장하고, 즉각 휴전과 평화 협상에 나서라는 일관된 메시지를 냈다.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공격 당사국인 미국과 이스라엘, 보복에 나서는 이란에 대한 구체적인 압박 수단을 내놓지 않고 있다. 미국이 올해 초 중남미의 반미 세력 핵심이자 중국과 정치·경제적으로 긴밀했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했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국제분쟁 ‘불간섭’ 원칙 지향해온 中
중국은 1950년대 ‘내정 불간섭’을 외교의 기초로 삼았고, 1980년대 개혁개방 시기 이후에는 비동맹 노선을 통해 개입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유지해 왔다. 국제 분쟁에 휘말리지 않고, 당장 시급한 경제 발전에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이번에도 국제 분쟁을 적극적으로 풀기보다는 자국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국의 대응은 ‘해결’이 아닌 ‘관리’라고 보는 게 더 타당하다.
실제로 중국은 외교적 발언은 적극적으로 내지만, 실질적인 개입에는 선을 긋는다. 사태 해결에 대한 책임과 비용 이슈가 제기될 수 있고, 자칫 편이 갈리면 중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펼치는 무역과 투자에 도움이 될 리 없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상대로 한 전쟁의 포문을 열어놓고선 수습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중국 지도부는 일단 거리를 두고 지켜보는 게 이익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 많은 외신들이 이번 전쟁으로 미국의 리더십은 약화될 가능성이 있고, 중국은 가만히 있어도 국제무대에서 영향력이 커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中, 내부에선 “적극 개입 필요성” 지적도
다만, 중국 내부에서는 더 이상 중국이 과거처럼 불간섭 원칙을 고수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책사로 불렸던 정융녠(鄭永年) 홍콩중문대 교수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의 이권이 크게 걸린 베네수엘라와 이란 등의 분쟁에 더 이상 수동적인 관찰자로서 남을 여유가 없다”고 밝혔다. 중국이 군사적, 경제적으로 크게 성장하면서 해외에 지켜야 할 전략 자산들이 많아졌다는 게 이유다.
중국은 그동안 브릭스(BICS), 상하이협력기구(SCO) 등 자국 주도의 반(反)서방 국제기구들을 키워 왔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계속해서 개입을 회피하고, 자국 이익을 중심으로 거래적 접근만 고수한다면 일대일로 참여국이나 제3세계 국가들로부터 신뢰를 잃을 위험이 있다는 평가가 내부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중국의 영향력이 과거와 달라졌지만 여전히 ‘글로벌 리더십’ 발휘보다는 미국의 최종 결정을 지켜보는 상황이 고착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이번에도 자국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과 전쟁 향방에 따라 무엇을 거래할지를 고심하며 관찰자에 머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금의 중국 앞에는 5%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음이 울리는 경제성장률을 다시 끌어올리는 게 시급하다. 또 대만에 대한 영향력 확대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일본의 군사력 확대에 대처하는 게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김철중 베이징 특파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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